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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빨치산과 혈투

 

 

겨울의 해는 중대원들이 중대장을 헐뜯는 가운데 서산으로 넘어가고 있다. 중대장은 소대장들을 불러 모아 동구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각소대는 보초 잘 세웠능기요? 그락고 우리를 위해 방어진지를 구축해야 합니더. 소대장들의 작전구상을 말씀해 보이소.”

“보초 걱정 마이소! 내 생각이는 충청도 지역 사람을 뽑아서 말입니더. 이지역이를 잘아는 사람이를 뽑아서 말입니더. 참모로 기용해서 말입니더. 그 사람이가 작전을 구상하도록 하는거이가 현명할 듯 싶씀니더”

“1소대장이 고견을 말씀 했으니까네 딴분들도 고견을 말해 보이소.”

“내 생각이는 지리학을 전공한 사람이를 뽑아 시키는기라예.”

“5소대장의 고견을 들었씀니더. 또 다른분이 말씀하이소.”

“빨치산의 속성을 연구한 사람이를 참모로 하는기라예.”

“3소대장의 고상한 말씀을 생각해 보겠씀니더.”

“제 생각이는 말입니더 밤눈에 밝은 사람이를 찾아서 쓰는 기라예”

“2소대장이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말씀하셔서 감사합니더.”

“제 생각이는 잠이 없는 사람을 찾아서 보초를 세우는 기라예.”

“6소대장이는 기발한 생각을 말했씀니더.”

“보소야! 우리 경상도 사람이는 의리가 있다 이거 아닙니껴? 그러니까네 중대장님의 귀를 좀 대이소.”

부용삼 중대장은 귀를 7소대장에게 갔다 주느라 7소대장 앞으로 다가간다.

“소대를 이렇게 편성하는 겁니더! 그러니까네 충청도 사람을 모아서 소대를 맹글고, 전라도 사람을 모아서 소대를 맹글고, 경기도 사람이를 맹글어 놓는기라예. 그리고 대구 사람이를 모아서 소대를 맹글고, 부산이 지방 사람이를 맹글어서 소대를 맹그는기라예. 그러니까네 소대장도 그 지방 사람이 하는기라예! 그래가꼬 부대를 배치하면 힘이 있는 소대가 될게 아닙니껴! 그래 놓으면 우리 경상도 사람이 중대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칠께 아닙니껴? 그래가꼬 작전지역을 활당하는기라예! 지금 이렇게 부산 사람이 모두 소대장을 해가꼬는 전투가 안된다 이겁니더! 우리 경상도가 살아남기가 어렵씀니더! 우리 전 중대원이 살아날 수 가 없는기라예.”

부용삼 중대장은 7소대장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좋은 아이디어야! 그런데 그라믄 저희들끼리 똘똘 뭉쳐가꼬 내 말을 듣지 않으면 니는 허수아비고 뭐꼬 하는 사람도 있쓸끼고...

이거야 말로 골치가 아픈 일이.....

우째 이런 일이....

지금 소대장으로 임명한 사람들이.......

내 체면이 뭐꼬.....

에고 답답한 내 속을 누가 알끼고.....

머리를 빌려서 사용한다고 한기 이게 뭐꼬.......

점점 어두워지고.......

빨치산이와 흥정은 아니되고.......

우짜면 좋노.....

기분만 가지고서는 중대장 몬하는기라......

이런 때일수록 중대원에게......”

그는 생각을 굴리며 소대장들을 데리고 중대원들이 모여 있는 정자나무 아래로 걸어간다.

그는 중대원들에게 말한다.

“중대원 여러분! 나는 소대장들을 전원 해임하기로 했씀니더.”

중대원들은 어리둥절한다. 그리고 두런거린다.

소대장들은 어이없어 기가 막힌 표정들을 하고 있다.

“아니 소대장들이 소대원들에게 정식으로 인사도 안했는디 소대장을 해임해 뿌렸시야! 별꼴이네요 잉?”

“나는 우리 소대장 얼굴도 모른당께”

“보소야! 우리 중대장 정신이 오락 가락 하능거 아닝기요?”

“우째 알끼가! 내사마 더러버서 소대장 안할끼라.”

“니 보고 소대장 하라꼬? 니 자격 있나?”

“니 날로 깐보지 마라! 해임된 소대장 맹키로 소대장 임명하고 이따가 해임하면 안되나? 니 그런머리 안돌아가나? 그래가꼬 이짜슥아 빨치산을 짭겠다고, 부산에서 끄대 온거 빨치산이 알믄 배꼽이 빠진다케라!”

“니는 소대장 임명받으면 족보에 니 이름이 오른다케서 소대장으로 임명되길 바라나? 불쌍다케라! 이짜슥아! 생각좀 하그라 여기는 그 있잖나 신문기자 없어서 니 소대장이라꼬 선전을 않는다케라! 신문에 나는거 좋아하지 말그라!”

“니 모르나? 여기에 종군 기자가 있다는 것도 모르능게 뭘 안다꼬 니 떠드는기가 치워라!”

“소대장 임명 받았다가 취임도 못해 보고 해임됐다꼬 하능 기사가 나가믄 니 장가도 못간다케라!”

“니는 그래도 내는 부용삼 중대장에게 신임을 받았다는 걸 부산 시민들에게 인정을 받고 싶은기라! 그래야 나중에 신문에 대둔산 공비 토벌할 적에 안있나? 부용삼 중대장밑에서 소대장했다꼬 안있나? 부산에 소문이 팍 내는 효과가 있는기라! 니 모르나? 내사마 부산에서 국회의원 출마할끼라.”

“이짜슥 머리가 생편없이 출세할라고 빨치산하고 싸우고 있다는걸 잊고 놀고 있대이.”

“살고 죽고 하는 자리라꼬 희망이 없고 꿈이 없으면 사람이 무슨 재미로 살끼고? 이짜슥아! 니 사고방식을 고치라! 사람이는 꿈을 가져야 현재를 충실하게 열심히 산다는걸 니 모르나?”

“니 그리 꿈이 많으면 소대장 운동하믄 될낀데 우에 그리 말이 많노?”

“니도 내 맹키로 꿈을 맹그러 가슴에 품고 다니거라!”

“알았다 이 짜슥아!”

“그런데 안 있나! 소대장이를 시켜보지도 않고 해임을 한거이는 니는 잘했다고 보는기가?”

“내사마 생각도 하기 싫은기라! 말시키지마라!”

“짜슥 니 삐쳤나? 기집애 맹키로 삐졌능가베?”

“시끄럽다. 내사마 아무 일도 보고 듣기를 거부한다. 알았나?”

“중대장 하는 일이 맘에 안든다 이기가?”

“니는 챙피도 안하나? 내는 경상도 산다는 게 챙피스럽다.”

“그러니까네 중대장하는 일이 어이가 없어서 니 그러나?”

“니는 내깡 중대장 하는 일을 되게 몬한다고 꼬집어서 말해야만 알아듣나?”

“내도 니 맹키로 부산에 산다는 게 조금은 챙피스럽다. 그라고 내는 서서울대학이를 졸업했다는 게 챙피스럽다.”

“니도 그라나? 저보래! 부용삼 중대장이 또 깜짝쇼를 할라꼬 한대이!”

 

부용삼 중대장은 다시 소대와 소대장 임명을 발표한다.

“내는 우리 중대를 위하야 머리를 싸매고 연구를 했씀니더! 그 결과 우리 중대가, 우리 중대원이 잘 살기 위하여 소대를 지방 따라 만들기로 했씀니더. 그래야 일치단결도 제대로 되고 소대장 말도 잘듣고 할 것이라는 것을 내는 학실하게 믿는다 그말입니더.

먼저 소대를 발표하겠씸니더. 전라도 출신들은 전라도 소대로 편성합니더. 그라꼬 전라도 소대장은 목대충씨를 임명합니더. 그라꼬 충청도 사람이는 충청도 소대로 모이능기라예. 충청도 소대장이는 반중필이를 임명합니더.”

중대원들은 소대장 발표를 듣고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부용삼 중대장은 발표를 중단하고 뻥하여 섰다.

“뭐 저런 중대장이 다 있능거여!”

“전라도는 위해 주고 충청도는 멍청도라 그말여! 뭐여?”

“말도 제대로 못하는 것이 무슨 중대장을 하건남!”

“왜 아녀! 혀가 짧아서 그런게 침을 멀리 뱉건남!”

“양반학교도 아닌 서서울대학 해서 그런거라구! 서서울대학이 뭐셔? 그게 왜놈이, 왜놈들이 저희들 꼬봉 양성하던 양성소 아닌가벼?

그러니 별 수 있갔어?”

“맞어. 우리를 깐보고 그라는거여!”

“그러니께 우리는 뭉쳐야 하는거여! 그래야 멍청도 소리 안듣는다 그말여!”

“옳은 소리여! 우리는 반중필씨를 중심으로 뭉치자구.”

“우리는 부산과는 상관 없다구.”

뻥하니 서 있는 중대장에게 다가가는 사람이 있다.

“충청도 사람들이 공기가 안 좋은 기라예! 사과를 하는게 좋겠씀니더!”

“내가 어쨌다고 사과를 하라능기가?”

“중대장님요! 말을 하다가 말이 새 뿌렸는가 봅니더! 모르능기요?”

“니 무슨 소리를 씨부리고 있는기가?”

“그라믄 안되능기라예! 정신이 없서도 그라믄 몬쓰는기라예!

‘씨’ 자는 우에 빼묵고 욕을 보능기요?”

“씨 자가 뭐꼬?”

중대장은 갑자기 씨자가 나오자 어리둥절한다.

“충청도 소대장을 발표할 때 우째 반중필이를 임명한다고 하는기요! 그 소리를 듣고 충청도 사람이 화를 내능기라예! 사과를 하이소!”

“우째 그런 일이...... 사과를 우째하면 좋겠노?”

“사과할 줄도 모르능가베!”

“다 그링기다.”

“그러니까네 충청도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실력이 있든 없든 재무 담당 선임 순경을 임명해 주는게 좋을상 싶씀니더!

“내도 그런 생각이를 하고 있었다. 걱정 말그라!”

또 한 사람이 중대장에게 다가간다.

그는 주위 사람들을 휘둘러본다. 그리고 오른손 바닥을 펴서 손끝은 조금 오그리고 입에 댔다. 그리고 심각한 표정을 하고 다가간다.

부용삼 중대장은 그를 보고는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섰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목마른 표정이 된다.

그는 중대장 귀에다 속삭인다.

“중대장님요! 전라도 사람들도 분위기가 안좋은기라예! 그러니까네..... 통신 담당 순경을 전라도 사람으로 시키이소! 그라꼬 중대장 당번을 하나 시키시는 게 좋을상 싶다 그말입니더.”

“내도 이미 생각하고 벌써 발표할라꼬 한대이!”

“너무 지체하면 중대장 실력 없다고 하니까네 빨리 발표를 하이소!”

“어느 것부터 발표를 하면 좋겠노?”

“중대장님 대학이를 졸업 안했씀니껴?”

“니 모르나? 서서울대학 니 모르나? 내사마 거기 졸업했다 아니가?”

“그렇씀니껴?”

“서서울대학 출신은 맹캉 그런기요? 경찰학교 교장 지낸 최학규씨도 어리뺑뺑하다가 스트라이크 일으킨 노완두와 전노환에게 떨려났다 아닙니껴?”

“내는 그들과 다릉기라!”

“고만 충청도 사람들에게 사과부터 발표 하이소!”

“알았다고마.”

중대장은 다시 중대원들이 모인 자리로 걸어간다.

그리고 기침을 한번 한다.

“여러분이 깜짝 놀랄 발표를 하겄씀니더!”

중대원들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서 있는 사람도 있고 앉아 있는 사람도 있다.

“내는 충청도 소대장 발표를 할 때 ‘씨’ 자를 빼먹은 것 학실히 사과합니더. 그라꼬 재무 담당 순경을 충청도 순경으로 확실하게 임명하겠씀니더! 그라꼬 중대장 당번을 전라도 사람으로 시키기로 확실히 결정을 하였씀니더! 이어서 아까 발표하다 중단한 경상도 소대의 소대장님을 문홍택님으로 하였으니카네 그런줄 아이소!

그러면 어둠이 끼기전에 각소대에게 방어 임무를 부여하겠씸더!

우선 전라도 소대는 전라도가 가까운 도산 쪽을 확실하게 방어하이소! 충청도 소대는 충청도가 가까운 검촌 방향을 확실하게 방어하이소! 경상도 소대는 덕곡이를 확실히 방어하이소!”

중대원들은 또 비아냥거린다.

“경상도는 가운데 있겠다 그말이구먼! 경상도는 경상도 위한다 그말여?”

“볼거있간디? 그러니깐 우리는 우리 동네 사람을 찍어야 하는거여!

그런 것두 모르능게벼.”

“우리보고 대둔산에서 내려오는 빨치산을 막으라 이말이지라? 벌써부터 싻이 노래부렀어야! 작것이 말여! 우리 전라도를 총알받이 맨드러 뿌렸시야!”

“어짜겄어! 우리가 그렇게 해달라고 붓깍지를 찍었는디 어짤것이여? 그랑께 죽는건 전라도랑께!”

“전라도는 빨치산 내려오는 길 막으러 갈 준비나 하더라구 잉!”

“그러니께 투표를 잘해야제. 잘못 찍고서 누구 탓할게 아니라구.”

“맞어! 우리는 민주주의 나라에 사는 민주 시민이니께 내가 투표하여 선택한 책임을 내가 져야지 별수 있간디?”

“그러니 내가 뽑은 중대장 말을 들어야지! 가자구!”

“아녀! 우리는 우리 소대장의 명령을 듣고 움직여야 하는거여!”

“암! 그렇구 말구!”

 

중대장은 다시 소대장들을 불러 모은다.

그리고 명령한다.

“우리들은 해가 지기 전에 방어진지할 곳을 눈여겨 두이소! 그라고 해가 지기전에 비상 식량으로 저녁 식사를 하게 하이소! 그라고 해가 진 후에 깜깜하여 완전히 어두울 때에 방어할 곳으로 들어가게 하이소! 그라니까네 적에게 진지를 노출하지 않기 위함입니더. 그라꼬 꼭 알려줄 것은 떠들지 말라카이소! 전라, 충청 소대와 중대 사이에 연락이 되도록 10M 간격으로 경상도 소대원을 잠복케 하겠씸니더. 오늘밤에 빨치산들이 공격해 온다고 그리 생각하고 근무하라카이소. 이상입니더.”

소대장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의아스럽게 중대장을 쳐다본다.

그리고 각자의 소대로 돌아간다.

‘이상하네요. 아까는 소대장을 금방 세웠다 취소를 하더니 말여....

그리고 고향 사람 따라 소대를 편성하여서 미친놈이 염병허는줄 알았는디...... 작것이 머리가 어떻게 된거 아녀? 그 바람에 나가말여 졸지에 소대장 감투를 썼지라......어떻게 된거여? 참말로....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는거셔.... 그라믄 내 감투 또 벗겨지는거 아닌가 모르겠어라.... 모자란 게 아니지라. 중대를 지휘 하능거 봉개 보통이 아니지라..... ’

 

밤은 덕곡을 시커먼하게 물을 들인다.

전라도 소대와 충청도 소대는 낮에 보아 두었던 장소로 소대장의 명령 따라 엉금엉금 스며들듯 걸어간다. 그들은 전라도 사람과 충청도 사람의 긍지를 꺾이지 않으려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그리고 그들 스스로 여기서 빨치산에게 몰린다면 살길이 전혀없다는 절박감에 몸도 마음도 착고에 채워져 있다.

전투경찰의 마음 따라 밤은 소리 없이 깊이깊이 가라앉고 있다.

 

 

자정이 넘은 시각

도산에서 덕곡으로 진입하는 도로

빨치산들이 행군 종대로 행군한다.

그들은 걸음을 멈춘다. 그리고 산개하여 높은 포복을 한다.

그들은 닭장을 덮치러 드는 족제비 걸음을 닮았다.

그러나 그들은 개도 나갈 구멍을 보고 쫓는다는 그 흔한 속담도 밤속으로만 좇아다니느라 캄캄하게 잊고서 전투경찰의 목숨을 앗아버리려 달려들고 있다.

그들은 덕곡 동네 한길가의 집이 별빛으로도 식별이 가능한 지점까지 다다랐다. 그들은 동네가 너무나 조용하여 은근히 겁을 삼킨다. 그리고 전투경찰 생존자들이 밤을 이용하여 북쪽에 있는 벌곡으로 도망을 갔다고 생각을 한다.

‘우리 빨치산이 무섭긴 무서운 모양이메...... 그러니까니 쥐새끼 한 마리 안보이지비? 이거 너무 싱거운거 아님메..... 이 쥐새끼 같은 것들이 숨어서리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거이 아님메?”

그들은 동네 가운데 한길까지 진입했다. 그들은 의아스런 눈으로 끼리끼리 눈빛을 교환한다. 그리고 풀어져 내리는 긴장을 잡아 올리려 하지 않고 내버려둔다.

“동무! 우리가 헛수고 하는거 아님메?”

짝을 이룬 동료에게 속삭여 말한다.

“동무! 오늘 기분이 아니좋다이.....”

“어째서리....?”

“슬픈 맴이 계속 올라오고 있지비.”

“꺼래?”

그들은 속삭이다 똑같이 화들짝 놀란다. 그리고 똑같이 도산 방향을 향해 고개를 홱 돌린다. 그리고 그들은 눈을 있는대로 크게 떠 버린다. 그곳에는 들도 산도 불이 붙었다. 불은 금방 대낮이 따로 없다는 것을 그들 모두에게 알려주려 후다닥 푸다닥 소리를 질러댄다.

불이 소리를 지를 때마다 불길은 하늘을 향해 치솟는다.

불길은 덕곡 동네의 어두움을 많이 몰아내고 있다.

밤에만 다니는 야행의 동물이 되어버린 빨치산.

그들은 졸지에 불을 보게 되자 야행성이 시들시들 정신이 붕 떠버린다.

그때다.

“꽝!”

M1 소총 소리는 좁은 산골, 대포 없는 동네에서 대포 소리를 내지른다. 불빛에 비춰진 빨치산이 ‘퍽’ 소리를 내며 한길 바닥에 쓰러진다. 그걸 지켜보고 신호를 삼은듯 이곳 저곳에서 아주 빠르지도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게 꽝꽝 거린다. 그때마다 ‘퍽’ 하는 소리 따라 한길 바닥에 빨치산이 쓰러진다. 불길은 논바닥 모서리 밭모퉁이에 쌓아 둔 짚가리에도 붙었다. 그리고 ‘누구를 못죽여 불타고 있씀메?’ 하는 소리를 내지르게 만들고 있다.

“이놈 새끼들! 남침하여 많이 해뿌렸시야! 우리 동포의 집에 불지르는 못된짓 많이 했지라! 그랑께 맛을, 불 맛을 실컷 보드라고 잉!”

“꽝!” “꽝!” “꽝!”

총소리는 아주 천천히 모닥불 속에서 빨치산을 잡는다.

그들은 한길에 엎드려도 총알은 죽음의 사자가 되어 영락없이 꼭꼭 집어낸다. 그럴 때마다 한길 바닥은 기름 넣고 튀기는 둥글 넓적한 후라이판이 된다. 그리고 살아 있는 사람을 튕겨지게 한다.

그리고 몸뚱아리를 비틀고 비비꼬게 강제로 시켜댄다. 그리고 볶아대서 못견뎌서 끙끙대는 소리, ‘아이쿠! 어마니!’ 소리를 내지르게 만들어댄다.

“쌍놈 새끼들, 맛이 좋겄네 잉!”

“개놈 새끼들 꿀맛이지라!”

“네놈들도 뒈져 봐라!”

“오뉴월 품앗이는 자고 나면 하는거여!”

“문둥이 새끼들!”

전투경찰들은 이를 깨물며 소리를 안나게 지껄인다. 그리고 정조준하여 한발 한발 빨치산들을 향해 총을 발사한다.

한길에서 남쪽으로 기어서 도망가는 자도 총알은 피하지를 못한다. 한길에서 시냇물 쪽으로 달아나는 자도, 불빛을 벗어났다는 자도, 잠시후 총에 맞아 죽는다고 비명을 내지른다.

피도 눈물도 없는게 공산당이라고 떠벌거리던 그들의 몸뚱아리에서는 피가 꾸역꾸역 총맞은 총알구멍으로 기어 나온다. 그리고 쿨쿨 소리를 내며 한길 바닥에 빨갛게 쏟아 놓는다. 그리고 그들의 입, 설죽은 자들의 입에서는 산골 동네가 개구리 운동장 아닌 공산당의 절규하는 소리로 개골개골 아닌 사골사골로 졸지에 되어졌다.

그리고 공산당이 피를, 눈물을, 부끄럼을 잊은 채 쏟는다. 공산당은 죽음으로 들어가는 전주곡을 울린다. 그리고 공산당 저희들 말 그대로 배추밭의 한줌의 거름으로 만들어지는 입사 대망 운동장이 되어 버렸다.

‘겨우 요렇게 살다가 죽음의 골짜기에서 사망의 소리, 사골사골거리다가 죽는다. 개구리는 번식하느라 사는 재미로 개골개골거리지만 이게 뭣하는 짓이냐? 총들고 제민족 죽이고 제동포 죽이러 좇아들다가, 구슬픈 소리 내지르다, 총알에 몸이 뚫려 버둥거리다 죽는 게 네놈들의 모습이냐? 너무나 아깝구나! 네가 버둥거리다 죽는 게 누구 때문에 명대로도 못살고 그렇게 허무하게 죽는거냐? 네놈들 조상적부터 하는 소리, 귀신 섬기고 우상 섬기는 소리가 쌓였다가 무너지는 그 밑에 깔려서 동족끼리 살륙전이 생긴 것도 모르는 놈.

그것도 모르는 놈들이 미쳐서 날뛰기는......

네놈들을 구원하러 평양에다 복음 전해.....

회개하고 예수 믿고서 살길을 찾으라 했더니.....

신학교도 세워 주었더니.... 남한에도 없는 신학교 세워 주고..... 남한에 없는 하나님 믿으라고 예수 교회 세워주었더니.....

네놈들이 교회를 헐어 버리고......

네놈들 살리려고 전도사 목사 세워 줬더니......

목사, 전도사 깡그리 잡아다 죽이고, 예수교회 불지르고......

그것도 모자라서 남쪽까지 내려와서 교회를 불지르고 목사를 보는 대로 죽이던 네놈들.......

네놈들이 남쪽에 있는 목사들이나, 북쪽에 있는 목사들이나, 깡그리 죽인 것두, 교회를 헐은 것두....

딴은 그렇지. 하나님이 한민족을 심판하시는 것이라구.....

천벌을 하나님이 내리신거라구.....

그래서 따발총 들고 남침하고 목사를 죽였다고.....

왜놈시대에 하나님을 제대로 믿으라고 가르치지 못한 책임을 물어 하나님이 내를 시켜 죽였다고 할말이 있겠지......

목사가 신앙의 지조를 안 지키고 왜인의 잡신 천조대신을 예수교회 안에서 섬기면서 예수 믿는다고 행음을 하는 꼬라지, 우상 숭배한 꼬라지 역겨워 천벌이 목사에게 내린 것이라고 할 말이 있겠지........

그래두 네놈들은 너무 악이 잔악했다.....

양민의 집에 불지르고, 죽이고, 빼앗고, 교회를 헐고, 성경대로 착하게 신앙생활 하는 목사 전도사 교인들을 너무 많이 죽였다.....

그리고 네 놈은 하나님을 믿지도 않고 하나님을, 예수님을 부인하는 못된 악을 행하니.....

하나님이 네가 행한 그 악을 네게 도루 갚는 것을 네놈들은 모르느냐?

그게 네놈들이 지껄이는 인과응보 곧 업보라고 하는 게다.

그것도 모르는 게 대가리에 붉은 띠 질끈 매면 사골소리 “아이고 나죽네” 하는 소리 안나올 것 같으냐?

네놈들이 악에서 탈출하면 모르되......

저놈들도 회개하여 악에서 탈출 안하면......

네놈도 저놈처럼, 네 자식도, 저놈 자식도 ,네 손자도, 저놈 손자도, 사골소리 파묻혀서...... 영혼까지 찢어지고 으깨져서 망한단다 죽는단다.’

충청도 소대장은 북쪽 대덕 입구 산중턱에서 불빛이 환한 덕곡을 내려다 보고 있다. 덕곡의 한길에서 나뒹구는 빨치산을 굽어보며 탄식한다. 그는 생전 처음 들려오는 소리에 모골이 송연한 채, 강제로 의미도 모른 채, 듣고는 눈만 끔벅거린다.

‘나는 신앙생활을 한다고 하여 왔었는데.......

지금 내가 듣게 된 이소리는 무엇이란 말인가?......

기도를 한다고 10분 정도는 한다고 하였었는데.....

새벽에 예배당 다니면서 기도를 한다고 하였었는데......

구역예배도 참석하고 했었는데......

산에 가서 산기도도 한다고 했었는데.......

금식기도를 여러날 한다고 했었는데......

신학교를 다니다가 군대에 왔는데.......

목사님들에게 성경도, 설교도 배우고 듣기도 많이 했어도.......

신학교에서 신학박사 교수님들한테도 듣지도 못한 이 소리가 무엇이란 말인가?.......

어째서 이런 말을 듣게 되는 것인가?.....

성경을 몇번, 열번 이상 읽는다고 읽었는데 도무지 알수 없는 소리구먼......

우리나라가 이지경에 이른 것은 성경상에 나오는 이스라엘 나라처럼 하나님이 우리민족의 죄가 관영하여 심판하시는 것이다. 그렇게는 생각이 되지만, 이렇게 소리로 선명하게 들리는 게 이상한 일이지......

이게 신학교에서 배운 신비주의라는 거겠지.....

신비에 빠지면 못나온다고 그러든데.......

신학교에서는 이단 취급을 받는데.....

저렇게 나뒹구는 저 것들......

인생의 하는 짓으로는 불쌍할 게 없지만.....

그 불쌍한 영혼들이 갈 바를 정하지 못하고 두려워서, 뒹굴면서도 덜덜 떨겠지.....

예전에 충신 노릇한 어린 왕을 복위 시키려다 잡혀 새남터에서 목이 잘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처지에 놓인 그 사람....

단종의 충신 죽음을 불사했던 충신이 망난이의 시퍼런 칼에 목이 잘리기전 구슬프게 하던 말.....

“북소리는 나의 죽음을 재촉하고 있는데 내가 지금 죽으면 나의 영혼이 오늘 밤 어디 가서 누구네 집에서 잠을 잘 수 있을까?”

불붙어 타고 있는 저 불보다 더 더욱 무서운 불길이 보이겠지....

이렇게 죽는 것은 괜찮으나...... 무섭기만 한 불 소금으로 소금 치듯 달려드는 불.....

불길 속에 끌려드는 자신을 돌아볼 때 슬피 울며 이를 갈며 애통을 하겠지......

총에 맞아 아파서도 딩굴겠지......

그러나 더 무서운 고통이 기다리고 있다는걸 바라보는 저 영혼들 오금이 덜덜거리겠지........

하나님이 어디 있냐? 떠들던 저 영혼들 얼마나 무서울까?

밑져야 본전이다. 그런 말은 잘하면서......

회개하고 예수님을 너희들이 믿었으면 그렇지는 않을건데...... 학문이 무엇인데, 주의가 무엇인데, 쓸데없이 지껄이고, 허튼소리 지껄이고........

역사도 모르는 게.......

생긴 것도 모르는 게.......

생명도 모르는 게.......

사는 것도 모르는 게...........

삶의 끝도 모르는 게...........

언어도 모르는 게.............

과학도 모르는 게.............

철학도 모르는 게..............

의학도 모르는 게...............

먹는 것도 모르는 게..............

배설도 모르는 게.........

귀신도 모르는 게...........

법률도 모르는 게............

정치도 모르는 게...........

예술도 모르는 게..............

문학도 모르는 게............

학문의 끝도 모르는 게.......

어디서 온 것도 모르는 게............

있는 것도 모르는 게............

인과응보도 모르는 게..............

질서도 모르는 게................

죽는 것도 모르는 게................

죽음도 모르는 게..............

죽음 밖도 모르는 게..............

심판도 모르는 게...................

옳은 것도 모르는 게.................

좋은 것도 모르는 게.................

악한 것도 모르는 게.................

호흡할 능력도 없는 게..............

겸손도 모르는 게............

고생도, 고통도 모르는 게.............

행복도 모르는 게.............

원인도 모르는 게............

교만도 모르는 게............

예의도 모르는 게.............

지식도 모르는 게.............

지혜도 모르는 게...............

천국도 모르는 게........

네놈들은 너무나도 교만하여 죽는 것을 몰랐었다.

이 땅에서 당하는 고통도 그렇게 힘이 들지?

그러나 지옥 형벌에 비할소냐?

이 땅에서 인생들이 당하는 고통은 지옥 형벌이 어떠함을 알게하는 그것인데..... 그걸 알고 회개하여 구세주 예수님을 믿어서.....예수님 말씀대로 살아서......무서운 형벌의 곳, 불지옥에 오지 말라는 길잡이인데......

그것도 모르는 게 잘난 체 하더니만 꼴 한번 좋은거냐?

네놈들은 교만하여 예수교 박해하고 그 많은 피 흘린 죄 이제 어찌할래?

네 죄를 속죄 받을 길.....

네 스스로 버렸으니......

내가 너희를 보기가 민망하도다.’

 

“신음하고 뒹굴어도

어느 누구 한사람 나서지 않네!

혼자만의 아픔이요 괴로움이네!

절규하는 저 사람 위로한들 소용 있나!

죽음으로 들어가는 그 길을!

누가 동행을 해주리요?

누가 함께 가겠는가?

돈도, 권세도 그리고 학문이 함께 가겠는가?

친구가, 형제가 그리고 부모가 함께 가겠는가?

누가 그럴 능력이, 함께 갈 능력 있겠는가?

이세상 둘러봐도 그럴 사람 하나 없다!

그러나 회개하고

예수믿어

성령충만 되어지면 네게도 내게도 동행할 이 찾아온다.

죽음길 동행하사 생명길로 데려간다

그 이름 거룩 거룩

너를 만든 네 하나님

나를 만든 내 하나님 그의 아들 그리스도 구주 예수라!”

그는 소리없이 읊조린다. 그리고 한숨을 산이 뭉개지게 내어 쉰다.

그리고 의아해 한다.

‘내가 졸지에 지혜가 생긴 것인가.....

내가 졸지에 사람 죽는걸 보니 시인이 된 것인가....

사람은 사람이 죽어 가는 걸 실컷 보아야 철이 만들어지다 지식이 생기는 것인가?

언제나 인생들은 철이 생길 것인가?

그래서 이렇게 철 배우는 전쟁이 생기는 것인가?’

 

움직이는 사람도 없다. 사람 잡는 총소리도 따라서 멈췄다.

그러나 전투 경찰들은 뜬눈으로 아침을 맞는다.

불탄 내음이 매캐하게 그들의 코를 쑤신다.

앞산도 뒷산도 불에 그슬려서 검정 눈이 내리 덮었다.

그런데 그들은 얼굴을 찡그리고 코를 벌룽거린다.

그리고 구역질을 하는 사람도 여러 사람이다.

그들의 코는 사람 잡은 피냄새, 피 비린내로 배가 불렀다. 그리고 불에 숯덩이가 되다가 멈춘 시체의 노린내로 비위를 거슬리느라 시달림을 받는다.

경상도 소대는 빨치산의 시신을 확인한다.

그리고 소대장에게 보고한다.

소대장들은 중대장에게 보고한다.

“경상도 소대 이상무!”

“전라도 소대 이상무!”

“충청도 소대 이상무!”

“우리 전투경찰 모두가 무사하다 그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소대장들은 일시에 대답한다. 그들의 얼굴은 승리감에 젖어 있다. 그리고 자신감으로 말끔하게 세수를 하였다.

“전후방 경계는 철저히 합니까?”

“넷!”

소대장들은 일시에 대답을 한다. 그들의 얼굴에서는 중대장을 신뢰하는 빛이 역력히 나타나고 있다.

“빨치산은 몇 명이나 잡았능기요?”

중대장은 다시 묻는다.

“적 사살 87명입니다.”

경상도 소대장이 보고를 한다.

“그래요! 확실합니껴?”

“틀림 없씀니더.”

“수고 했씀니더!”

이때 북쪽 충청도 소대에서 전투경찰 한명이 앞에 총을 하고 달려온다. 그는 충청도 소대장을 보고 소리친다.

“충청 소대장님!”

소대장은 마주 달려간다.

“그래”

“30...명...정도!”

소대원은 숨이 가빠서 겨우 말한다.

“그걸 가지고 뭘 그러나?”

“그래두.... 소...대장..님에게... 보고를 해야지유!”

“그건 그려!”

충청도 소대장은 몸을 돌려 중대장 쪽으로 몇걸음 걷는다.

그리고 크게 소리친다.

“둘러보고 오겠어유!”

“좋도록 하이소!”

 

충청도 소대장은 소대원을 따라 빠른 걸음으로 걷다가 아예 소대 주둔지로 뛰어간다.

그는 덕곡으로 들어오는 한길이 내려다 보이는 산 중턱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소대원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본다. 그곳에는 30여명쯤 되는 사람들이 서서 있고 앉아서 있다.

“망원경 있는 사람 있으면 가져오시오!”

“네!”

잠시 시간이 흘렀다.

연락 왔던 소대원이 쌍안경을 들고 왔다. 그는 쌍안경을 들고 그곳을 관찰한다.

“이거 잘 안보이네! 맨눈으로 보는 것보다 못한 것 같구먼!”

“내가 한 번 볼께유!”

“그랴!”

소대장은 쌍안경을 소대원에게 내어민다. 소대원은 쌍안경을 건네 받는다. 그리고 그곳을 바라본다.

“아니 잘 보이는디유!”

“잘보이긴 뭣이 잘 보인다구 그러는거여!”

“저 사람들은 우리 패잔병이어유!”

“그게 무슨 소리냐구?”

“우리 전투경찰 들이어유!”

“허튼소리 하능거 아닌지 모르겄네!”

“소대장님이 보십시요!”

“눈이 안좋아서 안뵈는디 그랴!”

“우리편여유!”

“그럼 오라구 크게 불러!”

“저기까지 들리까유?”

“그러니까 크게 부르라구!”

“거기 경찰이여?”

소대원은 소리쳐 부른다. 산속은 졸지에 꾀꼬랑 나팔이 되었다.

소대원이 외쳐 부르는 소리는 이골짝 저골짝으로 맴을 돌다가 돌아온다. 소대장과 소대원은 그들의 대답을 기다린다. 아무런 반응이 없자 소대원은 다시 소리를 외마디 소리로 만들어 외친다.

“전투 경찰대!”

그러나 소리는 다시 돌아온다.

외치는 소리는 몇번을 되돌아 왔다.

“그만 부르라구! 안들리는 모양여!”

“제가 가서 데리고 올까유?”

“그럼 논산 분대장 부르라구!”

“그라께유!”

 

충청도 소대장은 논산 분대장을 불러 명령을 내린다.

“저기 멀리 보이지요? 이 쌍안경으로 살펴보시요! 아군 경찰인지 아닌지 확실하게 살펴보고 우리 전투경찰이면 데릴러 갔다 오기 바랍니다.”

그는 소대원으로부터 쌍안경을 건네 받는다. 그리고 가리킨 곳을 살펴본다. 그는 오랫동안 살핀다. 그리고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내가 보기에는 우리편 같기도 하지만 아닌 것 같기도 해서 데릴러 갈 생각이 안드는데유!”

소대장은 고개를 끄덕인다.

“저 사람들이 우리편이면 이곳으로 올 것인데, 여기서 간밤에 총 쏘는 소리가 들렸을 것인데, M1총 소리인데....

아니 오는 게 수상하구요! 그리구 괜히 그곳까지 갔다가 무슨 일이나 생기면 안되잖아유?”

“그럼 그들의 동태를 계속 감시하라구요”

“네.”

“나는 중대장한테 다시 가야겠으니 이상 있으면 다시 연락해유!”

“예.”

소대장은 그곳을 떠난다.

 

중대장은 경상도, 전라도 소대장과 같이 정자나무 뿌리에 걸터앉아 있다. 충청도 소대장은 중대장에게 보고를 한다.

“우리 전투 경찰대 같은데, 약 30명 정도 되는데 이곳으로 오지도 않구...... 검촌 부근에 병력이 있는 것을 희미하게 확인했습니다.”

“그래요? 그럼 계속 감시를 하도록 하십시다. 그건 별로 문제가 될게 없으니까네 우리의 현재를 검토 하능기 좋을상 십씀니더.

우리 중대가 앞으로 어떻게 하는게 좋을 것 같씀네까? 의견이 있으면 말씀들을 하시라요.”

“나는 가만이 봉께 우리 소대가 싸움을 썩 잘하는 것 같으요 잉? 그렇게 생각이 안드시요 잉?”

“왜 아녀! 전라도 사람이 저것들을 다 잡은 거시지라! 그렁께 전라도 사람들이 대둔산 토벌도 깨끗이 해뿌려! 작것 이런때 이름한번 내보랑께! 김일성이가 전라도라는 소리만 들어도 똥을 팍 싸뿌리게 말여!”

“아따메! 내가 쪼께 전라도 자랑을 했다고 그라믄 못쓰는 거셔! 경상도 소대장 이제 봉께 고향이 전라도이지라?”

“경상도도 전라도도 다 고향이지 고향이 따로 있능게 아녀유!

그거 몰라유? 손바닥 같은 나라에서 손바닥 이쪽 사람은 어쩌구 저쩌구 손바닥 저쪽 사람은 저쩌구 어쩌구 하면 되겄시유? 옛날 사람들은 몰라서 그리고 독재 정치 하기 위해서 뭉치지 못하게 지방이 어떻구 저떻구 입방아 찌어대서 민족 분열을 시켰지만, 오늘의 현세대 젊은이는 서로 신뢰를 하고 신뢰 받기를 힘쓰서 그런 망국병을 고쳐야 되는 거지유!

너는 피부가 거무스름하다, 너는 피부가 누런하다, 너는 흰둥이다 하는 걸로 지지고 볶으면 우리끼리 싸우게 되고 그리고 그 결과는 동포끼리 원수 아닌 원수가 되는 거라구요. 그러니까 우리 전투경찰들만이라도 지방색을 타파하십시다! 그래야 전투경찰이 뭉치게 되고, 그래야 우리가 대둔산에 있는 빨치산들을 소탕하게 되고, 우리가 개선을 하게 되며 그래야 우리의 후배들이 다시 이곳에 와서 빨치산들에게 죽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구요.”

“누가 뭐라켔나? 충청도만 양반이라꼬 그러는기가? 내사마 좋은게 좋은기라! 딴뜻 없능기라!”

“나도 알고 보면 괜찮은 놈이랑께? 나도 애국심 많은 놈이지라! 나를 인정해주면 나도 삐딱하게 굴지 않는다 그말여!”

“다들 좋은 분들이지요! 제가 노파심에서 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해들 하십시요.”

“나는 오해 않는다 그말이지라!”

“내사마 속이 좁지 않은기라 예!”

“고맙습니다!”

“말씀들을 아주 건설적으로 하능거 나 중대장 감명 깊게 확실하게 들었다 이겁니더. 우리 전투경찰 보통 사람이 아닝기라! 일을 크게 맹글 사람들임을 알겠심니더.”

“그래 보이능기요? 중대장님요! 아주 잘보셨능기라예!”

경상도 소대장은 중대장에게 감칠맛이 넘치게 말을 한다.

“우리 전투 경찰이 대덕에서 일패도지한 후 처음으로 이겼지라!

그렁께 이렇게 이긴 때를 절호의 찬스로 삼고 대둔산을 공격하여 우리 아군들의 원수를 갚았으면 좋겄당께!”

“우리가 그럴 힘이 있다고? 전라도 소대장은 그리 보능기요? 참말로 내는 모르겠다 고마!”

“우리끼리 그럴께 아니라 중대장을 뽑듯이 보초만 빼놓고 전중대원을 모아서 다수결로 하십시다!”

“나 중대장은 충청도 소대장의 의견에 따르기로 했으니 전 중대원을 소집하십시다.”

“네 그러겠습니다.”

소대장들은 이론 없이 중대장의 말에 승복한다.

그들은 중대장의 명령 따라 중대장 앞을 떠나갔다.

잠시후 각소대는 앞에 총을 하고 정자나무 앞으로 뛰어 온다.

그리고 중대장 앞에서 오와 열을 맞춰 정렬한다.

그리고 도착한 소대장은 중대장에게 경례를 한다. 그리고 집합 보고를 한다.

“전라소대 70명 집합 끝!”

“쉬어!”

“숴!”

소대장은 중대장의 명령을 복창한다. 그리고 소대원들에게 명령한다.

“열중숴!”

소대원들은 일제히 열중숴를 한다.

“충청 소대 70명 집합끝!”

“숴!”

“경상소대 70명 집합끝!”

“숴!”

보초만 남겨두고 전대원이 모두 모였다.

중대장은 중대원을 휘둘러본다.

“이제부터 중대장이 부대를 지휘한다! 중대~ 차~렷~ 열중숴!

먼저 본 중대장은 지난 밤에 중대원 여러분이 최선을 다하여 확실하게 빨치산의 습격을 잘 막아준데 대하여 치하를 하는 바입니더!

그라꼬 우리 중대원은 한사람도 다치지 않고 용감히 침착하게 싸운데 대하여 치하를 합니더! 그라꼬 중대원들을 보초만 빼놓고 모이라꼬 한 것은 우리 중대가 대둔산을 완전히 소탕하고 개선을 할 것이냐? 아니면 부대에 높은 사람도 없으니 이대로 철수를 할 것이냐? 하는 것을 다수결로 정하기 위해서 이렇게 모이라고 한 것입니더. 소대장님들의 의견은 반반입니더! 여러분의 의견을 말씀해 보이소!”

“지는 이렇씀니더!”

경상도 소대에서 한사람이 손을 번쩍든다.

“말해 보이소.”

“중대장님 예! 우리는 모두 쫄병들이니까네 전투 경험도 없는기라예! 그러니까네 철수를 하능기라예! 그래가꼬 전투 경험이 많은 상관을 모시고 병력도 많이 몇천명 증원 받아서 다시 오능기 좋다고 생각하능기라예!”

“또 말하실 분!....”

중대장은 중대원을 둘러보며 말한다. 그리고 갈증나는 눈초리를 굴려댄다.

“예!”

충청소대에서 한사람이 손을 번쩍든다.

“말하이소!”

“중대장님! 우리는 빨치산과 싸워서 이길수 있습니다. 어제 밤에 우리끼리 책임 있는 전투를 했습니다. 우리끼리도 얼마든지 빨갱이 토벌을 할 수 있습니다. 괜히 계급만 높다고 으시대기나 하고 적이나 깐보다가 경적필패하는 것보다는 지금이 우리의 목숨도 안전하다구 생각합니다. 대덕 전투만 보더라도 높은 사람들은 전투할 줄도 모르잖습니까? 우리가 살아난 것도 우리 쫄병들이 기지를 발휘하여 불로써 빨치산의 기관총 불비 쏟아지는 것을 막은거라구요! 죽음에서 이렇게 우리가 살아난거라구!

빨치산의 기관총이 누구 것입니까? 우리 경찰이 높은 사람 지시 따라 빨치산과 싸우다 전멸 당하다시피 하고 뺏긴거라구!

그러니까 우리는 이걸 알아야 한다구! 그게 뭐냐 하면 우리는 아까 경상도 대원이 말한 것처럼 지금 철수해 가도 다시 이곳에 오게 된다 그 말여! 그러니까 깊이들 생각하라구!

지금 빨치산은 몇 명 남지 않았으니까 이 때에 대둔산을 공격하여 무찌르자 그 말여! 무찌르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구! 빨치산이 몇천명 진치고 있다고 하여도 까부실 묘책이 있어요! 우리가 삼남 일대를 괴롭히며 살생하는 대둔산 빨치산을 소탕했다고 우리의 자식들에게 자랑할 수있는 좋은 기회라고 나는 생각한다구요!

토벌 방법은 기밀이니까 나중에 중대장님께 말씀드리겠어유! 우리 모두가 대둔산 토벌을 하게 되면 어젯밤처럼 신바람이 날겁니다. 이상입니다.”

“또 딴분 할말 있으면 하십시다!”

“나가 한 마디 할랑께 언변 좀 빌립시다 중대장님!”

“말씀하이소!”

“나가 보니께, 대둔산 빨치산은 보통이 아녀! 쉽게 봤다가는 큰일나뿌려! 그랑께 경솔하게 하면 안되는거셔! 그랑께 대둔산 빨치산을 자세히 알아보랑께! 우리 경찰이 여러번 빨치산들에게 몰살을 당했다 그말이랑께! 나가 무서워서 그라는거시 아니라구 잉! 나가 가서 죽어버린 경찰 원수를 갚을랑께! 나가 잘아는디 나가 사는 전라도는 비겁하지 않당께로! 나가가서 빨치산 뭐셔?

소탕할 수 있다 그말이라! 그랑께 우리가 빨치산에 대한 정보를 알아야 하는거셔! 젊은 기분만으로는 안되는거라 그말이제!”

“또 의견을 확실하게 내 보십쇼”

“나도 한말씀 허갔수다!”

“말씀하십쇼!”

“예로부터 내려오는 말이 있지라! 거 뭣이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했지라! 그랑께 중대장님이 용단을 내리시쇼!

이 마당에 전투하러 가자는 사람 있갔슈? 그랑께 빨랑 밥먹고 대둔산으로 가자 그말여! 나가 안싸우면 누가 싸워준당가? 빨치산 우리가 잡아야제 누가 잡냐 그말이라! 우리가 그냥 가뿌리면 빨치산에게 양민들이 또 떼죽음한다 그말이지라! 그랑께 비겁자가 되지를 말자 그말이랑께! 부모형제, 처자를 빨치산에게 공산당의 손에서 보호할 생각이라면 총을 든 우리가 총대를 메어야지 나중에 누가 우리 대신 우리 코를 풀어주냐 그말이지라! 그랑께 칼을 남자가 뽑았으면 무라도 비는거랑께! 나 말 다했지라!”

“또 말하실 분 말해 주이소!”

“제 생각인디유! 우리들은 빨치산을 소탕해야 발을 뻗고 잠을 자게 돼유! 내치는 걸음에 나라를 위해서라기 보다 내부모, 나 자신을 위해서 싸워야 된다구 보는디유! 그래서 말인디유! 중대장님이 명령하는대루 우리 중대원들은 따르기만 하면 된다구 봐유! 이상이유!”

“지금까지 중대원들의 주장을 들어보니까 어떻습니껴? 우리 중대원들은 애국심이 너무나 많으신 분들이라 생각이 드는기라예!

그라니까네 나 부용삼이가 결단을 하겠씀니더! 중대원 여러분 이 사람 중대장이 하자는대로 하겠씀니껴?”

“예!”

“예!”

“짝짝짝짝짝!”

이곳 저곳에서 호응하는 박수 소리가 산발적으로 나온다.

“중대장 명령에 따르겠씀니껴?”

중대장은 크게 외친다.

“네~”

중대원들은 큰소리로 덕곡골짜기가 들썩하게 대답한다.

“그러면 우리가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도산으로 출발하겠습니다!”

“알았습니다!”

중대원들은 다시 크게 호응하는 대답을 덕곡이 찌렁하게 만든다.

 

중대원들은 휴식을 끝내고 정자나무 아래 다시 집결하였다.

인원 점검을 한다. 그리고 중대장의 지시를 듣는다.

“선두 소대는 충청도 소대가 맡으시오!”

“넷!”

“다음은 전라도 소대가 맡으시오!”

“넷!”

“다음은 경상도 소대가 지원 소대로 출발하시오!”

“넷!”

“후미 경계는 충청도 소대원 보초들이 책임을 지고 경계하도록 지시하시오! 경계하면서 천천히 따라오게 하시오!”

“넷!”

“그라꼬 소대장들은 저쪽으로 모이시오!”

중대장은 소대장들을 한쪽으로 불러서 귓속말을 주고 받는다.

그리고 중대장은 소대장들에게 당부하는 말을 한다.

“이건 절대 비밀이요! 누설되면 안되는 일입니더! 보안을 유지해야 합니더!”

“잘알겠씀니더!”

“명심하겠씀니다.”

“알았당께로”

소대장들은 어린아이가 아니니 염려할 게 없다는 얼굴들을 하고 있다.

“그라믄 출발하이소!”

“넷!”

그들은 대둔산을 향하여 보무 당당히 행군을 한다.

그들은 도산에 도착하여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빨치산의 동향을 알아보기 위해 동네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를 묻는다.

그리고 구멍 가게에서 성냥을 있는 대로 구입한다.

그리고 양초도 있는 대로 구입한다. 그리고 도산 동네 사람 가운데 남자들을 모두 집합시킨다. 노인과 어린이와 불구자만 빼고 모두 데리고 간다.

도산 사람은 87명이 선발되었다. 그들은 각소대에 나누어 배속시켰다. 그리고 그들을 데리고 대둔산으로 향한다. 도산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채 경찰 부대를 따라간다.

해는 뉘엿뉘엿 하며 서산으로 넘어가고 있다.

그들은 수락 동네에서도 성냥을 구입한다. 그리고 부락 사람들을 50명 징발하였다. 그리고 지체없이 대둔산으로 행군한다.

중대장은 수락 동네 사람들에게 대둔산의 산세를 묻는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작전을 구상한다.

그는 전라 소대장을 부른다. 그리고 소리를 아주 낮추어 소대장의 귀에다 명령한다.

“전라 소대는 1개분대의 병력으로 수락 사람들을 데리고 수락에서 대둔산으로 올라가는 길과 그 일대를 산불을 놓으시요! 사람이 다닐수 없는 가파른 곳에는 불을 놓을 게 없소! 그리고 불이 타서 100여미터 올라간 뒤 불길을 따라서 천천히 대둔산으로 올라가도록 하시오!

불을 지를 때는 전소대원과 수락 사람 모두가 한꺼번에 불을 질러야 합니더! 될 수 있는 대로 널리 널리 불을 질러야 합니더! 그리고 동네 사람들을 돌려보내도록 하시오! 불을 놓을 시간은 오후 19시 정각입니다. 시간을 엄수해야 합니더!”

“넷!”

“불을 놓는 시간을 꼭 지켜야 합니더. 그리고 불을 놓기 전에 부대가 엄호를 하고 소대원들이 노출이 안되게 하여야 합니더!”

“넷! 명심하겠습니다.”

“그러면 대둔산 공격에 성공하기를 바랍니더. 이따 빨치산 아지트가 있는 곳에서 만납시더!”

중대장은 다시 충청 소대장을 부른다. 그리고 귓속말로 명령하여 보낸다. 그리고 경상 소대장을 부른다. 그리고 귓속말을 오래도록 한다. 소대장들은 각각 자기 소대를 데리고 경보 걸음으로 대둔산 밑으로 향한다.

중대장은 중대 직활소대에 배속된 사람들을 하나하나 작은 소리로 묻는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그는 도산 사람들에게 힘있게 말한다.

“여러분들은 오늘부터 안심하고 살게 될 것입니더! 그 이유는 오늘 밤에 빨치산을 대둔산에서 완전히 소탕을 하게 될 것이요! 빨치산은, 골수 공산당들은 오늘 밤이 그들의 삶이 헛된 삶이었다는 것을 구구절절이 깨닫게 될 것입니더! 과거에 우리 경찰이 지세에 눈이 어둡고 경험이 미숙하여 빨치산들에게 악랄한 죽임을 당했지만 장마다 꼴뚜기가 나는 것은 아니요! 오늘밤 어느 누구도 빨치산과 내통하는 자가 없도록 빨치산을 완전히 소탕할 것이오! 도산 사람 어느 누구도 빨치산에게 고자질할 수 없도록 해주겠소?”

도산 사람들은 중대장의 말을 듣고 겁을 먹는다. 어떤 사람은 덜덜 떠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덤덤한 그대로 반응 없이 서서 있다. 중대장은 그들의 표정을 읽는다.

‘무슨 중대장이 저런가? 계급도 순경이면서 큰소리는 꽤 늘어 놓는구먼... 이상하네 순경의 말에 순경들이 고분고분 말을 잘들 듣는 게 이상하네.... 어디서 패잔병을 데리고 겁도 없이 무대뽀로 대둔산으로 순경들을 보내내..... 죽으라고, 대둔산에 있는 빨치산에게 죽으라고 마구 들여보내는구먼.....’

중대장은 그들의 모습을 읽고서 은근히 화도 나지만 눌러 참는다.

그리고 말을 계속한다.

“보이소 마! 도산 사람들도 우리 따라 빨치산들을 토벌을 하게 한다 그말입니더! 그만큼만 알고 있으면 되능기라! 우리 본부 소대도 출발!”

도산 사람들은 의아한 눈들을 만들고 경찰들을 따라간다.

그들은 땅거미가 깔린 무렵 대둔산 밑에 도착했다. 그들은 소대장의 지시를 따라 신속히 움직인다. 그들은 풀숲에 엎드려 있다.

소대장들과 중대장은 시계를 본다. 그리고 하늘을 본다. 그리고 중대장은 기도를 한다. 북쪽에서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바람은 나뭇가지를 흔들어 사람들이 으스스한 추위를 느끼게 그리고 움츠러들게 싸늘하다. 소대장들은 자주 시간을 본다.

작전시간 30분전이 되었다.

충청도 소대장은 성냥 가진 소대원에게 성냥을 건네 받는다.

그리고 소대원들에게 성냥과 양초를 신속히 나누어준다.

그리고 명령한다.

“우리가 이번 싸움에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게 불로써 대둔산을 불태워야 한다. 그러니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우리가 살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는 일이다. 시간이 없어 긴 설명을 할 수 없다.

널리 널리 불을 질러야 한다. 그래야 빨치산 소굴을 완전히 소탕할수 있다. 불을 지르는 시간은 정각 19시다. 시계가 있는 사람은 소대장 시계에 시간을 맞춰라! 지금 시간 16시 30분이다! 시계가 없는 사람은 소대장의 위치에서 불길이 솟으면 불을 계속 질러라! 알았나!”

“넷!”

소대원들은 조그만 소리로 긴장한 채 대답을 한다.

“그리고 민간인들도 우리 따라 불을 지르시오!”

“예!”

민간인인 도산 사람들은 어리둥절하여 입에서 나오는 대로 대답을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불길이 산으로 타서 올라간 후 분대장의 지시를 받고 엄폐된 장소로 대피하라! 불 앞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라는 말이다. 그리고 산으로 올라가는 길을 철저히 감시하라! 소대장의 명령 따라 빨치산의 소굴을 공격할 것이다.”

“넷!”

“출발!”

분대장들은 분대원들과 배속된 민간인들을 데리고 논밭을 누비며 빠르게 약진한다. 민간인들은 그들의 뒤를 허둥거리며 겁먹은 얼굴로 따라간다.

소대장들은 소대원들과 민간인들을 산개 시키고 그들의 뒤를 주시한다. 그리고 시계를 자주 본다.

칠흑 같은 어두움이 대둔산을 덮었다.

대둔산은 글자 그대로 정적에 싸여있다.

시간은 19시에 멈췄다. 그리고 졸지에 7자를 초침이 지나갔다.

중대장은 마른풀을 뜯어 쥐고 있던 풀을 발밑에 놓는다. 그리고 쪼그리고 앉는다. 그리고 다시 무릎을 꿇고 않는다. 그리고 허리를 꾸부려 웅크린다. 두손을 모아 바람을 막고 성냥을 감싼다. 그리고 손바닥 안에서 성냥을 그어 댄다. 그리고 불을 쏘시기로 만든 풀에 조심스럽게 붙인다. 불은 졸지에 바람 날개를 달았다.

소대장, 분대장, 소대원 그리고 민간인들은 대둔산 밑바닥에 불을 놓았다. 대둔산은 졸지에 화염 속으로 끌려 들어가 버렸다.

바람은 사람이 사람에게 악하게 하는걸 배웠다고 하는지 대둔산에 뿌리를 박은 풀과 나무를 불로써 소금을 치고 있다.

 

박남침과 그의 부하들은 황황망조가 되었다.

“장군 동지! 불이 났씀네다.”

“무시기!”

“산이 불타고 있씀네다!”

“어디메 타고 있지비?”

“대둔산이 타고 있씀네다.”

“무엇이라 했지비?”

“대둔산...”

“어디에 불이 붙었슴메?”

“산밑이 왕창 타고 있시요!”

“날래 끄라우!”

“무사니... 거게... 그렇게 아니됩네다!”

“어째서리...가봅세....”

그들은 천막 밖으로 서둘러 나왔다. 그리고 엇비슷이 발아래와 주위의 산아래를 내려다 본다.

“동무들! 어서 불을 피해 봅세!”

“장군님 우선 굴속으로 피난을....”

“가만.... 가만..... 정신을 가다듬고서리.....”

“비상 대피할 곳은 굴밖에 없씀네다!”

“끄래? 거기 있으면서리 나중에 포로로 잡힐 가능성이 있씀메! 쌍놈 간나새끼들이 화공으로 공격을 하고 있다이....”

“대장 동지! 그럼 어찌렵네까?”

“가만 가만 있어보라!”

“연기 속을 뚫고서리 탈출하려고 그러십네까?”

“안 동무! 이런 때일수록 정신을 차려야함메!”

“경찰 아새끼들이 불길을 따라 이곳으로 올꺼이메!”

“대장 동지! 그렀씀네까? 그럼 큰일이 났씀네다!”

“이런 때를 대비하여 땅굴을 파라고 한 것이지비!”

“그때 제4지대에게 명령을 한 것임을 소관도 알고 있씀네다.”

“그런데 그 땅굴을 내가 시키는대루 안했으면서리 큰일이라 그거메!”

“그 때 제4지대장이 대장님의 명령대로 했다고는 했씀네다.”

“그런데 거기에 몇백명이 들어갈 수 있게 하라 했었지비?

그라믄서리 전대원을 땅굴속으로 들어가게 안동무가 알려주라요!”

“넷! 대장 동지!”

“날래하라우!”

“넷! 대장 동지!”

안노해는 소집 나팔을 길게 분다.

빨치산들은 허둥거려 연병장으로 뛰어든다.

박남침은 엇비슷하게 산중턱을 내려다 본다. 그의 눈에는 빨간 불길이 길게 날름거리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불길이 날름거릴 때마다 나무와 풀들은 불 속으로 잠기고 만다.

‘저것도 생명이 있는 나무인데.......

다리가 없어서 도망을 못가고 저렇게 타고 있는 것이지비......

오늘 저렇게 불에 타서 죽을 줄은 모르고 있었겠지비.......

오늘밤에 저렇게 불에 타서 죽을 것을 알았다 한들 다리가 없으니 애만 태우다가 저렇게 한줌의 재가 되고 말았겠지비......

여기 대둔산 속에 토끼도 노루도 멧돼지도 있을 건데 그것들은 어떻게 이 불 속을 헤치고 나가서 살을 것인가.........

그것들이야 불이 나지 않은 곳으로 도망을 치겠지비.....

오소리나 너구리는 굴속으로 들어가서 불길을 피하겠지비.....

그렇다면 우리도 굴속으로 들어가는게 안전한가 아니면 불이 아직 붙지 않은 남쪽으로 피난을 했다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까.....

박남침은 골몰 속으로 푹 빠지고 만다.

그의 눈에는 불길이 계속 커지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온 세상이 불속에 잠기고 만다. 그는 불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그의 몸은 물수건이 되었다. 그리고 계속 비틀리고 있다. 그는 계속 불 속을 허우적거린다.

“어마니! 어마니! 나를 살려주시라요!

어마니! 어마니! 나를 살리라요!

어마니! 내가 죽고 있시요! 어마니! 큰일 났시요!

어마니! 이런불은 처음이야요!

어마니! 어마니! 어마니가 말하든 불속에 내가 빠졌시요!

어마니! 남침이는 이제 죽씀네다!

어마니! 어마니! 이거이 지옥불입네까?

어마니! 어떻게 살수 없갔시요?

어마니! 나는 죄가 많아요! 오~마니!

그래서리 지옥에 빠진기야요! 오~어마니!

이렇게 무서운 줄 몰랐시요! 오~어마니! 한 번만 살려주시라요! 어마니 하나님! 그럼 어마니가 믿은 예수님을 믿갔시요.

한 번만 봐주시라요~ 봐주시라요~

용서하시라요~ 나 죽어요~

불 속에서 건져주시라요~

어마니 하나님~ 뜨거워 죽갔시요~

나를 살려주시라요~ 하나님~

회개하갔시요~ 나 죽어요~ 나 죽어요~

잘못했시요~ 나를 이 고통에서 구해주시라요~

하나님! 용서하시라요~

내래 많은 사람을 죽였시요! 이 고통을 풀어주시라요!

내 죄를 용서하시라요~ 예수님~ 예수님~ 아이구 예수님~

아이구! 나 죽네~ 아이구~ 예수님~

예수님 안 믿은 죄 용서하시라유~ 용서하시....

나 죽네~ 예수님~ 예수님~ 살려주............

몰랐시요~ 나 죽어~ 나 살려~

박남침은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댄다.

불 속에서 불길 따라 떠내려간다.

그는 슬피 운다. 그리고 이빨을 북북 맷돌소리가 나도록 갈아부친다. 그의 몸속으로, 살속으로 불꽃은 치밀어 들어 살을 태운다.

나 죽지도 않네~ 예수님~ 나 죽여주시라요.

이런 불 속에서 죽어야 하는데 왜 죽지도 않는 것입네까?

어서 죽이시라요~ 예수님~

아이구 내를 살려주시라요.

죽음이 어디 갔나~ 나 죽네~

박남침은 땀을 뻘뻘 쏟는다. 그러나 그의 몸은 계속 불로 지짐을 당하는 아픔의 고통만 있을 뿐 의식과 몸은 말짱하다. 그러니 그는 더욱 고통에 못견뎌 죽으려고 환장을 한다. 그리고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댄다. 그는 죽음을 간절히 찾지만 그는 죽음이 없는 곳에서 서서 있다. 그가 서서 있는 곳은 죽음이란 낱말이 없는 곳이다. 그리고 죽는 게 무엇이다 가르쳐 주어도 죽음을 몰라 죽는 게 무엇인지 모르는 세상이다. 이곳 세상은 죽음이란 낱말 대신 영생이란 낱말이 대신하고 있다.

그는 옷의 단추를 모두 끌렀다.

그는 앞가슴을 드러냈다. 모자도 벗어 팽개친다.

“앗 뜨거! 앗 뜨거! 나 죽어! 나 살려! 앗 뜨거! 나 살려!”

안노해는 부대원을 굴속으로 들어가라고 명령하고는 박남침에게 보고하러 뛰어온다.

그는 박남침 옆에서 걸음을 멈춘다. 그리고 서둘러 보고를 한다.

“대장 동지! 부대원 모두 땅굴로 들어가게 땅굴 입구를 열어주고 들어가라 시켰씀네다!”

안노해의 음성은 있는 대로 흥분하였다.

그의 음성은 떨리고 더듬는다.

“대장 동지! 어서 가십세다! 어서 가야 합네다!”

연기는 그의 눈 속으로 파고들어 눈을 할퀴고 올라간다. 점점 세게 할퀴고 올라간다. 안노해의 눈은 연기가 할퀼 때마다 눈물이 솟는다.

그는 쿨럭쿨럭거린다.

연기를 피하려 허리를 구부렸다가 이리왔다 저리갔다 한다.

그러느라 박남침을 살펴보지를 못한다.

박남침은 꿋꿋이 서서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그의 귀에는 안노해의 말소리가 낄 수 있는 틈이 이미 없어져 버렸다.

조금 기다리고 있던 그는 긴박함에 휩쓸린다.

“대장 동지! 대장 동지! 어서 가십쎄다!”

“........”

“대장 동지! 날래가시자요!”

“........”

안노해는 등이 달았다.

그는 박남침의 옆에 서서 말하다 박남침이가 아무 대답이 없자 박남침의 얼굴을 보기 위해 박남침의 앞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박남침의 얼굴을 본다. 그리고 눈을 내리훑어 박남침의 앞가슴과 다리를 본다. 그는 다급에 쫓긴다. 연기의 할큄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리고 눈을 생긴대로 힘을 다해 찢어지라 크게 뜬다.

그리고 어처구니 없는 표정이 되고 말았다.

“대장 동지! 대장 동지! 대장 동지!”

그는 박남침의 몸을 요동치게 부른다. 그러나 그의 당혹에 잠겨 버린 소리는 박남침의 귓바퀴에도 도달이 안 되었다.

“장군 동지! 장군 동지!”

그는 부르는 게 아니라 황당황당의 늪에 졸지에 빠져 비명을 내지른다.

“장군 동지......”

그는 주위의 불빛으로 박남침의 얼굴을, 몸을 살피며 소리친다.

박남침의 얼굴은 땀이라고 할 수 없는 물을 머리서부터 소나기에 흠뻑 젖은 얼굴이요 가슴이다. 그리고 겉옷까지 땀이 배어 나와 있다고 보기 어렵게 상의가 물이 배어 나와 있다.

그리고 박남침의 얼굴은 빨갛다 못해 홍시가 되어 멀룽거리고 있다. 그리고 박남침은 두다리는 꿋꿋하게 버티고 서 있다. 그러나 두손과 두팔은 계속 가리키고 휘젓고 있다.

“장군 동지......”

안노해는 시간에 쫓기느라 정신이 없다.

“대장님! 대장 동지!....”

그는 박남침의 두손을 잡는다. 그리고 부른다. 그러나 그는 아무 반응을 하지 않는다.

“대장 동지! 어서 가십시다!”

그는 박남침을 데리고 가려한다. 그는 박남침의 오른손을 잡고 잡아끈다. 그러나 그는 응하지 않는다. 박남침의 발은 땅속에 박혀 있는 말뚝이 되어 있다.

“동무! 이보라! 동무!”

박남침은 부하들을 소리쳐 부른다.

그는 다시 부하들을 부른다.

“동무들! 이리 빨리오라!”

그는 누구를 가리켜 부를 수가 없이 다급해졌다.

그는 그의 주위에 누가 있는지도 모른 체 소리만 외친다.

대장의 부관이 달려온다.

“동무! 동무들!”

“넷! 동지!”

대장의 부관이 뛰어오면서 대답한다.

“동무! 날래가라우! 가서리 동무들을 십여명 데려오라우!”

안노해는 소리쳐 말한다. 부관은 오던 길을 되짚어 뛰어간다.

짧은 시간은 안노해를 안절부절케 만들고 있다.

‘대장동지는 지난번에도서리 전투경찰 아새끼들에게......

기관총 앞에서리 떼죽음을 당할 때서리.....

불비속을 헤집고서리.......

간신히 기어서 살아서리......

대둔산 입구에 도착 했을 때 무사니 장군 동지가 기절을 하였었지비......

그 때 장군동지 죽는 줄 알았지비......

그 때 그 순간 아찔 하였었씀메.....

불비오는 기관 총알의 날뛰는 속에서 장군이는 정신이 홀라당 빠졌었시야!

그러니까니 이거 뭐가 있는 것이메?.....

그러니까니 가만히 있으라....

오늘도 불비가 아닌 불벼락이 내리고 있는 것이지비......

무사니..... 거럼 우리 박장군 동지는 불만 보면서리 발작을 하는 것임메?..... 뭣이지비?

내 생각이 맞는기야! 거럼! 박남침 장군이는 불만 보면 혼인지 영혼인지가 홀라당 빠지는기야! 불이라는거이 좋고도 사람을 사그리 죽여 주누만.....

간나새끼들이 비겁하게스리 불을 지르고 지랄을 하는 것이메.....

정식으로 싸움이를 하자우 쌍!....

박남침 장군이 이거이 돌아버리는거 아님메!’

그는 자신의 머리를 오른손 둘째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러나 그의 눈은 계속 박남침의 얼굴을 그리고 충혈 되어 있는 그의 의식없는 열린 눈을 지키고 있다.

‘대장 동지가 잘못되면 우리는 어찌되는 것이지비....

내는 이제껏 박장군 동지를 따라왔는데 내 앞길은 캄캄이가 깔렸다는 것이지비....

우리 빨치산은 어찌 되는 것임메? 어차피 당을 위해서리 죽는기는 죽는기다! 내 경상도를 떠날 때에는 출세해서리 고향에 가서리 금의환향할끼라고 리북에 간긴데 이게 무슨 꼴이메.....

사람의 팔자 시간 문제라꼬 누가 그말을 한거메?....

그 낙동강이만 아니었으면 벌써 부산까지 해방시키고 금의환향 했을낀대......

그 양코배기만 아니었으면 벌써리 리승만 정권을 타도하고서리 공산 정권을 세우고 남조선을 해방시켰을 것이지비........

이 간나새끼들 와 이리 안오는기가?.....

빨랑 오지 않으면서리 경찰 아새끼들 올낀데..... 이거 큰일이 났씀메..... 이렇게 동작이 떠서리 어찌 조국이를 해방을 시키겠씀슴메?....

안노해는 산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그는 좌우를 살피느라, 연기가 코를 쑤셔대서 눈물을 흘리느라, 정신을 차리느라, 쫓기는 마음을 붙드느라 법석을 떤다.

부관이 부하들을 데리고 달려왔다.

“와 이제 오네?”

“날래 왔씀네다!”

“내래 목이 빠지는 줄 알았다이!”

“죄송합네다!”

“날래 대장 동지를 떠메고 가라!”

“넷!”

부관은 박남침을 부하들과 함께 떠메고 땅굴을 향해 뛰어간다.

안노해는 서둘러 그들을 따라간다. 그리고 그는 뒤를 계속 돌아다 보면서 박남침을 따라서 땅굴 속으로 들어갔다.

전투경찰대는 중대장의 명령따라 대둔산의 알성고지를 향해 올라간다. 경찰대는 중대장이 지시하는 계곡을 따라 올라가고 있다. 계곡 속으로 산길은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갈지자를 만들며 올라갔다.

전투경찰의 안내는 도산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하고 있다. 그들은 앞에 총을 하고 올라간다. 그들은 얼굴에 숯검정을 발랐다. 그리고 옷에도 숯검정 칠을 하였다. 손등에도 숯을 비벼대고 뭉갰다. 그들은 자신 있게 대둔산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그들은 중대장의 명령대로 불길을 따라간다. 그러나 100M 거리를 유지하고 불을 좇아간다.

전투경찰들은 대둔산이 불타고 있다는 현실이 믿기지 않다는 듯이 불타는 산을 보고 또 본다. 그리고 중얼댄다.

“아니말여, 대둔산이 불타고 있으니께 빨치산들이 이리 닫고 저리 닫것지라?”

“고런소리 하덜마러! 빨치산들도 피할 구멍을 다 맹그러 놨겄지라?”

“그랬스까 잉?”

“그작것들이 보통 약간디? 우리가 이렇게 올라가도 쥐새끼처럼 숨을 거라고!”

“고것들이 그렇게 약당가? 예전엔 미처 몰라뿌렸시야!”

“고런디말여! 우리가 올라가도 헛일이면 말여! 올라갈 필요 없능거 아녀?”

“그렇다고 안 올라가면 쓰간디! 우리가 올라가서 작것들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땅굴을 파고 있는지 알아봐야 하능것여.”

“못찾으면 헛탕치는 겅께로 하능 소리제.”

“쓸데없는 소리 하덜말어! 궨스리 도산 사람들을 데리고 가는줄 안당가?”

“도산 사람들이 어찌 안당가? 이사람아!”

“어메! 그걸 몰라라 잉! 참말로 별꼴 다보겠네 잉! 내 말을 들어보드라고 잉! 고것은 있지라 빨치산들이 노략질한 것을 도산 사람들에게 짐을 지워서 대둔산으로 올라 갔을 것은 뻔한거지라! 그러니께 빨치산들이 숨어 있을 땅굴을 찾을 수 있다 그 말이지라!”

“아따메! 머리 한번 종거! 참말로 머리가 비상하고마! 중대장 한번 하드라고 잉? 나가 밀어줄겅께!”

“말어! 나가 언제 10원짜리 비향기 탄다고 그랬냐? 떨어져 뿌리면 약도 없시야!”

“그럼 박남침이를 잡어야! 그러면 특진을 할겅께! 그래가꼬 너도 고향가서 지서 주임 한번 해뿌려!”

“우리가 뽑은 중대장이 맥을 쓰겄냐? 그랑께 말짱 헛일인거셔!”

“나가 못잡는다고는 안해야! 곧 죽어도 자존심은 있어야!”

“나가 자존심 빠지면 못살아야! 그랑께 자존심을 건드리고 까불지 말어야!”

“빨치산들이 불쬐다가 웃겄시야! 배곱이 빠져서 구워졌을 겅께로 싸게 올라가기나 해보드라고.”

“조용히들 하라고! 빨치산이 총질하면 다 죽어!”

“불을 보란말여! 불이 저렇게 세게 타는데 작것들이 어디서 엎드려서 싸가지 없이 총질을 한당가? 빨치산이는 빨랑 도망 앙가면 불에 탄다고! 불고기 파티할라꼬 총질여? 모르는 소리는 허질말랑께. 그런 맹꽁이 소리는 안혔쓰면 좋것지라!”

“쓰잘디 없이 지껄이지 말고 싸게 싸게 올라가기나 하드라고.”

“오늘은 빨치산들이 뒈지는 꿈꾼 날이니께 맘놓고 올라가는거지라! 여기 산 아래는 괜찮응거셔! 조금 더 올라가서는 조심을 허능거셔! 빨치산 진지가 중턱 이상에 있씅께 맘이를 놓터라고....”

“그런디 말여! 그전에 대둔산 토벌하러 왔던 사람들은 이렇게 쉬운 쥐불놀이도 못해 보고 죽었는지 모르것당께?”

“아무나 불로써 적을 공격할 수 있는거 아녀. 남이 하는거 어깨너머로 보면 쉬운거 같지라? 머리가 다 따로 있당께로!”

“아무렴 그렇구 말구! 우리도 대덕에서 몰살할 뻔하고 살은거셔.

그 때 불질러 빨치산 쫓지 않았으면 그 때 우리는 빨치산에게 다 죽었지라. 우리 경찰 대장도 죽고 높은 사람들 소대장 이상이 다 죽은 거 모르능게벼! 우리가 처음에 천이백명인지 천오백명인지 골짜기가 빡빡하게 보무당당하게 행군하다 다 죽은 거 몰라? 모르는게 약이라고 하지만 너무한거셔!”

“그 때 잽싸게 불을 질러 빨치산을 쫓아 버려 모두가 산 것이지라.

그라고 그날 밤에 빨치산 습격을 격퇴 시킨거라고!”

“그런디 말여! 그때 불을 지른 게 누구랑가? 우리 전라도 사람 아니당가?”

“그사람이 누군지는 몰라두 잉! 그사람 무척 겸손한 사람이지라!

자기 자랑 안하고 말여! 가만히 있응께”

“그때 산에다가 불지르고 죽은거 아녀?”

“아녀! 살았을거셔! 그랑께 오늘도 대둔산 빨치산 도망가라고 불을 질렀지라!”

“그러구 봉께 중대장은 그 사람이 누군지 알겄네 잉?”

“그건 나중에 알기로 허고 오늘은 빨치산을 다 잡어야 하는디!”

“야기 하느라 힘 빠징께 고만 야기허제!”

전라도 소대는 산중턱 부근에 이르자 말을 뚝 끊는다. 그리고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허리를 구부리고 긴장하여 올라간다. 그들의 눈은 번뜩거리고 있다.

“경상도 소대도 올라 오겄지라?”

전라 소대장에게 3분대장이 묻는다.

“우리보다 먼저 올라갈지도 모른당께!”

“그럼 우리가 싸게싸게 올라가야 한당께?”

“종용히 해야 허는디!”

“알았당께.”

“나가 소대장잉께 나가 말하면 듣는거셔!”

“알겄지라!”

“입 다물고 나를 따르라!”

“어디 책에서 들은 소리같지라!”

“김새면 안되는거셔!”

소대장은 얼굴을 찡그리고 눈을 부라린다.

3분대장은 찔끔하고 입을 다문다.

 

전투 경찰대는 알성고지 빨치산 본부 부근에 이르렀다.

불길은 계속 산꼭대기를 향해 맹렬하게 타오른다.

중대장은 날이 밝기까지 사주 경계를 하도록 명령한다.

그리고 길을 안내한 수락 동네 사람과 도산 사람에게 명령한다.

“내일 아침 일찍 주먹 밥을 해 오시오! 밥 값은 내가 책임지고 갚겠소! 그리고 물도 떠오시오! 그리고 내일 아침에 일찍 사람을 벌곡지서에 보내시오! 전해 줄 말은 토벌대가 대둔산을 점령했다고 전하시오! 경찰국에 보고 하라고 하시오! 알았오?”

중대장은 또박또박 힘주어 말한다.

“네! 그렇게 하겄씀니다유! 내일 아침에 주먹밥 가지고 오겄시유!

그리구 지서에 승전보를 올리고 먹을 것 보내라고 빨리보내라고 하지유!”

“됐소. 하산하시오!”

“네! 평안히들 계세유!”

“잘가더라고! 잉”

“잘가십시다.”

“살펴가셔!”

“조심해서 가셔!”

“야.”

“예.”

“잘들 계셔유!”

 

땅굴 속으로 들어간 박남침

그는 계속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온몸이 불못 속에 잠겨져 계속 허우적거리고 있다. 그가 겪는 아픔과 고통은 어느 누구도 알 수도 없고 참견도 못하고 도와주지도 못한다.

그는 견디다 견디다 이제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없이 기운이 모조리 뽑혀져 버렸다. 그는 눈도 감을 수도 뜰 수도 없게 되었다. 그는 촛점이 없는 눈을 뜨고 있다. 생기가 없고 움직이지 못하는 눈은 죽어 있는 사람의 눈 모양과 똑같다. 다른게 있다면 그의 맥박이 가늘게 겨우 뛰고 있다는 것이다.

박남침 자신인 그의 영혼은 울부짖고 있다.

그의 영혼은 슬피 울고 이를 갈고 있다.

박남침이는 불못에서 허우적대는 고통을, 육체를 입은 채(육체가 죽지 않은 상태) 육체 밖에서 그 자신(박남침 영혼)이 육체와 상관 없이 지옥 형벌을 맛만 보고 있다.

“이거 큰일이 났씀메!”

안노해는 혼잣말처럼 말한다.

“대장 동지가 크게 쇼크를 받으신 것 같씀네다.”

부관은 안노해의 말에 근심스레 말한다.

“장군 동지가 끝까지 살아 있어야 우리 빨치산 부대가 용명을 떨치는데.... 어쩌면 좋겠씀메?”

“참모 동지! 염려 놓시라요! 대장 동지께서리 날래 정신이 회복 되실기야요!”

“거 정말이메! 이번에는 무사니.... 걱정이메!”

안노해는 고개를 천천히 가로 저으며 말한다.

“우리 대장 동지께서는 빨치산에서리 잔뼈가 굵어서리 강골입네다.

그러니끼니 염려놓시라요”

“이번 전투에서 그러니끼니 대덕 전투에서리, 크게 이기다가서리, 간나새끼들이 비겁하게스리 산불을 놓아서리 경찰 아새끼들을 다 잡은 거이 놓쳤다 이거메! 그래서리 그날 밤에서리 도산, 아니지비... 그러니까네 덕곡에서리 참패한 것이 대장 동지를 크게 자극한 것이지비! 대장동지를 참담하게 했씀메! 그리고서리 죽었다가 살아난 경찰 나부랑이 새끼들이 오날 우리의 주둔지를 이 대둔산이를 불로써 공격을 하니까니 장군 동지께서리 일이 꼬이니까니 울화가 치밀어서리 성질을 못이겨서 기절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씀메!”

“참모 동지! 대장 동지는 언제 깨어날 것 같씀네까?”

“그걸 내래 어찌 알겠씀메? 대장 동지께서리 날래 깨어나길 기다리기만 한다이”

“참모 동지! 여기는 경찰 아새끼들이 찾아 들어오지 않을 것 같씀네까?”

“동무는 등이 달고 있씀메?”

“대장 동지께서리 저렇게 위태로우시니 걱정이 되어 하는 소리입네다.”

“죽어버린 그 4지대장 동무가 대장 동지의 명령 따라 땅굴을 제대로 팠으면 걱정이 별로 될게 없을 것이지비! 그렇지 않으면서리 여기가 우리의 무덤이 될 수도 있다고 보아야 하겠지비! 안그렇씀메?”

“그러니까네 주어진 기회와 시간에서리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하겠씀네다!”

“거럼! 유비무환이 아니겠씀메?”

“경찰 아새끼들이 땅굴 입구를 찾으면 어쩌야 되는 겁네까?”

“재수 없는 소리 하지맙세!”

“만일의 사태를.... 그러니까네... 대비하여서리 준비를 해 두는 거이 좋지 않겠씀네까?”

“땅굴 입구를 경찰 간나새끼들이 찾는다 그럼 어쩌겠나? 이거메?”

“염려 걱정 붙드러 두기오! 우리 빨치산 동무들은 꿀굴이 아님메!

눈깔이가 시퍼래서리 지키고 있다이!”

“경찰 간나새끼들이 땅굴에다 불을 때면 어찌 되는 것임네까?”

“동무! 동무는 어째서리 재수 옴붙는 소리를 골라가면서리 하고 있지비?”

“참모 동지! 그거이 아니라요! 지는 매사 불여 튼튼히 하는 게 우리 빨치산 부대를 위하는 길이라 생각하고서리 말씀을 드리는겁네다. 참모 동지께 지가 기분을 상하게 한거이 용서하시라요!”

“딴 걱정말고 있으면 된다이!”

“땅굴 속으로 연기는 들어오지 않게 되어 있으므 좋겠씀네다.”

“부관 동무가 연기가 들어오면서리 책임지고 막어야 한다이!”

“알갔씀네다!”

“동무는 땅굴이 입구를 잘지켜야 한다이!”

“넷! 참모 동지!”

 

다시 아침 해가 대둔산에도 떠올랐다.

전투경찰들은 지난밤의 승리감에 젖은 채 도산 사람들이 해 온 주먹밥을 맛있게 기분 좋게 먹었다.

중대장은 소대장들을 집합시킨다. 그리고 작전명령을 하달한다.

“땅굴 같이 생긴 곳은 모두 대검으로 쑤셔 보고 바위의 틈새도 살필 것이며 굴이라고 생각되는 곳은 대둔산 남쪽에 가서 솔가지를 꺾어다가 불을 때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각소대에서 1개분대씩 뽑아서 대둔산 고지마다 보초를 세워 사주 경계와 빨치산의 동태를 감시토록 하십시오! 이상입니다! 건의 사항이 있으면 건의를 해 주십시오!”

“알았습니다.”

“건의할게 없으시면 작전을 신속히 수행하십시오!”

“넷!”

전투경찰들은 빨치산 주둔지를 이를 잡듯 수색한다.

 

점심 때

전라도 소대장이 중대장에게 서둘러 다가온다.

그는 웃음을 너무 많이 담은 얼굴로 중대장에게 보고를 한다.

“중대장님 우리가 새끼들의 아지트를 찾았지라!”

“그래요!”

“저쪽에 사태가 난곳 보이지라? 거기에 땅굴이 있당께요! 그곳에 가 보면 알지라!”

“수고하였소! 가 보십시다.”

“중대장님이 대둔산을 불로 태우지 않았으면 감쪽같아 찾을 수 없게 맨드러진 곳이지라! 빨치산 쌔끼들 여시 같당께로!”

“전라도 소대가 제일 큰 공을 세웠다 아닙니꺼? 소대장님의 치밀함이 진가를 보이셨다는걸 인정하는기라예!”

“그땀시로 너무 칭찬 받는거 힘드네요 잉!”

“상부에 보고를 하여 포상토록 하겠습니더.”

“그만하시쇼! 얼굴 붉어징께!”

“소대원들에게 솔나무 가지를 꺾어오라 하이소!”

“넷!”

 

전라도 소대장은 소대원들에게 지시한다. 소대원들은 불에 타다 남은 솔가지를 부지런히 꺾는다. 그리고 한아름씩 옆구리에 낀다.

그리고 사태가 난곳으로 씩씩대며 모여든다.

그들은 이마를 팔등으로 훔친다.

그들의 팔등은 대번에 검정물이 들어버린다. 그들의 이마와 얼굴은 팔등이 닿은 곳마다 뽀얀하게 들어난다. 그들의 얼굴의 본색은 빨갱이가 아니라고 흰둥이라고 힘있게 말을 하고 있다.

전라도 소대장은 중대장을 땅굴 입구로 안내한다.

땅굴은 산 사태가 난 곳으로 들어가서 뒤로 돌아서서 보아야 굴 입구가 보이게 만들어졌다. 산사태가 난 곳은 많은 나무와 나뭇잎이 불에 타서 재가 수북하게 쌓여 있다.

중대장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골몰에 빠져든다.

“중대.....”

전라도 소대장은 중대장의 얼굴을 보고는 입을 다문다.

‘중대장은 생각이 많은 사람이지라! 그러니까 역대 전투 경찰대들이 작전에 써보지도 못한 전술, 태고적 부터 내려온.... 누구나 가지고 있는 전술을 무기를.... 누가 보아도 신기할 게 없는 평범속에서 비범을 만들어 내는 머리가 있지라.... 겅께 생각하는 사람을 생각 안하면사람이 따라갈 수가 없당께.... 계급만 높으면 뭣하는거셔.... 아무 소용 없는거셔 잉! 나가 누구여! 나도 남보다 앞서각꼬 싸워서 이길라면 이제 부터 생각을 허야 쓰겄지라! 맴이는 먹었을 때 실행하는거지!...’

“놈들의 아지트는 글자 그대로 허허실실 되게 위장을 했고마!”

“그렇당께! 빨갱이 짜식들은 사람이를 아주 잘 속인당께!”

“땅굴을 공격하려면 보자! 그러니까네! 산 사태난 곳을.... 한쪽을 아궁지처럼 맹글어서 불을 때는기라.... 연기를 피워서...... 굴속으로 보낸다..... 그렇카믄..... 너구리를 잡지 못하면 오소리를 잡는기고.....

빨치산들의 땅굴이 어느 곳으로 구멍이 나서 있고..... 그러니까네 빨치산의 도주로도 비상 땅굴도 알 수 있다 아니가......

전라 소대장님예! 이곳에 이렇게 크게 아궁이를 맹그는기요!

그러면 좋은 수가 생기니 아궁지를 빨리 맹그러 주이소!”

중대장은 혼잣말 하듯이 중얼거리다 소대장에게 명령한다.

그리고 그는 산등성이에 있는 중대 본부로 올라간다.

소대장은 소대원에게 신속히 명령을 한다. 소대원들은 소대장이 시키는 대로 복종한 결과 계속 좋은 아이디어로 입증이 되자 휘파람을 불면서 소대원 전부가 달겨들어 야전삽으로 아궁이를 만들고 굴뚝을 크게 만든다. 그리고 주위에서 작은 바위 덩어리를 계속 날아온다. 아궁이는 착착 만들어지고 있다.

“중대장님! 나가 도무지 중대장님의 머리 쓰는 걸 모르갔시요 잉!

어찌 고록콤 머리가 좋당가 잉? 나가 놀래버렸지라! 이제 빨치산들은 똥을 팍 싸고 말 것지라? 안그렇소 잉? 나가 놀래버렸당께!

참말로 제갈량이가 와도 우리 중대장 부용삼 순경 중대장헌테 한 수 배워야 쓰갔어! 그렇지라?”

전라도 소대장은 소대 참모에게 침이 마르게 기분이 좋아서 지껄여 댄다.

“그렇지라! 쫄병은 대장을 잘 만나야 하는거셔! 그래야 덜 고생하는 것잉께! 그라구라 초상나는 일이 안생기는 거랑께!”

“그랑께 머리는 타고나는거셔.....그랑께 머리는 자꾸 써 봐야 좋고 나슨 것을 안다고 하지라?”

“그렇다지라! 남이 일러주는 것만 날름 날름 암기만 하면은 머리가 못쓰게 되는거라고!”

“누가 머리 쓰기 싫어서 안쓰남 잉? 타고나는 걸 그렇게 타고나니께 그렇지라!”

“그건 그려라! 그랑께 머리를 쓰고 잡퍼도 안됭께 그렇지라!”

 

“소대장님! 아궁지 다 맹그렀시요.”

3분대장이 뛰어와 보고를 한다.

“아궁지에 싸개 싸개 솔가지를 쌓아 놓고 불을 짚이시쇼”

“네”

전라도 소대는 탄광 갱도 입구만 하게 만든 아궁이에다 불을 때기 시작한다.

솔가지는 직직 소리를 내면서 불이 붙었다. 그리고 꺼졌다 붙었다 하느라 옹기굽는 곳이 되었다고 연기를 내 뿜기 시작한다. 점점 연기는 굴속으로 들어간다. 시간이 흐를 수록 땅굴은 연기를 빨아들이기 시작한다.

전라 소대는 연기가 굴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하자 신바람이 났다.

그들은 불때는 일을 부지런히 한다.

소대원들은 총을 들고 사주 경계를 철저히 한다.

중대장은 땅굴에 불을 지피는 것을 멀리서 바라보다 땅굴로 다가간다.

“우리의 작전은 상당히 원시적인기라......

그러나 현대의 신무기도 따를 수 없는 원시적 병기라고.....

현대전도 불로 싸우는 불싸움잉기라.....

불로 안되면 물로써 싸우는 기제......

우리 전투 경찰대가 이제는 싸움을 할 줄 아는 경찰이 되었고마......

맨날 빨치산에게 똥줄이 빠지게 도망 댕기다 늦게 이기는 자가 된기라.....

아직 시기상조이지만 누가 뭐라카노.....

삼페인을 터트리는기제..... 어느 놈이 웃은들 이제 어짤긴대.....

내사마 이제 명실 상부한 대둔산 토벌이 대장이 된기라.....

대장 한번 해 보고 죽을라캤는데.....

별이 네 개 붙는 대장이는 몬 해보고 중대장으로 대장 기분을 내는 고마.....

중대원들이 내를 알아주니까니 기분이 묘한기라......

빨치산이 소굴을 완전 소탕하면 우리 경찰사에 전무후무한 순경 토벌 대장이 기록으로 남는 게 아니가.....

이 경력으로 국회에 진출이 하능기라....

고향부산에서 출마하여 정치인이 된다...... 생각이만 해도.......

내사마 20대에 국회의원이라......내를 보는 사람이 놀래겠네.....’

그는 땅굴 입구에 이르러 땅굴 아궁이를 살펴본다.

그리고 산등성이와 그 일대를 살펴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는 명령한다.

“연기가 나오는 곳을 살피고 그라꼬 연기가 나올 만한 곳을 경계하라꼬 빨리 이르시오!”

중대장의 명령받은 중대 직활대원들은 ‘전달! 전달!’ 하며 외친다.

중대장의 명령은 대둔산을 순식간에 덮어 버린다.

중대장은 계속 불을 때라고, 연기 많이 나는 나무를 아궁이에 몰아넣으라고 당부를 한다.

“그라꼬 중대본부 요원들도 솔나무를 찍어 나르시이소! 불을 계속 때문 빨치산들은 손들고 나오게 되어 있는 기라예! 제깐 놈들이 연기를 이길 장사가 세상에 어디 있노?”

 

불을 때기 시작한지 30분이 지났다. 알성고지 중턱으로 연기가 나오기 시작한다. 연기가 오르는 지점은 남쪽 지점이다.

경상도 소대가 소탕 작전을 전개하고 있는 곳이다.

“보이소! 소대장님 보이소! 이곳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있는기라!

소대장은 입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조용히 하란다.

“소대장님예! 괜찮씀니더!”

소대장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을 하지 않고 오른손을 입으로 가져가 손가락으로 입을 막으며 조용히 하란다.

“소대장님요! 우리가 불때고 있는거 빨치산들도 다 아는기라예!”

“와 말을 안듣고 그라나! 이 문둥이 자슥 팍 때려 죽일라코마!”

급기야 소대장은 소리를 버럭 지른다. 그리고 욕을 한다.

“별 문둥이 자슥 다 보겠꾸마! 잘 나왔다 고마! 에미애비 속 안 썩이고 잘나왔다. 이 문둥이 자슥!”

소리치던 소대원은 머슥한 얼굴을 만들어 가지고 연기나는 곳을 흘긴다. 그리고 중얼거린다.

‘에고 자슥아! 소대장 된게 큰 출세를 한 거구마! 치워라 짜슥아!

소대원의 기분도 못맞추는게 뭘 한다꼬?.....’

소대장은 1분대 병력으로 연기 나오는 곳을 지키게 한다. 그리고 나머지 소대원들은 계속 사주 경계를 철저히 하라고 명령한다.

 

대둔산 서쪽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고 충청도 소대로부터 긴급 보고가 들어왔다.

‘그라믄 빨치산들이 땅굴을 동서남북으로 사통오달되게 뚫어 놓았다는 것인기라! 가만이 있어보래!

땅굴이 밑으로 뚫었다카믄.....보자, 보자.....

땅굴 중간에서 굴을 막아서 연기가 못 들어오게 하믄 연기로 공격하는 것도 소용이 없는기라.... 우짜꼬....

땅굴 속에 휘발류를 쏟아 붓고 불을 지른다 카믄 확실하게 빨치산이를 몽조리 학실이 잡는다 아니가.....우째 내 머리가 더디게...... 휘발류 사올 형편도 안되는디 쓸데없는 생각이를......

좌우간 기다리능기라! 너희들도 머리 깨나 굴리는 놈이 있는가 본데 전체주의자 밑에서는 머리가 획일적으로 돌아간다케라! 전체주의 일당독재 밑에서는 누가 머리를 굴리겠노? 굴려봤자 머리만 아픈기라.....

독재정치 하는 놈 밑에는 아부하는 놈만 있능기라.....

아부하는 놈만 살아남고 출세영달이를 하능기라.....

그러니까네 너희 공산 독재의 시달림이나 임금 밑에서는 연구하는 머리가 나올 수가 없능기라. 그러니까네 너희들의 머리라 하는 것은 뻔한기라.....니 혼자 살기 급급한기라..... 내 생각이 맞제.....

민주주의가 너희 보기는 어수룩한거 같으나 자유 경쟁 사회라 그말 아니가! 그러니까네 너희들 빨치산의 머리는 무덤만 열심히 파는거 아니가? 내 말 틀리가?

니는 모를끼고마! 안있나!

왜놈들! 제국주의 군국주의 한다는 왜구 안있나!

민주주의 하는 미국이와 붙어서 원자탄 맛 두방 안묵었나! 대번에 항복을 하고 망기를 너 빨치산 공산당 모르능가베?

이 머저리 자슥아 날래 나오능기라! 그라믕 너는 살 가능성이 있지만서두 깊은데 있어 봐라! 니는 국물도 없다케라! 민주주의는 하나님 믿는 자들이 하는 것이다. 니 하나님 없다고 그래봐야 니 없다고 없능기가?

에라 이 짜슥아! 땅굴 속에 두더지처럼 있어 봐라! 안있나! 휘발유 들어붓고 불 지르면 땅귀신 된다.

니 아나?

땅굴 파고 들어 앉았다고 뽐내지 말그라!

오늘로서 니들은 대둔산에서 땅굴 귀신이 되등가 아니면 손들고 나와서 햇빛보고 살등가 니들 맘대로 하능기라! 내사마 니들 공산당에게 선택의 기회를 준기라!’

부용삼 중대장은 불때는 곳을 바라보며 땅굴 속에서 연기에 시달리고 괴로워하는 빨치산에게 빨리 나오라고 느긋하게 자신 있는 말을 스스로에게 한다.

그리나 그는 턱을 불거지게 만들고 있다.

‘빨치산들이 불때는 이곳으로는 못나오고 동, 서, 남중 한곳으로 나올끼고마! 내 중대본부로 가야제..... 한시간 가까이 되었는데 어찌된기고..... 공산당은 독종이라카더니 사실인갑다!’

중대장은 다시 중대 본부로 걸어간다.

그는 중대본부가 위치한 산등성이 위로 올라가고 있다.

그의 발걸음은 초조한 게 잔뜩 묻어 매달렸다.

그는 산등성이를 올라가느라 자연스레 먼 하늘을 건너다 본다.

하늘은 높고 푸르기만 하다. 그는 하늘의 맑음에 빨려든다.

 

‘하늘은 맑고 깨끗하다오....

누가 저렇게 아름답게 만들었나요....

내가 믿는 하나님이시라오......

이 땅도 내 주 하나님이 만드셨다오.....

이 땅도 아름다운 강산이라오.....

사람들도 아름답게 만드셨다오......

그러나 사람들 끄대갔다오...

하나님 품을 떠나 끄대갔다오.....

더러웁게 미웁게만 살라고 끄대갔다오......

권세 물에 우상 물에 더러운 귀신 물에 풍덩 했다오.........

잔뜩 배인 못쓸 물에 이성이 씻겼다오 ....

부모 형제 몰라보고......

동포도 몰라보고....

못 죽여 환장하니 망국병이 들었다오.......’

 

그는 언젠가 읽어 두었던 시를 떠올려 읊어본다.

그리고 사람들의 소리, 중대원들의 말들을 새김질 해 본다.

이런 죽음의 바람이 어디서 오는가?

그 원인이 무엇인가?

옛날에 이 세상이 물로 심판을 당할 때 그래서 모두 망해 버렸을 적에 사람들은 장가가고 시집을 갔다고 하였는데......

그게 무슨 죄가 되었겠는가? 장가를 가고 시집을 가는 게 죄가 될 수 있겠는가?

하나님이 그렇게 만드신 섭리인 것을 .....

그렇다면 무엇이란 말인가?

장가를 가되 비도덕적이요

시집을 가되 비윤리적이요

시집을 가되 자꾸 가는 것이며

장가를 가되 계속 가는 것이요

남자가 남자에게 장가를 가고 시집을 가고

여자가 여자에게 시집을 가고 장가를 가고

그것도 모자라서 여자가 개에게 시집을 가고 남자가 짐승에게 장가를 가는 거라니깐......

오늘날도 그런 짓을 한다구.....

그렇게 하라고 우리 나라 방송국이 부채질을 계속 해대고 있으니.......

방송국의 연속극이 짐승과 여자가 연애하는 것을 방송하니 이게 망족병(민족이 망하는 병)이요 망국병이지.....

그러니깐 이런 죽음의 심판, 민족적인 심판이 있는것여

축첩을 여럿 하라는 잡문을 쓰고 신문에 연재하고 ......

사생활이 문란한 것을 이야깃거리로 유행시키는 음란 낙서 장사하는 음란 낙서쟁이들이 청소년의 장래를 망치고 있어유.....

청소년이 병들면 나라가 민족이 망하는 것이여유......

성도덕을 성윤리를 문란시키는 작가 아닌 음란 낙서쟁이들이 사람들을 소녀 소년들을 죽이고 있당께.....

가치관을 혼돈케 하고 있당께로.....

방송국에 성도착증 PD가 있당께....

정신병자가 있응께 방송 못보게 조심혀는게 좋은 거지라!

그것들이 음란조장쟁이 PD 년놈들이제.....

신성한 가정을 파탄케 하는 짓을 하능기라.....

큰일이라.....

사람이 짐승하고 연애하는 방송을 하는 것들 때문에 큰일인기라......

내사마 민가에 떨어지는 폭탄이 방송국을 팍 조졌스면 한다만서도.......

폭탄으로 방송국을 콱 부숴 버렸으면 원이 없는기라......

세상에 방송이나 신문을 낼게 없어서 여러 여자와 놀아나고......

여러 남자와 놀아나는 것을 자랑으로 영광으로 알게 하는 방송을 내다니.....

그런 넋 떨어진 놈이 한국 땅에 산다니....

그랑께 이렇게 사람 죽는 난리가 나는거셔.......

고런 놈들만 죽어야 쓰갔는디.....

우째 고것이 잘 안된당께.....

고록큼 무식한 것들 처음 보겄지라....

고런 것들이 초등학교는 졸업이나 했능가? 모르겄지라......

어메! 고런 것들이 초등핵교를 나왔겄시야?

고것들은 유치원을 안 다녀서 그래야!

그랑께로 고런 것들이 고런 것들의 낙서를 받아서 음란쟁이 노릇을 하지라 그리고 뭣이냐......

작것들이 제 새끼의 영혼도 죽이고 남의 새끼 영혼도 죽이고 있당께로.....

머시냐?..... 고록큼 생긴 것들이 음란쟁이들이 작가래야! 극작가래야! 고록끔 무식한 것들이지라!......

성도착증 중환자랑께......

폭탄은 그런데 쓰는기라......

총알이는 눈깔이가 삐였는가베 안그렇나?

무슨 말인고 하믄 말이지. 음란을 조장하는 글을 쓰는 놈들을 찾아다니지 멀쩡한 도덕적인 사람이는 우째 죽이능가 말이다.

마누라 바꿈질하며 놀자는 소리 쓰는 음란 물을 맹그는 놈을 총알이가 알아보고 죽여 뿌려야 하능기라 그라야제.....

그렇지 않으면 민족이 망하는 망족병에 걸린다카니.....

보소야! 니는 보고 안들었나?

서방은 기집에게, 기집은 서방에게, 새끼는 에미에게, 에미는 새끼에게 거짓말 하는 것을 방송에서 교육을 한다 말이다. 이래가꼬 우리 아이들보고 정직하게 살라꼬 가르친 게 무엇이 될끼고.....

내 말이는 거짓말하는 것을 코믹하게 스리슬쩍 넘기고 안있나?

거짓말시키는 것을 미화를 시킨다 아니가?

그러니까내 거짓 방송의 공해가 심각하다 아니가?

우리 한국 사회를 거짓말만 하는 사회로 맹그는기라!

그게 제 정신이 있는 놈이 방송하는기가?

사장이란 것들이 눈깔이가 삔기라!

돈만 버능데 혈안이 됭기라!

악마구리 새끼들잉기라!

그러니까내 사람들이 거짓 속에서, 거짓말 속에서 서로 속이는 짓을 가정에서부터 하고 있다 아니가? 그러니까네 물건을 사고 파는 것도 거짓말이요, 시집을 가는 것도 거짓말이 양념이 되어야 간다고 안 카나? 내사마 애국자는 아니지만 서도 큰일이 난기라!

이걸 우짜면 좋노?’

“그나저나 내는 오늘 빨치산이가 빨랑 나와 뿌리면 좋겠다고마! 안그렇나?”

중대장은 우수사리를 떨치느라 같이 걷는 중대 선임 순경에게 자신에 찬 소리로 말한다.

“그렇지예! 오늘은 빨치산이가 손들고 나올끼고마!”

“니도 그래 생각하나?”

“내도 그렇다. 지들이 항복 안하고 베길 재주 있갔나?

“빨치산이는 독안에 든 쥐잉기라!”

“그라믕 독이 안 깨지게 조심들 하라 이르라!”

“알았다! 니 각 소대에 명령을 하그라!”

 

선임 순경은 무전병에게 무전을 치게한다. 그리고 전달 대원에게 전달을 외치게 한다.

대둔산은 다시 전달 소리로 메아리친다.

중대장은 중대본부로 올라갔다. 중대 직할 대원들은 사주 경계를 하다가 중대장을 맞는다.

바로 그때다.

“중대장님! 대둔산 서쪽에서 빨치산 1명이 손들고 나왔답니다.”

“그래! 나오는 대로 실수 없이 포박하라고 이르시오!”

“네!”

“남쪽에서도 1명 손들고 나왔답니다!”

“좋아! 포승으로 꽁꽁 묶으라 하시오!”

“동쪽에서도 연기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동쪽 연기 발견한 곳은 누가 있는기가?”

“중대 직할 대원이 발견했습니다!”

“선임 순경이 연기 난 곳으로 빨리 가시오!”

“빨치산에게 인정을 두면 아니됩니다!”

“명심하겠습니다.”

“직할 소대원 3개 분대를 지휘하시오!”

“넷!”

“빨랑가시오!”

선임 순경은 본부 중대에 있는 1개분대를 데리고 뛰어간다.

“사주 경계를 철저히 하시오!”

중대장은 선임 순경의 뒤에다 크게 소리친다.

중대장은 마음이 들뜨는 것을 진정하느라 아랫입술을 툭 튀어나오게 깨물고 있다.

“중대장님 남쪽에서 3명이 투항했답니다.”

“좋았어! 포승으로 잘 묶으라 그러쇼!”

“알았습니다!”

“전라 소대에서 2개분대를 동쪽의 본부 중대로 배속하라고 그래요!”

“넷!”

“중대장님 보고합니다! 동쪽에서 2명이 투항했답니다!”

“인정 사정 볼 것 없이 단단히 결박하라고 하시오!”

“넷”

“남쪽에서 계속 투항하고 있답니다.”

“그래? 좋아! 포승으로 잘 묶으라 이르시오!”

“중대장님! 방금 서쪽에서도 10명이 투항했답니다.”

“사주 경계를 철저히 하라 이르시오!”

“넷”

“보고합니다! 동쪽에서도 15명이 투항했답니다!”

“좋아! 좋아! 승리는 우리 것이다!”

중대장은 기쁨의 소리를 내지른다.

“그라모 빨리 나오라! 연기가 나오는 곳은 빨치산이가 출구를 열고 나오느라 나오는 연기이고마!”

중대장은 중얼거린다.

“중대장님! 제대루 보셨능기요!”

“중대장님! 동쪽에서 계속 투항하고 있답니더!”

“단단히 잘 묶으라 하이소!”

“넷!”

“계속 소나무 불을 열심히 때라 이르소!”

“넷”

“보고합니다! 서쪽에서도 계속 나오고 있답니다!”

“좋았어! 이런 맛에 전투하능기라!”

중대장은 무릎을 탁치며 환호한다.

그는 무릎을 꿇는다. 그리고 고개를 숙인다. 그는 철모를 쓰고 있다. 두손을 모아 쥔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내를 환난에서 구원하시고 승리케 하시니 감사합니더! 아버지! 하나님!

남은 전투도 잘 마무리 하게 하여 주시소! 그라꼬예 전대원 무사하게 하여 주이소서! 내주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더 아멘!”

중대원들은 중대장이 소리내어 기도하는 소리를 듣는다.

중대원들은 중대장이 기도를 다 마칠 때까지 사주 경계를 하면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 그리고 듣는다.

중대장은 무릎꿇은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무릎에 묻은 흙을 털어낸다.

“중대장님예! 중대장님은 뉘기한테 기도하셨능기요?”

“안 들었나? 내는 하나님께 기도했다.”

“엊그제 덕곡에서는 돌로 맹근 부처 앞에서 기도를 했다 아닙니꺼?”

“그 때는 내 신앙이 세상과 타협하능게 있어서 그런기고 지금은 내 신앙이 영 다르다!”

“내는 왔다리 갔다리 하는 지조도 없는 사람인줄 알았능기라!”

“시끄럽다 고마! 내는 하나님의 보호로 살고 있다!”

“싸워 이기니끼니 사람이 팍 달라징기고마!”

“오야! 사람의 신앙은 밤사이에 팍 달라져뿌리능기라! 니들도 회개하고 예수믿으라!”

중대장님처럼 믿으라 그말입니까?”

“니들은 내 보다 잘 믿으라! 그라모 예수님이 니들의 가정에 복을 주시는기라! 알았나? 알았으면 됐다고마!”

“중대장님예!...”

“시간 없다! 무전병! 우찌 되었나 날래 물어보라!”

“넷! 남쪽에서 55명 잡았고, 동쪽에서 47명 잡았고, 서쪽에서 72명 잡았으며 단단히 묶어 놓고 있능기라예!”

“단단히 지키라 하이소!”

“넷!”

“보고합니다! 대둔산으로 트럭이 20대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래!”

중대장은 대번에 기쁜 얼굴이 되었다.

그의 표정은 무거운 짐을 벗어 놓은 것 같은 휴유한 모습이다.

“자세히 살피고 다시 보고 하라 이르시오!”

“넷!”

그는 무전병에게 명령한 후 크게 심호흡을 한다.

‘멋도 모르고 중대장 한 번 할끼라고 나섰다가 씨껍했다!

이렇게 맴이 무거울 줄은 몰랐고마! 많은 사람이의 목숨을 책임진다는 일은 못할끼고마! 내사마! 정신이 어찌 되는지.... 빨치산에게 대원 하나라도 다칠까봐 내 마음 졸인기를 누가 알끼가?

학실히 자란기는 날로 예수님을 학실하게 믿을 수 밖에 없도록 해서 믿음이가 많이 자랐꼬마! 두 번이는 못하는기라! 높은 사람들 빨랑들 오시소그마!’

“중대장님예! 경찰국에서 응원병이 도착 했답니더! 뭐라고 지시를 할낍니까?”

“안내할 대원을 내려 보낸다고 기다리라! 그리하이소!”

“알았습니다!”

“5명을 차출하여 보내이소!”

중대장은 전라도 소대에게 명령한다.

전라도 소대장은 중대장의 지시에 복종한다.

“중대장님! 보고합니더! 남쪽에서 9명을 추가로 항복 받았답니더!”

“그래! 단단히 포승으로 묶으라 이르시오!”

“넷!”

“보이소! 전라도 소대! 내는 순시를 할꺼니까네 그리 아이소!

계속 경계를 철저히 하고 불을 계속 때이소! 이곳에 와서 보초를 스라카이소!”

“넷!”

중대장은 전라도 소대에게 당부를 한다.

그리고 중대장은 중대 본부 대원들을 데리고 남쪽에서 작전하고 있는 경상 소대를 향해 사방을 살피면서 다이아몬드 대형으로 행군한다.

중대장은 경상도 소대의 작전 지역에 이르렀다.

“충성!”

경상 소대원은 중대장을 알아보고 경례를 한다.

“수고하시오! 내를 소대장에게 안내하시오!”

“넷”

소대원은 앞서서 중대장을 안내한다.

중대장은 경상 소대의 작전 지역을 두루 살펴본다.

그는 연기가 오르고 있는 곳을 발견한다.

‘저곳이 놈들의 아지트 땅굴이고마! 빨치산은 빨치산이야! 우째 땅속에서 생활을 할끼가? 용태이! 연기가 저렇게 나오는데두 잘두 버팅기고 있고마!’

중대장은 생각을 굴리다 빨치산 공비를 잡아서 묶어 놓은 곳을 바라본다.

급경사를 면한 골짜기에 다섯명씩 5열 종대로 무릎 꿇려 놓았다.

그리고 포로 후미에서 5명이 20m 거리를 두고 카빈총을 들고 M1소총을 들고 지키고 있다. 그리고 후미 우측에서 5명이 감시하고 있다. 그리고 후미 좌측에서도 5명이 감시하고 있다. 우측 중간 지점에서도 20m정도의 거리를 두고 5명이 감시하고 있다.

포로들은 모두 머리를 숙이고 있다.

그리고 두팔을 뒤로 하고 있다.

중대장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잘들 하누만! 그래야제! 내 맘이 확 풀리는기라!’

소대장은 굴을 내려다 보고 있다.

그는 소대원의 귀뜸을 받는다. 그는 고개를 돌려본다.

그리고 몸을 돌려 인사를 한다.

“중대장님 오시능기오!”

“수고 많소!”

중대장과 소대장은 악수를 한다.

그들은 서로의 등을 다독거린다.

“니, 욕봤다!”

“이놈의 자슥! 니 중대장하느라 고생 많았제? 누가 니 속을 알끼가!

내 소대장 해보니까네! 니 욕본거 다 안다! 니 아녔쓰믄 어찌 오늘이 있을끼가? 하늘이 도운기라! 전투경찰 더 죽지 말라꼬 하늘이 니를 중대장 시켰꼬마! 니 아녔스므 언제 토벌이 끝났겠노? 이 문둥이 자슥 고맙다! 참 고맙다!”

“그런 소리 말그라! 내가 한게 뭣 있노? 우리 대원 모두 무사한 것은 하나님이 살리셨다. 그라꼬 니가 소대원 장악을 잘한기라! 니가 잘해서 우리가 이긴기라!”

“니 참 그런 작전을 한기 휼륭하다! 이누무 자슥 고맙대이!”

“내한게 뭐꼬? 경상 소대원 모두가 잘한기다!”

“그라모 더 잘 감시하고 실수 없도록 단단히 하그라! 내 서쪽 진지에도 가봐야 쓰겠다!”

“그래라! 이 문둥이 자슥 참 고맙대이! 빨랑갔다 오그라!”

“욕 많이 보그라! 내 후딱 갔다 올란다.”

“여기는 맘 놓크라! 잘 갔다 오그라!”

그들은 손을 잡고 흔들다 겨우 잡은 손을 놓는다.

그리고 마주 섰다. 중대장은 어렵게 발걸음을 돌리고 서쪽으로 가기 위해 다시 오던 길을 돌이켜 능선을 타고 올라간다.

“중대장님예!”

“말 하시소!”

“중대장님예! 경상 소대 소대장님과는 아주 친한 친구 사잉기요?”

“내도 부산이고 경상 소대 소대장도 부산잉기라! 그라꼬 남부산 중학의 동기동창잉기라! 그락꼬 서서울 대학도 동창잉기라! 이번 학도병으로 전투경찰에도 똑같이 입대를 한기라! 그라니까네 날로 좋아하능기라요”

“그러니까네 그리 좋아하능게 다르다 했심더!”

“경상 소대에는 부산 사람이 많응기라! 그래 내를 인간적으로 좋아하능기 형제 같이 지낸답니더!”

“우리 경상도 사람들은 형제 같이 유대감이 많은 기라예”

“경상도 사람은 그게 빠지모 헛일이라! 사람 노릇을 몬하는기라고마! 그게 의리라!”

“맞씀니더! 우리 경상도는 의리로 산다 아닙니꺼?”

“사람이는, 남자는 의리를 알아야 하는기고 또 남에게 신세를 졌다, 은혜를 입었다 카몬 배은망덕을 않는게 사람잉기다! 어떤 사람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사람도 있능기라!”

“옳씀니더! 은혜를 입었으면 은혜를 잊지 않고 고마워하는 맘으로 사는 게 그게 사람이라요!”

“은혜를 입고도 오히려 그 사람을, 은혜를 베풀어 내를 도와주고 내를 구해준 사람이를 흔단하고 헐뜯고 하는 사람도 우리 동네는 다행이 없지만서도 저쪽 동네에는 그런 사람이 뜨믄 뜨믄 있는기라! 그래서 경상도는 좋다고 하는기라! 안그런기요?”

“중대장님! 은혜를 아는 사람이를 사람들은 좋아하능기라예!”

“그렇다마다 아닝기요! 사람은 의리 있는 사람이를 좋아하고 사귀려고 하능기라!”

“의리가 없는 사람들은 먹을 것 없으면 배신한다 이겁니더! 계속 이익이 생기면 그걸 빨아먹을 때까지는 친구인 체 하다가는 빨을게 없어지면 살모사 된다 그겁니더!”

“지금 우리가 이렇게 원치 않는 전쟁을 하는 것도 은혜를 모르고 눈앞에 이익 때문에 하는기라요! 의리가 없는 놈들의 배신 때문에 나라가 망할 지경에 이르는 참담한 전쟁이를 하는기라!

우리나라 독립 운동하던 사람들이 의리로 똘똘 뭉쳤으면 나라꼴이 이렇게 두동강이가 안났을기라!

눈 앞에 이익 먹을 것 곧 정권욕 때문에 독립 지사끼리 죽이고 죽는..... 그리고 쏘련에 붙고 미국에 붙고한 것이 이데올로기 때문도 아니고 권세 영달 때문이다 그 말이라.......

이데오르기네, 사상이네, 민주주의네, 공산주의네가 사치에 불과한 것인기라.

그속에는 민족을 위해서 공산주의 하는 것도 아니라 그말이라.......

그라꼬 민족을 위한 민주주의를 한다고 하는 것도 정권욕에서 출발했다 그말이라.....결과가 그말이라.....

민주주의를 국민을 위해서 한다믄 비 민주적인 방법으로 사사오입 개헌을 하여 지 혼자만 대통령을 한다는 게 껍데기만 민주주의를 쓴기고 속은 독재주의가 들었다 그말이라! 앙그러나?

공산주의를 한다고 김일성이가 하는 것도 민족을 위해서 한다능긴데 사실이 그렇다면 이렇게 한민족을 망하게 하는 천인공노할 민족의 비극을 일으키겠나?

우리는 현실을 단단히 알아야 한대이! 대학이를 다니는 아이들도 거기에 속아서 북한 공산당 곧 노동당의 말에 놀아나는 모자라는 아이들이 많이 있고마!

내는 대학이를 댕긴 나로써 챙피하게 생각한대이!

그러니까네 우리가 적의 실체를 바로 알아야 한다 이거라!”

“중대장님 그렇씁니더!”

그들은 도란거리며 서쪽으로 걸어간다.

그러나 직할 중대원들은 사주 경계를 하며 중대장을 호위하며 행군한다. 그들은 20분 정도 걸어서 충청 소대가 작전하는 대둔산 서쪽에 이르렀다.

중대장 일행을 맞이한 충청 소대원은 중대장 일행을 반기고 그들을 충청 소대장에게 안내한다.

“충성!”

충청 소대장은 중대장에게 인사를 한다.

“수고가 많씀니더!”

중대장은 인사를 한다.

“먼길을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그들은 손을 굳게 잡고 흔든다.

“거리는 가깝지만서도 시간은 제법 걸리는 거리라예!”

“그렇구먼유!”

“이따 충청 소대가 하산할 때는 그냥 내려가 수락으로 곧장 내려가 그 다음에 도산으로 내려가는게 좋을 것 같습니더!”

“저도 그런 생각을 해 봤는디 중대장님 생각도 나하구 똑 같네유!

그러나 중대장님이 시키는 대루 할꺼니께유! 중대장님이 명령만 내리셔유! 그러면 저희들 충청 소대는 빨치산 잡은 것들을 데리고 철수를 잘 할겅께유!”

“그러십니꺼? 고맙습니더! 우리 충청 소대는 중대를 위해서 헌신적으로 작전을 해온 것을 중대장 내는 잘 알고 있는기라!

우리 충청소대가 말없이 큰일을 하고 있는기라예!

참말로 충청도 양반 동네는 다르다카이! 경상도, 전라도 소대 보고 충청도 소대를 보라고 내 안그랬능기요! 충청 소대는 모범적인 소대라고 말입니더! 내는 충청 소대장을 팍 믿고 있는기라예!”

“우리 충청도 사람을 그렇게 생각을 하시니 참 좋구만유! 사실은 저희들도 충청 소대가 중대장님께 인상 깊게 보일려구 했지유! 그냥 되겄시유!”

“내는 개인적으로 그락고 중대장으로서도 우리 충청도 소대를 높이 평가 ·합니더!”

“중대장님은 작전도 어찌 그렇게 잘하시는지....놀랐네유!”

“충청 소대가 작전을 잘한기라예! 남은 시간도 작전을 잘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내는 바라능기라요! 한사람도 빨치산에게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학실하게 해 주시라요! 부탁입니더!”

“우리 중대와 충청 소대원들을 사랑해 주심에 경의를 소대장으로써 표하는 바이네유! 고마워유!”

“내캉 누굽니까? 중대장 아닙니꺼? 당연한 말인기라예! 단단히 하이소! 이따가 통지하는 대로 하십시더!”

“예.”

“소대장님예! 충청 소대가 빨치산을 제일 많이 잡았는데 그럴만한 작전이 있을 줄 압니더! 작전을 어떻게 해서 그런지 그 병법이 중대장으로서 궁금한기라예?”

“중대장님은 별걸 다 가지구 그러시네유! 작전이야 중대장님이 시키신 대루 하였구유! 손들고 나오는 대루 묶는 일만 했지유! 그랬는데두 겨우 72명 밖에 생포를 못해서 미안하구만유!”

“충청 소대장님과 충청 소대원들은 책임감이 강하신 분들이라고 내는 그리 생각이를 합니더!”

“죄송스럽습니다유!”

중대장은 빨치산 포로들을 살펴본다.

포로들을 일렬로 골짜기에, 골짜기 따라 무릎 꿇려 앉혀 놓았다.

그리고 하나씩 따로 따로 묶어서 두줄로 길다랗게 포로와 포로를 연결하여 묶었다. 그리고 포로들은 산아래를 향하여 일렬로 앉았다.

그러나 앉은 자세는 옆으로 앉았다. 그리고 포로들은 얼굴을 남쪽으로 향하여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리고 열사람씩 맡아서 감시하듯 산 아래로 포로들 따라 늘어 서 있다.

충청 소대원들은 포로들의 등뒤에서 감시를 하고 있다.

중대장과 중대 직할 대원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이보래! 충청도가 빨치산 포로들을 제대루 효율적으로 지키고 있대이! 무전병! 각소대에 지시하라요! 충청 소대처럼 포로들을 묶어서 감시하능기 효율적이라 말하이소!”

“넷!”

“빨리 그렇게 하이소!”

“넷!”

중대장은 중대원에게 말을 하고는 다시 소대장을 향해 미안스런 얼굴을 갖는다.

“충청 소대장님예! 내는 또 동쪽에 가서 작전하는 소대를 가봐야 할끼라예! 소대장님 욕보이소!”

중대장은 말을 하며 손을 내어 밀어 악수를 청한다.

“중대장님! 고맙습니다유!”

소대장은 중대장의 손을 잡고 흔든다. 그리고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한다.

중대장은 충청 소대를 방문하고 돌아간다.

“충청 소대 그게 아니대이! 동작이 느리다카더니.... 머리는 제대루 돌아가능기라! 그러니까 두번, 세번 헛걸음이 필요 없는기라....쓸데없는 동작은 몸만 피곤한기라......”

“맞습니더. 쓸데없는 동작이는 팔 다리만 피곤하게 하는깁니더!”

“그러니까네 머리를 써야 하는기라!”

“맞습니더! 중대장님 맹크루 머리를 빨랑 돌아가게 써야 하능기라예!”

“충청도가 늘보라고 흉만 볼 수도 없게 작전을 잘 하능고마!”

“어쩌다 그런 때도 있능기라예! 송아지 뒷걸음치다가 쥐도 잡을 때도 있능기지예!”

“우리 경상도도 형님요! 한번 봐주이소! 하는 동향 찾는 버릇은 고쳐야 머리 쓰는 발전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기라!”

“그러니까네! 요사이는 많이 고친기라예!”

“형님요! 성님요! 하는 소리 때문에 관공서에서도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기라! 실력이 있던 없던 형님요! 하는 소리 따라 검사도 되고 판사도 되능기라! 그 결과 정실 인사로 경상도만 검사 판사로, 그락고 정부 부처 과장, 국장이 되고 시장이 되는기 얼마나 많나 이말이라! 그 결과 국민들로 부터 사법부가, 검사부가 신뢰를 잃고 신망이 땅에 떨어진 것을 알아야 하능기라! 결국 경상도 것들이 나라를 물 말아 먹었다고 하는 원성을 듣능기라!”

“그라고보니 중대장님의 말씀이 일리가 있능기라! 내사마 그렇다치고 우리 경상도가 대대로 정권이를 잡고 정치를 하는기 순리라고 보능기라예! 타도 사람이는 안되능기라예! 그래도 안 있능기요? 경상도가 의리는 최고로 있다 그말이라예!

의리 없능기 정치를 하고 거짓말이를 잘하능기 정치를 하믄 사람이 사람을 불신하는 세상이 이나마도 안 되는기라예!”

“그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정치꾼을 표를 찍어서 보내는 사람들도 안타까운 현실이라!”

“우리나라 사람이는 공부를 많이 했다는 사람이도 투표도 몬하고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을 모르고....... 계속 지 혼자만 해 먹는다는 독재자를 계속 찍어주는 기라예......”

 

그들은 서쪽으로 갈 때와 달리 긴장이 풀린 모습으로 이야기를 하며 동쪽으로 걸어간다.

“중대장님! 지원부대가 지금 대둔산으로 올라오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 왔씀니더!”

무전병은 중대장에게 보고를 한다.

“그러면.... 사람의 일은 알 수 없능기라! 남쪽 경상도 소대에게 대둔산으로 올라오는 길을 철저히 경계하라고 이르시요!”

“넷!”

“그락고 동쪽 소대에도 사주 경계를 철저히 하라고 이르시오!”

“넷!”

중대장은 무전병에게 명령을 한후 표정이 시무룩해졌다.

‘힘은 들어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작전을 해 보는 것도 재미 있고 스릴이 있는 일인기라! 내가 졸지에 쫄병이 중대장 노릇을 한기는 우연잉기라! 쫄병도 능력이 있능기라! 쫄병이라고 대장보다 못하란 법도 없능기라! 그러니까네..... 지도자가 되어 나라를 이끌어 갈 사람이는 인재를 제대루 골라서 쓸 줄을 아는 안목이 있어야 되능기라! 학벌이 좋다하여, 학벌에 비례하여 능력이 있는기 아니고.....높은 자리에 있다고 하여 능력이 있고 통솔력이 있는 것도 아닝기라! 사람이를 지휘하여 전쟁이를 하능기는 남자로써 한 번쯤은 해볼 만한 일잉기라! 홀가분한 생각이 들면서 내몰리는 기분이 든다카이! 며칠간의 중대장 생활이 마치 권세자로써 권좌에 있다가 감투를 벗은 기분이라!’

동쪽에서 작전하던 선임 순경이 달려와 중대장을 맞는다.

중대장은 그를 끌어 안는다. 선임 순경도 중대장을 끌어 안는다.

“선임 순경! 욕 많이 보았소!”

“중대장님이 욕 많이 보셨씀니더!”

“적은 병력으로 많은 빨치산을 잡았으니 그 공을 높이 치하 하능기라예!”

“어데요? 중대장님의 명령대로 하여 땅굴 속에서 나오는기를 포승줄로 묶는 일만 한기라예”

“그라믄 우리 모두가 큰일을 한기로 치십시더!”

“고맙씀니더!”

“병력은 전원 무사들 합니까?”

“모두 말짱들 합니더!”

“선임 순경이 지휘 통솔을 잘한 결과입니더!”

“지가 뭘 했다꼬 그라십니까?”

“소대원 모두를 무사하게 한기 빨치산 몇 명을 더 잡은 것보다 나응기라!”

“감사합니더! 중대장님은 부하들을 사랑하능기 참 많씀니더!”

“그거이 상식인기라예! 내는 며칠도 안되는 중대장 노릇을 하지만 누구나 중대장이를 하는 사람이는 부하를 아끼능기 그게 첫째 자질이 아닝기요?”

“감사한기라예”

“감사할기 무엇 있다고 그랬쌌노!”

“많은기라예! 쫄병이 쫄병형편을 아능긴데 높은 사람이 중대장 해 보이소! 그라므 죽어나능기 쫄병인기라예! 그락꼬 높은 사람이는 으시대는기는 잘해도 부하를 아끼고 전투를 하능기는 별루인기라예!

중대장님이 아니었으면 오늘 이렇게 대둔산을 토벌하지도 못했을기라예! 사실입니더! 그락고예! 우리 쫄병들 많이 죽었을 기라예!”

“우리가 오늘 이렇게 승리한거이는 내가 믿는 예수님의 은총을 입어서 그리 쉽게 적을 이긴 것이오! 내가 신앙 생활이는 제대루 못했지만 주님이 우리들을 불쌍히 여겨서 이기게 해주신 것이라 그말이라예! 내가 머리가 좋아서 이긴 게 아니라요! 그락고 우리 중대원 모두가 전투를 일심으로 합심으로 한 결과잉기라!”

 

“중대장님! 경상 소대에서 보고가 왔씀니더! 지금 경상 소대 진지로 지원 경찰대가 도착했답니더!”

“알았대이!”

“중대장님! 우리가 이겼는데 무슨 지원대가 필요합네까?”

“그기는 우리가 토벌하느라 고생이를 했다고 임무를 교대하러 온 길기라!”

“우리가 빨치산이를 소탕하니까 우리의 공을 가로채려고 온 것일 기라요!”

“선임 순경은 그런일에 신경 쓸게 없다고! 하믄! 우리는 임무를 넘겨주고 교대하여 떠나가므 편한기라! 씰대없는 소리 말그라!”

“그래도.....”

“시끄럽다 고마! 포로를 잘 호송하고 임무 교대할 준비를 하그라!

내는 경상도 소대로 가서 새로 오는 중대장님을 만나러 가야한데이! 우리들은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는기라!”

“중대장님! 걱정 안해도 됩니더! 우리가 어린 아이 인기요!”

“알았다 고마! 내 갈란다!”

“충성!”

선임 순경은 중대장에게 잘가라고 인사를 한다.

“그래!”

중대장은 오른손을 들어 거수 경례를 받으며 걸어간다.

 

경상도 소대를 다시 찾은 중대장

그는 깨끗한 군복을 입은 경찰대가 두줄로 걸어 올라오는 모습을 내려다 보고 섰다.

‘이제 지원대가 올라오면 우리 중대는 지원대와 임무 교대를 하고, 벌곡으로 철수했다 다시 경찰 본대로 가서 거기서 다시 임무 부여를 받고....... 그리고 다시 빨치산 토벌을 하겠지.

빨치산이를 모두 소탕해야만이 우리 전투 경찰이 그런대로 휴식을 취하게 된다 이기라!...... 오늘 어둡기 전에 임무 교대를 하게 된거이 아주 다행잉기라...... 쫄병은 쫄병으로 빨랑 돌아가능기 신수가 편한기라! 그러나 후임자가 좋게 빨치산이를 소탕하게 된기 참 감사한기라! 전쟁은 하나님께 있다고 성경에 그랬는데..... 하나님이 이기게 해야 이긴다는 말씀잉기라.....

하나님 감사합니더!

엊그제의 죽음 속에서, 불비 속에서, 억수로 총알에 맞아 죽는 죽음 속에서 내를 구원하신 하나님 참 감사합니더!

그라꼬 싸워 이기게 하시고, 영광을 얻게 하시니.......사람들에게 높임을 받게 하시니......그라꼬 오늘 임무 교대하고 무사히 승리 속에 개선하게 해 주신기는 낼로 감개무량하게 하심입니더!........

내게 붙여진 중대원들을 모두 무사히 승리하고 귀대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더! 지가 뭐라꼬 이런 주의 크신 사랑이를 베푸시나이까?

그락꼬 우리 민족을 사랑하사 공산 도배의 환난에서 건져 주시니 참 감사합니더.

생각도 못한 나라들을 동원하시어 공산당의 침략에서 구원하여 주시고 계시니 참 감사합니다.

미국이 어찌 우리 나라를 돕겠씀니꺼?

하나님이 돕게 하시니 그들이 돕는 것이지예! 미국 군인들이 40만명 이상 우리를 대신하여 공산군과 싸우느라 우리 대신 죽으면서 그리고 그 많은 구호 물자를 가져와서 우리 민족을 돕는 것은 하나님의 시키심이 아니면 미국이 우리를 돕겠씀니꺼?

우리의 허기진 배를 채워 주시려고 미국 사람 시켜서 그 많은 우유를 보내서 먹여 주시고, 그라고 그 많은 옷을 보내 주게하여 헐벗은 몸둥이 살을 가리게 하시고, 그리고 그 많은 쌀과 밀가루를 보내서 배부르게 하시고, 우리의 그 많은 전쟁 고아들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데려다가 기르게 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이제 겨우 깨닫게 하시고 하나님께 감사하게 하시니 참 감사합니더!

내가 손에 들고 빨치산과 싸우고.....

우리 국군이 북한 공산군과 중국 공산군과 싸우는 이 총도....

쏘련군의 비행기와 싸우는 우리의 비행기도.....

미국 사람의 것이요, 철모도 군복도 미국 것이요, 비상 식량을 먹어가며 싸우는 이 통조림도 미국 것이요, 대포도 자동차도 미국 사람이 준 것이 다 하나님이 미국 사람을 감동하여 주게 하신 것이지예!

하나님은 우리가 왜놈에게 압박과 설움을 당하는 것을 불쌍히 여기시고, 해방 시켜 주시려고, 미국 시켜 왜놈을 쳐부시게 하시고......

왜놈들의 손에서.....왜놈의 포로에서 건져 주심도......미국 사람 시켜서 우리에게 우리 나라를 세우게 하신 것을..... 지는 이제야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더.’

그의 눈은 젖어 있다.

 

“경상 소대장에게 이르시오! 지원 부대가 온다 하여 흥분이나 동요 말고 각자의 위치에서 사주 경계를 철저히 하라고 하시오! 괜히 들뜨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전중대에 지시하시오!”

“넷!”

무전병은 무전을 친다.

“승리 나오라 오바! 승리 나오라 오바!

통일 나오라 오바! 통일 나오라 오바!

멸공 나오라 오바! 멸공 나오라 오바!”

“여기는 승리! 말하라 오바! 여기는 통일 ! 여긴 멸공! 여기는 승리! 말하라 오바!”

“여기는 돌격이다! 각자의 위치 고수하라! 사주 경계 철저히 하라! 오바!”

“알았다 오바!”

“경상도 소대에게 이르라! 임무 교대는 중대장이 직접한다! 현 위치 고수하라 이르시오!”

“넷!”

중대장은 중대 직할대에게 명령한다.

“지금 올라오고 있는 지원대를 저쪽 우묵한 곳에 질서 있게 앉히도록 하시오!”

“넷!”

중대장의 명령을 받은 중대 직할 대원들은 앞에 총을 하고 뛰어간다. 그리고 지원대를 통제한다.

“나를 따라 오시오!”

그리고 지원대의 선두에 서서 걷는다.

그리고 경상 소대가 내려다 보이는 우묵한 곳으로 인도한다.

지원 부대 전투 경찰대는 우묵한 널따란 경사진 곳에 안내를 받아 질서 있게 앉혀지고 있다.

그들 가운데는 무궁화 꽃을 한 개를 단 경위도 있고 두 개를 단 경감도 있다. 그들은 각자의 소대 앞에 서 있다. 전투경찰 500여명이 앉혀진 후에 무궁화 꽃을 세 개를 어깨에 단 총경이 올라왔다.

지원 경찰대들의 표정은 얼떨떨한 표정들이다. 그들은 사방을 두리번거리느라 눈을 가만히 놓아두지를 못하고 있다. 그러다가 한곳에 눈을 고정시킨다. 그들은 말로만 듣던 빨치산들을 발견하고는 신기한 눈들이 되어 버린다. 그리고 그들을 묶어 놓은 포승줄을 보고는 자기들의 옆구리에 있는 포승줄을 만지작거리기도 한다. 그리고 총경의 뒤에도 전투경찰들은 올라오고 있다.

 

중대장은 다시 중대원들에게 명령한다.

“산등성이에서 사주 경계를 하는 중대원들에게 경계를 철저히 하라고 다시 당부 하시오! 그라고 전라 소대에서 2개 분대의 증원을 받아 경계를 하도록 하시오! 지원부대의 산등성이에서 빨치산 잔당이 한명이라도 있게 되면 큰일이 난다 그말이오!”

“넷! 명령대로 하겠씀니더!”

중대장은 그제야 총경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간다. 10여명의 중대원들은 중대장을 따라 걷는다.

중대장은 총경 앞 2m 전방에 걸음을 멈춘다.

그리고 총경에게 경례를 한다.

“충성”

총경은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오른 손을 들었다 놓는다.

“제가 이곳 중대를 이끌었던 중대장 부용삼입니더!”

“아 그래요!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총경은 중대장의 손을 두손으로 덥석 잡는다. 그리고 놓을 줄을 잊고서 흔든다. 그의 얼굴에는 잠시 전에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가졌던 것을 부끄러워하는 게 덕지덕지 돋아나 있다.

“이곳까지 오시느라 수고하셨씀니더!”

“여기서 전투를 한 중대장님이 고생하셨지요!”

“별 말씀을 하십니더. 우리 중대원들이 고생을 하였씀니더!”

“중대장님! 참 장하십니다! 순경으로써 그 많은 순경을 통솔 하시다니 참 장하십니다! 보급도 받지 않은 상황에서 빨치산의 요새 난공불락의 요새를 토벌하시다니 참 장하십니다!”

“과찬의 말씀을 하십니더!”

“사실입니더! 우리 경찰이 이곳 전투에서 얼마나 많이 희생이 되었습니까? 그많은 전투경찰과 총경 이상들이 하지 못한 일들을 하셨는데 어찌 장하지 않겠습니까?”

“너무 그러시면 지가 입장이 곤란해지는기라요!”

“내 평생에 중대장님 같은 인재를 만나 뵙게 된 것은 내게 행운입니다! 앞으로 중대장님의 지도가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지는 순경인데... 그래 말씀을 하시능기요!”

“우리가 교우하는데 있어서 나이와 계급이 무슨 장애가 되겠스니까? 우리 친구 하십시다!”

“지가 총경님의 도움을 청하겠씀니더!”

“나는 김민우라고 합니다!”

“지는 부용삼이라고 합니더!”

총경은 부용삼 중대장을 부하들에게 소개한다.

“이분이 대둔산 공비를 소탕한 중대장이시다!”

“짝짝짝짝짝........”

지원부대원들은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부용삼 중대장님의 한 말씀을 요청합니다!”

“지가 무슨 말을 할끼라고 그러십니꺼?”

부용삼 중대장이 말하자 지원부대원들은 아까보다도 더욱 크게 박수를 쳐댄다. 그리고 외친다.

“너무 겸손하십니다!”

“한 말씀 해 주이소!”

“한 말씀하쇼 잉!”

대둔산 정상 부근은 졸지에 지진이라도 난 것 마냥 산골짜기가 울렁거리게 커다란 메아리가 계속 파동을 친다.

마치 전선 위문공연단을 맞이한 그들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맘을 푹 터 놓고 있다. 그들은 아까와 달리 빨치산 소굴에 앉아 있다는 것을 깡그리 잊고들 앉아 있다. 그리고 영웅처럼 보이는 부용삼 중대장의 입만 쳐다보고 있다. 그의 얼굴에 묻은 숯검정은 그들의 눈에 전혀 보이지 않는 모습들이다.

“저렇게 우리 순경들이 한 말씀의 가르침을 목말라 하는데 계속 사양만 하시겠습니까?”

“정.... 그렇게 성화를 대시니 그럼 순경인 지가 순경 동창들에게 한 말씀 드리겠씀니더!

지는 어려서부터 예수님을 믿는 생활이를 해 온기라예!

그리고 예수님을 믿는 믿음으로 생활이를 이곳까지 해 왔씀니더!

지는 하나님이 내를 도우실 것을 믿고 대둔산 토벌에 임했고 그라고 빨치산과 싸웠씀니더!

그 결과 하나님은 지를 중대장으로 세우시고 중대원들이 따르게 하셨고 자기들 중대장으로 삼게 하신기라예!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를 도우시고, 지혜를 주시고,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하셔서 작전하게 하신기라예!

지는 하나님의 구원에 먼저 감사를 드립니더. 그리고 그 다음에 우리 중대원들이 지를 따라서 복종하므로 오늘의 결과를 얻게 된 것인기라예!

우리 순경들은 강원도, 경기도, 전라도, 경상도, 이북 출신도 있능기라예! 지 나름대로 이들을 단합시키고, 책임을 지고 작전하도록 서로를 더욱 아끼고 도우는 전우가 되게 할 빵법을 찾다가 충청 전라 경상도 사람이 많은 것을 착안하고 3개 소대로 편성을 한기라예!

3개 소대는 인원과 상관없이 경상도 소대, 전라도 소대, 충청도 소대로 편성을 하고 그 날밤부터 빨치산의 습격을 방어, 격멸하는 작전이를 한기라요!

대덕 전투에서 빨치산에게 포위되어 어데로 탈출할 곳도 길도 없는 꽉 막힌 곳에서 말입니더!

빨치산들은 산중턱에서 내려다 보고 사격하는 10문의 기관총과 따발총에서 살길을 헤매일 때 그 심정을 당해보지 않고 어찌 그 심정을 이해 하겠씀니꺼?

그 때 우리 가운데 기지를 발휘한 사람이 기관총알이 비오는 속을 헤집고 기관총 쏘는 산밑으로 달려간기라예!

그 순경은 잽싸게 산에다 불을 당긴 겁네다! 그때도 오늘처럼 쌀쌀한 바람이가 불은기라예! 산에 불이 붙자 연기가 나고 시뻘건 불은 산위로 달려 올라간기라예!

그걸 보던 대원들은 또 산으로 달려간 것입니더! 총알에 넘어지고, 그래도 산밑으로 기어가고, 기어가다 죽고 하면서도 산밑에 불을 지른기라예!

빨치산들은 불의 공격을 받자 모두 도망을 간기라요!

350여명이 살은게 그런 기적으로 죽었다 산기라요!

죽었던 몸이 다시 살았다고 내사마 또 죽어도 한이 없능기라 하고 각오를 단단히 한기라예! 그날 밤에 우리 중대원들을 몰살하려고 덕곡에 습격온 빨치산들을 다시 불로써 밤을 밝히고 조준 사살하여 조금의 원수를 갚았든 것입니더!

그 승세를 휘몰아 대둔산을 불로써 공격이를 하고 빨치산이의 전매특허인 야습을 역으로 이용하여 불길을 방패 삼아 대둔산에 올라서 빨치산을 공격한 것입니더!

이런 공격이를 할 저력은 어디서 나온기냐 하믄 중대원 모두가 애국심과 애족심이 많아서 일치단결이를 한깁니더!

우리가 대둔산을 토벌하여 더 이상의 희생을 우리로써 끝내게 하자, 더 이상 우리의 젊은이들이 빨치산 토벌에 나섰다가 피흘리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결의가 있었씀니더!

우리 중대원 1400여명이 대덕에서 빨치산에게 포위되어 기관총 공격에 천여명이 다 죽는 참상에서 다 죽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350여명이 빨치산에게 복수를 하기로 작정하고 싸운깁니더!

우리 중대원들의 노고가, 순경들의 노고가 승리의 결과를 낳은 것임을 우리 경찰학교 동창들에게 보고합니더! 이상입니더! 감사합니더!”

“짝짝짝짝짝짝짝짝짝”

박수 소리는 글자 그대로 우뢰가 되어지게 골짜기를 메웠다.

“그라고 우리 경찰 학교 동창들이 지금 대둔산 토벌대를 지원하려고 이렇게 찾아온데 대하여 무척 고맙게 생각하는 기라요! 여러분의 건승을 바라마지 않씀니더! 휼륭하신 총경님을 모시고 오셨으니 반드시 승리가 보장된 것으로 생각합니더!”

“짝짝짝짝짝짝짝짝”

그들은 다시 부용삼 중대장에게 우뢰와 같은 박수를 보낸다.

 

부용삼 중대장은 총경과 머리를 맞대고 숙의를 한다.

“총경님! 임무교대는 어떻게 하실 계획이십네까?”

“부 중대장님의 의견에 내는 전적으로 동의하겠습니다!”

“총경님의 의중이 그러시다면 제가 말씀을 드리겠씀니더!

남쪽에 있는 경상 소대부터 교대 하는게 좋을 것 같씀니더!“

“그렇게 하십시다!”

부 중대장은 경상 소대장을 호출한다.

경상 소대장은 부 중대장에게 뛰어온다. 그리고 중대장에게 경례를 한다. 중대장은 소대장을 총경에게 인사를 시킨다.

“경상 소대장! 그동안 수고가 많았네!”

총경은 소대장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한다.

“감사합니더!”

소대장은 손을 잡힌 채 인사를 한다.

“참으로 수고가 많았어! 중대장님을 잘 보필하여 우리 경찰의 위상을 높여준 데 대하여 내가 감사를 표하네! 대둔산의 빨치산을 토벌하여 나라의 근심을 덜어주어 고맙네!”

“감사합니더! 우리 중대장님이 토벌하신 것입니더!”

“고맙네!”

총경은 치하를 한 후 1소대장을 불러 중대장과 소대장에게 인사를 시킨다. 그들은 작전 상황을 인수 인계한다.

중대장은 경상 소대장에게 철수 명령을 내린다.

“충성!”

경상 소대장은 부 중대장에게 경례를 한 후 총경에게도 경례를 한다. 그리고 신속한 걸음으로 소대장의 위치로 돌아간다. 그리고 소대원들을 지휘한다.

“우리 소대는 지금부터 하산한다! 출발은 1분대부터 한다! 그라고 2, 3, 5분대는 포로를 호송한다! 그뒤를 직할 분대가 엄호를 한다. 알았나!”

“넷!”

소대원들은 한목소리로 대답한다.

“그라고 포로들은 들으라! 너희가 항복한 자 답게 순순히 복종하면 포로 대접을 해준다! 그러나 너희가 꾀를 부리고 수작을 하면 즉결처분할 것이다! 사살한다 그말이다 알았나?”

소대장은 찬서리가 내리는 소리로 엄포를 놓는다. 소대장의 목소리는 포로들의 가슴을 찢을 듯이 그들에게 덤벼든다.

“네!”

포로들은 맥빠진 소리로 대답한다.

“1분대 출발!”

소대장의 명령이 떨어졌다.

경상 소대는 1분대를 선두로 산을 내려간다. 1분대는 정찰을 한다.

그 다음은 직할 1, 2분대가 내려간다. 그 뒤를 빨치산 포로들이 2분대와 3분대와 5분대와 6, 7분대 호송 아래 산을 내려간다.

그리고 그 뒤를 소대 직할 3, 5분대가 소대장과 함께 내려간다.

직할 1, 2분대는 5명씩 교대로 포로들의 동태를 감시하며 천천히 내려간다.

그 다음은 서쪽에서 작전하는 충청 소대가 산을 내려간다. 충청 소대는 전라 소대 7개 분대의 지원을 받으며 서쪽으로 내려간다.

충청 소대는 지리 여건상 수락으로 하산했다가 다시 도산으로 행군을 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 다음은 동쪽에 있는 중대 직할 소대가 전라 소대 3개 분대의 지원을 받으며 내려간다.

 

전투경찰대는 포로들을 차에 태운다.

트럭 1대에 포로 10명 경찰 20명씩 승차했다. 포로들은 트럭 앞부분에 머리를 숙이고 전면을 향하여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있다.

포로들 주위로 경찰들은 ㄷ자 대형으로 앉아 있고 서서 있다.

선두 차에는 중대장이 타고 있다. 중대장이 타고 있는 차에는 쌀가마니가 30여개 실려 있다. 그리고 경찰이 10명이 타고 있다.

중대장은 맨 후미에 경상 소대장이 탑승케 한다. 그리고 중간에 전라 소대장을 탑승케 한다. 그리고 중대원 모두가 승차한 것을 확인한 후 출발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리고 승차한다.

선도 차는 중대장의 명령 따라 출발한다. 그 뒤를 따라서 트럭 24대가 앵앵거리며 도산을 향하여 출발을 한다. 선도차 다음에는 병력이 타지 않은 트럭이 8대가 따르고 있다.

 

선도 차는 도산에 도착하여 사거리에서 정차한다. 차량 행렬이 모두 정차한다. 중대장은 차에서 내린다.

“차에 실린 쌀가마니를 전부 내리시오!”

중대장이 명령하자 중대원들은 차에 실린 쌀가마니를 내리기 시작한다.

중대장은 도산 리장을 찾는다. 그리고 도산 사람에게 리장을 찾아오란다.

“우리 동네는 리장이 없어유! 리장을 했다간 꼼짝없이 빨치산에게 죽는 일이 생겨유! 그래서 서로 리장을 안하는구먼유!”

“그러면 오늘 아침에 주먹밥 해 온 사람을 찾아오시오! 밥값을 주려고 하는겁니더! 저 쌀가마니를 밥값으로 주려고 그러는겁니더!”

“아 예! 그 사람네 집 지가 알아유!”

나이가 지긋한 중년인은 서둘러 골목길로 들어간다.

중대장은 손목시계를 보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중대장의 얼굴은 시간이 없다고 진하게 쓰여지고 있다.

시간은 5분 정도 지났다.

밥을 대둔산으로 해 온 사람을 데리고 왔다.

“중대장님 오셨구먼유!”

밥을 해 온 사람은 중대장을 알아보고 인사를 한다.

“밥을 해다 주어 고마웠씀니더!”

중대장은 말을 하며 그의 손을 잡고 악수를 한다.

“저희들이 무엇을 하였다고 그러십니까유?”

“밥을 해다 주어 빨치산을 토벌할 수 있었씀니더! 감사합니더! 여기 말씀드린 대로 밥값을 가져왔씀니더! 받으시소!”

“그냥 저희 도산 사람들이 봉사를 한거여유!”

“말만 들어도 고맙씸더! 어서 밥값 받으시소!”

“안 주셔도 되는디 그러시네유!”

“쌀 몇 가마니를 드리면 되갔능기요?”

“정 그러시면 쌀 몇가마니만 주시면 됩니다유!”

“그라므 쌀 스무 가마니면 되겠능기요?”

“너무 많지유!”

“고생도 도산 사람들이 많이 하신기라예! 빨치산 등쌀에 고생하고 경찰들 뒷바라지 하느라 많이 욕 봤으니 이제는 평안하실낌니더! 저기 쌀 25가마니 내려놨으니 밥값 하이소!”

“너무 밥값이 많은데유!”

“그냥 잡수이소! 그라고 내중에 경찰들이 부탁하믄 또 도와 주이소! 그라믄 됩니더!”

“그리두......”

“그라무 안녕히 계시이소!”

중대장은 경례를 하고 차에 올라탄다.

트럭은 앵앵거리며 도산동네를 벗어나는 곳까지 왔다. 중대장은 수락으로 내려온 충청 소대를 보고 그들 앞에 차를 세운다.

중대장은 웃으며 차에서 내린다. 그는 충청 소대장 앞으로 걸어간다.

“충성!”

소대장은 중대장에게 경례를 한다. 중대장은 마주 경례를 하여 정중히 인사를 받는다.

“오래 기대리느라 욕 봤지요?”

그는 소대장의 손을 덥석 잡고 흔든다.

“별루 기대리지 않았씀니다유!”

“하산 하느라 욕 봤을낍니더?”

“아니유!”

“어서 타이소!”

“예.”

“트럭에 포로 열명, 그라꼬 중대원 20명씩 승차시키소!”

“넷!”

“포로들은 차에 태운후 5명씩 묶으시소! 그락고 전면 바닥에 앉히시소! 그다음에 ㄷ자로 전투경찰 20명이 삥둘러 타는기라예!”

“알았씀니다유! 그대루 하겠씀니다!”

중대장은 충청소대와 전라소대 분대장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준다.

그리고 노고를 치하한다.

소대원들은 소대장의 명령 따라 질서 있게 승차한다.

트럭들은 다시 앵앵거리며 벌곡으로 향한다.

그리고 .....경찰국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