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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람의 모습

 

 

해가 떠오르려면 아직도 더 어둠이 벗어져야 할 시간이다.

토치카 1층에 자리하고 있는 벌곡 지서 사무실

전화벨이 자지러지는 소리를 낸다.

김순경과 방위대원 2명 그들은 불침번으로 보초 근무를 하고 있다. 그들은 졸지 않는 상태이면서도 맑지 않은 머리 속을 전화벨 소리에 씻김을 당하고 있다.

“이거 누가 해장부터 법석을 떠는거여?”

김순경은 마땅치 않은 얼굴을 가지고 구둥거린다.

“여보쇼! 여기 벌곡이유! 여보쇼! 여기 벌곡이유! 벌곡이란 말이유! 벌곡이라니께! 여보쇼!”

민방위대원은 수화기를 귀에다 대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른다.

“거기 직원 없어?”

수화기에서는 조그만 소리로 반말이 뛰어나온다. 민방위 대원은 자기 소리에 반말이 나온 것을 못들었다.

“어떤 보따리 찾는거여? 안들려. 누가 죽었어? 누가 도망간다는거여? 경찰이 잡혀갔어?”

“직원 바꿔!”

이번에는 반말을 들었다.

“어제 저녁에 잠을 못잤다구? 뭣땜에 못잤다구? 밤새도록 인민군에게 쫓겨다니는 꿈을 꿨다는거여! 뭐여! 인민군이 내뺐다구? 유치장에서 탈출했어? 잘 해보라!”

민방위 대원은 놀리느라 말이 많다.

“이리줘봐!”

김순경은 전화를 건너받는다.

“나 김순경입니다!”

“누가 전화 받았나?”

“크게 말해줘유! 안들려유!”

“누가 전화 받았느냐구!”

“누가가 뭐예유? 안들려유! 크게 말해줘유!”

“에잇! 쌍놈새끼들! 촌놈새끼들! 전화 못하겠군!”

“전화 끊으까유?”

“여보세유! 여보슈!”

“나두 여보슈! 여보시쇼! 전화 못하겄네!”

“전화 다시하자!”

“무슨 얘기유?”

걸려온 전화는 탁 끊어버린다.

전화 통화하는 소리는 벌곡 토치카 사람들의 새벽 잠을 흔들어 깨운다. 그리고 동네 개들이 멍멍거리게 만들었다.

김순경과 방위대원들은 서로 씽긋이 웃는다.

“해장부터 수선 떨고 반말 찍찍하는 놈은 엿을 먹여야 하는거여!”

“왜 아녀! 짜식이 지가 높으면 얼마나 높은거여 그래? 상급기관에 있으면 있는거지! 지까짓게 뭔디 책상에 앉아서 전화통에다가 반말을 찍찍하는거여! 천하순 배우지 못한 놈 같으니라구!

지놈이 높아 봐야 무엇하는 놈여? 우리가 빨치산 잡는 일 하는데 제깐 것들은 책상에 앉아서 반말이나 해장부터 찍찍 해대구 말여!

그놈의 조상은 쥐쌔끼인 모양이지? 찍찍하는 소리를 하게! 버리장 머리 없는 놈 같으니!”

“해장부터 김이 팍 새는구먼!”

“따르릉! 따르릉! 따르르릉!”

전화기는 다시 그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려고 다시 떠들기 시작한다.

“전화 받어!”

“여보쇼!”

“안녕하십니까?”

“여보세요! 거기 벌곡입니까?”

“예! 이상하네 아까는 전화가 안되더니... 감이 좋아졌네!”

“벌곡! 벌곡!”

“여기 벌곡인디유!”

“거기 지서 순경 부탁합니다!”

“아~ 예! 기다리세유! 전화가 감이 좋아졌구먼! 기다리세유!”

“지금 급합니다!”

“아~저기 변소에 갔는디유! 기다리세유!”

김순경은 뜸을 드린후 책상 위에 놓인 전화기를 집어든다.

“여보세유!”

“나 본서 보안과 이 형삽니다!”

“벌곡 지서 김순경입니다!”

“지금 공비가 양정고개 부근에 출몰했습니다!”

“그런데유!”

“벌곡 지서에서 지원을 해야 되겠습니다!”

“우리가유?”

“예!”

“거기는 우리 관할이 아닌데유!”

“벌곡에서 협조해야 공비를 잡을 수 있습니다!”

“벌곡은 대둔산이 가까워서 여기 있는 공비도 소탕을 못하고 있는데유!”

“여보쇼! 본서에서 지시하면 지시에 따르는게 순서 아니유?”

“벌곡은 공비 토벌 지구란 말이유. 모르시오? 대둔산 모르냐구!”

“벌곡에서 병력을 양정으로 보내시오!”

“거기는 우리 관할이 아니라니까 그러네! 그리구 공비 몇 명은 보안과 형사들이 잡는거지 벌곡 지서 순경이 무슨 상관이유?”

“여보! 말이 말같지 않아? 엉?”

“여기는 병력이 없고 대둔산에 병력이 많으니 그곳에 알아보시유!”

“병력을 보내라면 보내!”

“지서 주임에게 말해!”

“공비가 많지 않아!”

“그런데 해장부터 법석이야!”

“정말루 말안들어!”

“시끄러!”

“야!”

“야 이새끼야!”

“이새끼 봐라!”

“너희들 일을 너희가 안하구 누구에게 떠넘겨 이 게으른 새끼들아! 네놈들은 높은 자리에 있다구 그러면 못써 이새끼야! 이더러운 새끼들 때문에 경찰 못해 먹겄구먼!”

“요새끼 좌천 되고 싶어 환장했구먼!”

“나는 좌천이라는 거 모르고 사는 놈이다. 이곳이 굉장한 곳이 아녀! 여기 토벌 지구보다 못한 곳이 있슴 좋겄다!”

“이봐!”

“내가 여기서두 빨치산하구 싸우는 일을 제대루 못하구 있는디 너네들 대신 죽는디 좇아갈 이유가 어디 있냐? 왜 내가 너희들 대신 총알받이가 되냐?”

“이봐! 김 순경! 흥...”

“전화 끊어!”

 

“별 미친 놈 다보겠네! 아 글쎄 양정고개에 공비가 나타났는데 우리 벌곡지서에서 잡으러 오라는거여! 나원...”

“먹을 것 같으면 먹으러 오라구 할 놈들이 아니지! 세상에 저희들 대신 죽어 달라는 소리구먼유!”

“넋 떨어진 놈이구먼! 충청도 사람은 멍청해서 대신 죽으러도 가는줄 아는 모양이지! 높은 자리 있는 놈들은 진짜루 멍청도 출신들인 모양이여! 그런 부탁을 들어줄 줄로 아는 것들이 밥을 먹으니....나원 기가막혀서.....”

“여기가 어디여! 대둔산 공비토벌하기도 벅차서 계속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그것두 모자라서 우리보고 벌곡 밖으로 나와서도 죽어달라는 소리구먼.....”

“그런 것들이 보안과에서 근무를 하니께 공산당이 판을 치다가 아예 총을 들고 날뛰지.... 그러니 보안이 되겄어?”

이 순경이 토치카로 들어온다.

“무슨 이야길 하는디 아침부터 흥분들 하고 있나?”

이 순경은 사무실 공기를 살피며 묻는다.

“들어보믄 아네!”

김 순경은 심드렁하게 대답을 한다.

“보안이 안되니께 빨치산의 총알에 뚫어져 질질 새서 양정고개에서 빨갱이 몇놈이 설치겄지!”

“그러니 빨갱이판이 되는 거라구!”

“경찰서 있는 것들은 양심에 털이 많이 났나? 왜 그렇지? 와서 제 대신 죽어 달라는 소리를 어떻게 하나!”

“그러니께 엽전이지! 구멍이 뻥뚫려 있는 게 엽전이라구! 뻥뚫린 가슴에 바람만 찬바람만 씽씽거리겄지! 양심은 무슨 털난 양심? 그런것이 있을 데가 있어야지! 엽전이...”

“이번에 대둔산 토벌한 거 보라구! 높은 것들은 말짱 헛일이여! 순경들이 단결하여 빨치산을 토벌한거잖아? 높은 것들은 으시대고 주접떠는 것만 잘하는거잖아? 총경이니 하는 사람들 몇번씩 오고 몇천명씩 끌고 와서도 힘 한번 못쓰고 따발총에 몰사한 것 몰라?

“그러니께 계급이 높다구 능력 있는 것두 아녀! 생강이 묵을 수록 맵다니께 도나 개나 묵으면 사람까지 매운 줄 아는 딱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세상이라구!”

“왜 아녀! 허우대만 크다고 우러날게 많은 줄 알고 우리 엽전들은 소뼈다구 우려서 먹고 그것도 몇번씩 우려서 진국이니 설렁이니 하는데 그게 무식해서 먹고 마시는거여! 그러니 영양가를 못 먹으니께 허튼 소리를, 나 대신 죽어 달라는 소리나 하는거지!”

“맞는 소리여! 양이 많으면 영양가도 많은 것으로 착각하는 엽전들이라 책만 많이 읽으면 뭘 알고, 핵교만 많이 다니면 실력이 있는줄 알고, 돈만 많이 있는 사람이면 남편 노릇을 최고로 하는 줄 알고 하는 게 다 그런 엄부렁한 것만 좋아하구 그래서 그런것이라구!

지는 별게 아닌 게 내 아는 친구가 높은 자리에 있다는둥, 내가 잘아는 사람이 고관 대작이라는둥 하는 게 가슴이 엽전마냥 구멍나서 그런거라구! 그러니까 엽전 소리 듣는거지!”

“그리구 제형이나 지 애비가 고관대작이면 지놈이 고관대작 노릇하는 것들이 많은데 이게 다 가슴에 바람구멍이 나서 그런거여! 그러니 뼉다구 울궈 먹는 못된 버릇이 몸에 배서 그런거지 뭐!”

“그러니까 모르는 사람은 곰탕을 먹어싸서 지 애비 벼슬을 우리는 것이 버르장머리가 된거라구 하겄지! 그러니 지 서방이 총경이면 지가 경찰서장 노릇을 하는거여!”

“지 남편이 장관이다 하면 기집이 대통령 노릇하는게 우리네 풍습이여! 그러니 망국병으로 내닫는거지 뭐!”

“그런건 지 남편이 경위만 돼두 사모님 행세하는디 그거 몰라? 장관댁까지 갈 것 없다구!”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전화가 소란을 피운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중단케 한다.

“또 어떤 마개 빠진 놈이 어른들 말씀 방해놓는거셔?”

김 순경은 전화기를 빠끔히 들여다 보다가는 수화기를 든다.

“나 경무과장이다. 지서 주임 있나?”

“충성! 아직 출근 안했습니다!”

“빨리 지서 주임 불러!”

“넷!”

“긴급 비상이다!”

“알았습니다!”

“빨리 불러와!”

“넷!”

김 순경은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그리고 투덜거린다.

“비상! 무슨 비상! 여기는 날마다 비상이다! 급하면 너희들이 급하지 우리가 급하냐? 빨리 좋아하네!”

“따르릉따르릉! 따르릉!”

이 순경은 수화기를 든다.

“여보세유!”

“여기 본서다!

비상 발령1호

수신: 벌곡 지서 주임

발령 내용

공비 약 10명 출몰 함

완전 무장한 지서 병력과 민방위대를 총동원하여 양정고개 부근으로 출동하라. 출동일시는 오늘 오전 12시 정각까지 벌곡에서 양정으로 진출하는 길을 차단하라.

이상.”

이 순경은 몇번을 묻고 또 물어 부지런히 받아 적었다.

전화통지문을 다 기록한 이 순경은 떫은 얼굴을 하고 있다.

“이까짓 공비 10여명 때문에 비상이 걸리고 그래! 평화시대가 아니고 전시인 이때에 그런 것들을 금방 못잡고 뭣들 하는거여! 저희 동네에 들어온 빨치산은 저희들이 잡아야지 누가 와서 대신 잡아주기를 바라니 한심한 것들이군!”

“양정인지 두정인지 하는 동네는 지서도 없고 방위대도 없나 그 래? 밥 먹고 뭣들 하는거여?”

“누구는 밥만 먹고 놀고 있는 줄 아나? 아니 세상에 저는 가만이 있고 남이 제일을 해 주는게 아니라 남이 저 대신 죽어주기를 바라는 것이지.... 한마디로 어이가 없구먼..... 그러면서 무슨 내 고향을 내가 지킨다니.....”

“본서에서두 그렇지 당장에 출몰한 공비를 잡으라! 책임지고 잡으라! 윽박질러야 빨치산 잡아볼 시늉이라도 낼텐데.... 어린아이 취급을 해 주는건지.....그런 아이들 때문에 생골치를 앓는구먼!”

“그러니까 높은데서 근무할 정도 되면 지시할 줄도 알아야 하는거라구! 높은 자리를 그냥 앉아만 있는 자리로 아는 건지! 세도 부리는 자리로만 아는 건지 알수 없는 일이여!”

“그래서 아이들이 별꼴이 반쪽이여! 하는 비비꼬는 소리를 하는거지뭐! 그러니까 출세는 하고 보는거여!”

“왜 아녀! 그러니까 아이들이 노래를 하지....‘억울하면 출세를 하라 출세를 하라’ 하는 것이라구!”

“어느 놈 출세 하기 싫어 안하남? 줄이 있어야 출세를 하지?”

“여봐! 그건 그렇고 김 순경! 주임님에게 보고를 해야 될거 아녀?”

“그래야지! 그리구 민방위 대장님에게도 보고를 해야지! 그래야 나중에 책임 추궁을 안 당하지!”

“그럼 내가 주임님에게 다녀올테니 김 순경은 방위대장님께 보고 하라구!”

“알았어! 빨랑 다녀와!”

“그래!”

이 순경은 서둘러 토치카를 나간다.

“정 대원! 여기에 순경 하나는 있어야 하니까 정 대원이 대장님댁에 연락을 취해줘유!”

“그럽시다! 우리 대장님은 우리가 보고해야지!”

“고맙소!”

민방위 대원은 토치카를 뛰어나간다.

정 대원이 토치카를 나간후 5분 정도 지났다.

토치카 3층에서 싸이렌이 울린다.

“오오오오오오오....”

손으로 돌리는 싸이렌은 벌곡동네를 졸지에 긴장을 시킨다.

민방위 대원들은 앞에 총을 하고 자기집에서 토치카를 향해 달린다. 동네 꼬마들도 덩달아 대원들의 꽁무니를 좇아간다. 동네 사람들은 눈을 똥그란하게 만들어 방문을 열어 젖힌다. 그리고 토치카를 바라보며 피난갈 생각에 붙들려 끙끙댄다.

“원 세상에 잠시 조금 편할라나 했더니 이게 뭔 소리여! 어디서 난리가 쳐들어오나?”

“토치카 만들면 난리가 안 날것같이 법석대더니 그게 아니구먼!”

“부용삼이가 대둔산 빨치산을 모두 잡았다더니 그게 아닌가?”

“밥만 먹으면 총 쏘는 것들이 총은 안쏘고 잠만 자는 것인지....”

“어느 동네에 빨치산이 습격했나?”

“순경들은 무얼하고 있는지 원”

“핑계 없어서 백성을 못 볶던 것들이라....”

“난리가 안나게 정치를 해야 하는디! 정치꾼은 어디들 갔는지 원!

다 돈벌러 갔나? 돈 우리러 갔겄지.....”

“그러니께 지나봐야 아는건디.... 그러니께 조심해야 하는디....”

동네 사람들은 한마디씩 지껄이며 가슴을 다독거린다. 그리고 누가 죽을 것인가 하고 생각되어지는걸 뿌리치느라 머리를 흔든다.

그리고 토치카를 걱정을 담은 눈으로 지켜본다.

토치카 앞에는 민방위 대장이 서 있고 그 옆에는 지서 주임이 서 있다. 뛰어오는 방위 대원들은 방위대장 앞에 정열한다.

“저 오 대원과 손 대원은 토치카에 가서 미식 자동소총을 가져오시오!”

민방위 대장은 명령한다.

“네”

그들은 토치카로 뛰어 들어간다.

“천 대원과 길 대원은 지서에 들어가 탄약을 가져오시오!”

그들은 토치카 1층으로 달려간다.

싸이렌이 울린후 5분이 되기전 보초와 근무자만 빼놓고 모두 모였다. 방위대원들은 10열 종대로 섰다. 1열은 20명씩 서 있다. 맨 앞에는 분대장들이 서 있다.

천 대원과 길 대원은 탄약을 대원들에게 지급한다. 그리고 오 대원과 손 대원은 분대마다 자동소총을 지급한다.

“지금 양정고개 부근에 빨치산 1개분대가 출몰했다는 연락이 왔씀니다! 우리에게 긴급히 출동하라는 서장님의 명령과 경찰국장님의 명령이 있어 이렇게 비상 싸이렌을 발령한 것입니다!

그들이 우리 면을 습격할지 혹은 얼마나 많은 양민을 죽일지는 예상을 못합니다! 그리고 그들 특유의 너 죽고 나 죽자는 공산당의 악랄함을 보일지는 예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 일이 우리 국가의 일이요, 내 고장의 일입니다! 지금 우리는 구권으로 하여 양정고개 부근으로 진출을 할 예정 입니다! 1분대와 2분대는 지금 현재 근무자들과 토치카를 지켜 벌곡을 지킬 것을 명령합니다! 지서 순경들과 협동하길 바람니다! 그리고 모든 대원은 나를 따르시요“

“네!”

“3분대!”

“넷!”

“3분대는 민방위대의 선봉으로 행군 종대로 출발하시오!”

“넷!”

“빠른 걸음으로 가시오!”

“넷!”

“11시 까지 도착해야 합니다!”

“그 다음 5분대 출발! 다음 6분대 다음 7....

민방위 대장은 5분대와 함께 행군한다.

민방위대는 무전기를 3대를 가지고 간다. 그리고 비상식량도 식수도 허리에 찼다.

민방위 대장은 구권 뒷산에 도착하자 분대를 재편성 한다.

“3분대와 5분대는 좌측 능선을 타고 전방을 살피며 행군을 하시오!

그리고 6분대와 7분대는 우측 능선을 따라서 양정방향으로 행군하시오! 그리고 8, 9분대와 11분대와 12분대는 나를 따르시오! 무전기를 하나씩 가져가시오! 그리고 서로 육안으로 볼 수 있도록 거리를 유지하시오!“

“네!”

“혹시 공비들이 대둔산을 향해서 갈려고 우리 쪽으로 올 수도 있으니 철저히 전방을 관찰하시오!”

“넷!”

분대장들은 일제히 대답을 한다.

“그러면 6, 7분대부터 출발하시오!”

“넷!”

“잠깐! 총에 탄알은 장진하였나 확인하시오! 그리고 잠금쇠를 풀으시오! 그리고 절대 총을 가지고 장난은 치지마시오! 그리고 우리가 적을 예상 못한 자리에서 만날지 모르니 절대 정숙해야 합니다.

우리가 공비에게 먼저 노출 되면 공비를 잡기는커녕 우리 방위대가 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이점을 유의해 주셔야합니다. 이상입니다.

그리고 연락사항은 무전으로 하겠습니다! 이상!”

“명심하겠습니다!”

민방위 대원들은 들고 있는 총을 확인한다. 그러느라 산골짝이 갑짜기 쇠소리로 채워진다.

실탄 확인을 한 6, 7분대는 그들의 행군지역으로 출발한다.

곧 이어 8, 9분대가 출발한다. 그리고 11, 12분대가 대장의 지시를 받으며 행군종대 대형을 유지하고 곧장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민방위 대원들은 긴장한 얼굴로 행군을 한다.

민방위 대원들은 풀 스치는 소리만 낼 뿐 아무 말없이 계속 행군만하고 있다. 그들은 계속 좌우를 살피며 천천히 정상에 올랐다.

“무전수는 각분대에 연락하시오! 여기서부터는 더욱 조심하라고 이르시오!”

“넷!”

“그리고 본서에서나 혹은 두계 방위대가 아니면 연산 방위대가 연락을 해올지 모르니 교신을 잘 해주시오!”

“넷!”

무전수는 각분대에 교신을 한다. 민방위 대장은 좌측 우측 능선에서 행군하는 대원들을 육안으로 계속 살핀다.

“지금 여기가 어디 쯤 됨니까?”

방위대장은 11분대장에게 묻는다.

“저는 잘 모르겠는디유! 가만 있어보세유!”

11분대장은 앞으로 부지런히 걸으며 대원들에게 작은 소리로 묻는다. 시원스레 대답하는 사람이 없다. 11분대장은 낭패한 얼굴로 돌아온다.

“대장님 아는 대원이 없습니다!”

“그래요!”

방위대장은 벽에 부딛친 얼굴이 되어버린다.

“무전수! 6, 7분대 불러서 우리가 있는 위치가 어디냐구 물어보시오!”

무전수는 무전을 친다.

“6, 7 나오라! 오바!”

“여기 6, 7이다! 오바!”

“여기는 11. 현위치를 말하라! 오바!”

“기다리라! 오바!”

민방위 대장은 초조히 기다린다.

‘아니 내가 방위대장으로써 이게 무슨 꼴이여! 많은 대원을 데리고 전투를 하는 내가..... 어이 없구먼! 이래 가지고 빨치산을 어찌 잡을 수 있으며 방위대장을 할 수 있나?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 꼴이구먼..... 그러면 둘다 구덩이에 빠진다고 하셨는데 내가 너무 안일에 빠진 것이요 일락에 빠진 것이지...... 하나도 아니요 200명 가까운 부하들을 어쩌려고 준비 없이 나왔나?..... 너무 무책임한 것이지....’

민방위 대장은 지금 일분이 여삼추 같다는 말을 통감한다. 아주 초조속에 푹빠진 시간이 되어져 버렸다.

‘나 같은 사람을 믿고서 대장님! 대장님 하고 따르는데 나는 너무나 무기력하다니.....맹목적으로 가서 어쩌겠다는 것인가?’

“11 나오라 오바!”

“11이다. 오바!”

“현위치 양정고개 3km 후방이다!”

“알았다 오바!”

 

“대장님! 여기는 양정고개 후방 3km 후방이랍니다!”

“알았네! 8, 9분대에게 알려줘요! 현위치를...”

“넷!”

무전수는 대장의 명령 따라 신속히 통보해 준다.

민방위 대장은 다시 무전수에게 명령한다.

“현재 시각 10시 20분 이대로 행군하면 양정에 정시에 도착할 것입니다. 그러니 시간에 신경쓰지 말고 사주 경계를 철저히 하면서 행군하라 이르시오!”

“넷!”

무전수는 다시 타전한다.

 

“벌곡 나와라! 오바!”

“벌곡이다! 오바!”

“여기는 연산! 비빨이가 벌곡산속으로 날아갔다! 벌곡은 그 자리에 머물러 있으라! 오바!”

“알았다! 오바!”

“벌곡은 어디에 있나? 오바!”

“고개후방 3km에 있다! 오바!”

“알았다! 오바!”

“비빨이가 날아간 표시는? 오바!”

“고개 남쪽 숲속으로 도망가는 걸 확인 추적중이다! 오바!”

“알았다! 오바!”

 

“대장님 지금 이쪽으로 오고 있답니다유!”

“무엇이 오는데..?”

“ 지금 연산에서 연락 왔어유!”

“무슨 연락유?”

“행군 정지하세유! 어서유!”

무전수의 급한 표정을 읽은 방위대장은 즉시 11, 12분대의 행군을 정지시킨다. 그리고 무전수에게 6, 7, 8, 9분대에 행군정지 하라고 명령한다.

무전수는 말한다.

“행군정지! 공비가 이쪽으로 오고 있음! 오바!”

민방위 대장은 무전수의 말을 듣고 다시 긴장을 두배로 한다.

“전대원 일렬 횡대로 엎드리라!”

방위대장은 다시 명령한다.

무전수는 다시 각분대에 타전한다.

방위대원들은 대장의 명령에 모두 엎드린다. 그리고 전방을 예의 주시한다.

방위대장은 빨치산들이 양정고개에서 벌곡을 향하여 도주하고 있다는 보고를 무전수에게 받는다.

“우리 쪽으로 빨치산들이 오고 있으니 신중하게 작전에 임할 것이며 쓸데없이 영웅심리에 사로잡혀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그리고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듯이 조용히 예상 도주로를 차단하고만 있으라!”

민방위 대장의 명령을 무전수는 각분대에 타전한다.

벌곡 민방위대는 경찰서로부터도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빨치산이 다시 연산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는 보고도 받았다.

그리고 빨치산이 두계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는 추측 보고도 받았다. 벌곡 방위대의 무전수는 방위대장에게 계속 무전이 들어오는 것을 그대로 보고한다.

벌곡민방위대는 잠잠히 엎드려 있기만 한다.

한시간 두시간이 흘렸다. 시계는 오후 한시를 가리키고 있다. 그러나 빨치산의 동태는 어느 곳에서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그대로 계속 엎드려 전방을 계속 경계만하라!”

방위대장은 무전수에게 다시 명령한다.

방위대장의 회중시계는 15시를 가리키고 있다. 방위대장은 회중시계를 시계 주머니에 다시 집어 넣는다.

그의 표정은 지루하고 따분하고 초조한게 범벅이 되어 그의 얼굴을 팽팽하게 만들고 있다. 그는 산 아래를 굽어본다.

‘전투는 끈기여! 누가 오래 참느냐 누가 오래 견디느냐에 승부가 갈라지는 것이지! 누가 오래 버틸 수 있느냐에 달린거여! 이기고 지는게 거기에 있는거지...... 대장이 아무리 좋은 작전을 명령해도 싸우는 실무진들이 따라 주어야 이기는 게 가능하고 작전이 성공하는거지...... 우리 대원들이 실수 없도록, 다치는 사람이 없도록 하여야 하는디..... 우리가 잡는 것도 좋지만 다치는 사람이 없는 게 더 중요한 일이라구.....’

“대장님! 이렇게 마냥 기다릴수 없다고 보는데유! 묘안이 있습니다!”

총무는 방위대장에게 건의한다.

“무슨 묘안?”

방위대장은 총무의 얼굴을 돌아다 보지도 않고 되묻는다.

“우리도 숨어 있는 빨치산을 튀게 하는 겁니다!”

“어떻게?”

“두계 대원들과 연산 대원들에게 연락하여 빨치산이 올라간 산밑에서 산불을 놓으라고 하십시오! 그러면 빨치산이 있으면 안 나오고 못 배깁니다!”

“산에다 불을 지른다?”

“언제까지고 기다릴수도 없고 그리고 우리가 수색한다면 빨치산 아이들이 총을 쏘아 너죽고 나죽고 하자고 할 판이니 그러지도 못하는것 아닙니까유? 그러니 한 번 시도 해 보시라구요!”

“웃음 잡히는 일 같은디....”

“그러면 반드시 공비가 불에 못견뎌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러자구 해보지!”

방위대장은 무전수에게 명령한다.

“연산, 두계 방위대에게 빨치산이 올라간 산밑에서 불을 질러 달라고 무전치시오!”

“넷!”

무전수는 무전을 쳤다. 잠시후 두계 민방위대에서 협조하여 산에 불을 질러 주겠다고 통보가 왔다.

5분이 채 안되어 산등성이 너머에서 연기가 오르고 있다. 연기는 점점 확산되어 오른다.

20분이 채 되기도 전에 벌곡대원들의 육안으로 산불이 넓게 타 올라오는 것을 확인케 되어 버렸다.

산토끼가 후다닥거리며 뛰어 도망간다. 꿩도 여러마리가 푸드득 거리며 날아간다. 벌곡대원들은 눈만 끔벅거리며 움직일 줄을 모르고 엎드려 있다.

‘불을 질렀으니 네 놈들이 숨어 있다면 안 나오고 배기는지 어디 한번 두고 보자! 우리 벌곡 방위대도 꾀주머니가 있다구.....

네 놈들이 깐보고 탕크 몰고 왔다만 우리는 불로써 네 놈들을 혼내주겠다! 벌곡 산골물이 쏘는 맛이 어떤지 보려무나......

연기 맛이 어떤지 실컷 한번 맛을 보려무나....

네 놈들은 밤에 캄캄한 곳에서 습격하고 뻘건 대낮에는 얼굴이 뜨뜻해서 못다니는 놈들.....웅큼한 늑대 같은 놈들..... 우리는 낮에도 불을 때서 너희들 빨치산 공산당 잡는 솜씨를 한 번 구경이나 해보라

이놈들 이 악마의 새끼들..... ’

‘이제 바람이 해거름 판이니 점점 쎄게 불꺼라구... 너희들이 얼마나 견디고 나올지 궁금하구나....’

‘일찍부터 산에다 불을 질렀으면 빨치산들이 산 속에 숨어서 습격하지 못했을 것인데....산불을 놓아 인민군이 숨어있지 못하게 해야

빨치산이 발을 붙히질 못하는 것인디........ 그걸 생각들을 못했으니.....공부 많이 한 사람들이 무엇을 한 것인가 그래......’

‘대둔산 토벌은 제대루 했어! 그것두 쫄병이 했다든데..... 불을 질러서 빨치산이 불을 피해 도망가는 걸 쫓아가서 잡았다든데..... 오늘도 그랬음 좋겠구먼......’

민방위 대원들은 산불이 타 올라오는 것을 보며 적을 잡을 생각에 몰두한다. 그리고 그들 나름대로 나라 걱정을 한다.

바람이 산불을 몰아쳐서 작은 산봉우리를 넘는다.

민방위 대장은 산불을 지켜보다 명령한다.

“전대원은 현재 있는 산등성이에서 전방 산아래 쪽으로 20m 정도 내려가서 돌아서서 산불을 놓으시오! 그러면 산불을 피하고 현재의 위치에서 작전을 할 수 있오! 그러나 전방을 살피는 것을 철저히 하시오!”

무전수는 각분대에 타전한다.

방위대장은 11,12 분대에게 산을 내려가 돌아서서 산불을 놓으라고 명령한다. 그리고 빨치산의 동태를 분대장과 부분대장은 감시하라고 명령한다. 양정고개 남쪽지역 벌곡방위대 진지가 있는 산등성이는 졸지에 불로써 성을 쌓아논 모습으로 바뀌어졌다.

산등성이에 불을 놓은 벌곡 방위대원들은 다시 돌아서서 산아래 평평한 산림이 우거진 지역을 감시하며 산불을 지켜보고 있다.

산불은 바람을 타고 불꽃을 크게 하고 산등성이로 치닫는다.

잠시후 불은 2~ 30m의 검은 넓은 띠를 만들어 놓고 산등성이로 올라갔다. 그리고 산불은 내려가기 시작했다.

민방위 대장은 산 아래를 지켜본다.

“대장님! 적을 발견했답니다!”

“어디서?”

“우측에서 발견했답니다!”

“그래요!”

“8분대에서 발견했답니다!”

“적의 위치는?”

“예! 그건 우측에 보이는 저쪽 산등성이를 넘어오는 것을 발견했답니다! 그러니까 불에 쫓겨서 아군지역으로 넘어오는 것 같습니다!”

“그렇겠지! 제놈들이 빨갱이라지만 불을 이길 정도로 빨치산은 못되니까 그렇겠지!”

“그렇지요! 지놈들이 항복 안하고 배기겠어유?”

“그럼! 수고했소! 전대원은 외치라 하시오! 항복하면 살려준다! 총을 버리고 항복하라! 손들고 항복하라! 그러면 살려준다. 너희들은 포위됐다! 살고 싶으면 항복하라!”

“알았습니다!”

무전수는 각분대에 타전한다.

갑자기 산골짝이 메어지는 인둥(많은 사람들의 외침)소리가 나서 빨치산들을 놀라게 한다.

“항복하라! 항복하면 살려준다! 너희들은 포위됐다! 살고 싶으면 손들고 항복하라!”

발치산들은 놀라서 허둥거린다. 그리고 불로써 공격을 받아 황황망조가 몇곱이 되어버렸다.

“이보오! 큰일 났씀메!”

“군관 동지! 산꼭대기 보시라요!”

“동무는 내를 놀리는 것이메? 똥무! 비판이를 자청하는 것이메?”

“아~ 아니오다! 산꼭대기 보시라우요!”

“이 똥무 미친소리 닥치라우 쌍!”

“군관 동지! 김 동무의 말을 따르시라요!”

“인 똥무도 내를 놀리는 것임메?”

“아닙네다! 살라믄 날래 불을 지르라우요!”

“불을 지르고 타 죽으라 그말임메? 이 쌍 간나새끼들이 군관을 놀림메? 똥무 날래 비판 아니하믄 죽이겠다이!”

“똥지! 날래 불을 지르라 하시라우요! 시간이 없다이!”

“이 쌍!”

군관은 눈을 휘번득거리며 권총을 겨눈다.

“저보시라요! 불을 지르고 나서 그곳에 있으면 불에 안타 죽는다 그 말입네다!”

“그래! 그럼 날래 불을 지르라!”

“빨치산들은 뒤를 자주 돌아다 보며 쫓기면서 불을 놓는다.

그들은 지금 포위된 것을 잊은 채 불에 쫓겨 나중의 일을 씻기고 있다.

산밑에서 불길이 다시 솟고 있다.

벌곡 민방위 대원들은 신속히 대장에게 보고를 한다.

“산너머에서 연기가 솟고 있씀니다유!”

“그렇다면....”

“거기에서....저기.... 산중턱에서 불을 놓고 있는 자들은 필시 빨치산 잔당들 일 것인디유!”

총무는 보고를 하고 의견을 제시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했음 좋겠는지 말해보시오!”

“아~ 예! 젊은 사람으로 지금 신속히 저 밑에 보이는 저 바위를 점령하고 저 바위틈에서 매복하라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좋소! 동감이오! 11분대는 신속히 저기 저 바위에 매복하여 빨치산을 공격하시오!”

“넷!”

“젊은 대원 5명만 빨리가시오!”

“넷!”

11분대원들은 산을 달려 내려간다.

“12분대!”

“예!”

“12분대는 좌측 산을 보시오! 저산 아래에 산사태난 곳이 보이지요? 그곳에 달려가 5명만 매복하시오!”

“넷!”

12분대 젊은 사람들은 산불과 경주하며 산을 내려간다

방위대장은 그들이 너무 늦게 출발하여 산불보다 늦어서 산불에게 당할까봐 맘을 조린다. 그들이 산 사태난 곳에 넉넉히 도착하자 휴유하고 크게 심호흡을 한다.

 

산불은 바위를 태울듯이 몰아치다 주제 파악을 한 것처럼 사그라들다가 다시 양 옆으로 타들어 가다 다시 올라간다. 그리고 다시 하나가 되어 후다닥거리며 꺼지지 않는 불이라고 불자랑을 한다.

바위에 매복한 그들은 옆구리에 매달린 포승줄을 만지작거린다.

그리고 전방과 측면을 살핀다. 그리고 매어단 물통 주머니에서 물통을 꺼내 목을 축인다.

‘내가 빨치산을 잡아서...... 그러면 나를 다시 보겠지.....

이런 기회는 천재일우의 기회이지......

이런 때 입신양명하는거여!.....

그런디 말여! 이것들이 내게로 올 것인지 모르겄구먼......

좌우간 기다려 보아야 끝이 날꺼니께......

어떻게 생긴 것들인데 포위 된 속에서도 항복을 안하고 버티나 그래.....

지가 독한 체 해봐야 죽음 일보 전인지도 모르는 딱한 아이들이여......

아니 그래 이북 아이들은 공산당이 그리 좋은가 그래?

심보가 도둑놈들이지....

열심히 일해서 배를 채울 것을 먹을 생각이를 하여야지.....

속이 꼬인 새끼들 같으니라구....

그래! 부지런히 일해서 땀흘려서 모아 둔 살 돈을 공짜로 먹겠다니 그것두 강제로 빼앗아 먹겠다니 이건 아주 속이 시커먼 새끼들이라구! 산불이 지나간, 산불에 끄슬린 소나무보다도 더 지독한 소태같은 놈들잉라구.....

그래 있는 사람 것을 다 빼앗아 먹은 다음에는 어떻게 먹을 건지.....

돈있는 부자가 다 뺏겨서 없는 거지가 되면, 빼앗아 먹을 곳이 없어지면 굶을 건가? 아니면 그 다음에는 서로 잡아먹을 건가?

그런 이치도 모르고 공산당을 좋아하는 맹추들이 멍청도지......

우리 대학생 속에두 운동권인지 공산권인지 하는 공산당 좋아하는 땡초들이 있지...... 그애들 왜그래?

멍청이 이북 아새끼들이 마박을 쳤나? 왜 공산권 좋아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구......

그래, 있는 사람 것을 강제로 빼앗아 먹으라고 하나님이 시켰냐?

땀흘려 일해서 먹으라고 하셨지....

그 죄를 어떻게 받으려구 너희들 그러냐?...

너희가 그렇게 무위도식하면 나중에 너와 네 자손이 먹을래야 먹을 수 없게 하나님이 벌내려 이놈들아!.... 정신차려 이놈아!

이 철빠진 이북 놈들아! 나중에 고생 쌩고생할 것을 생각해 봐!

그걸 알면 소름끼치지 이북내기들아!

몇십년 이내에 벌받는다구!......

네 잘못으로 죄없는 네 아들 손자가 쌩고생하게 돼 이놈아!

어서 죽기 전에 항복하라!....

죽은 다음에 항복해야 무슨 소용이냐?

살기 위해 항복하는 것이다!

살 기회를 놓치면 항복도 못해 보고 송장이 되는거여.....

이 딱한 이북놈아!....

너희들은 여기서 도망을 어디로 가겠냐?

민방위대라구 깐보냐?

한심한 놈들 같으니라구!....

죽어 바위처럼 그리되면 아무 유익이 없는거여!.....

모든게 때가 있는 것이니라구!.....

때는 항상 있는게 아녀 이 딱한 이북 놈들아!......

사람이나 짐승이나 살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는거여!.....

살 때를 놓치면 죽는 거여 야!.....

못난 것들 같으니라구! 너희가 지금 항복해야 살어야......

네놈들이 도망간다구 해봐야 도망이 되냐?

소견백이가 그리도 없냐?

공산당한다고 그러니 지혜가 절벽이 되지 그러니까 고생하고 탄식하는거여.....

못나고 한심한 것들.....

무엇이 옳은 일이요 그른 일인지도 구분 못하는 딱한 놈들....

사람이 배추 한포기의 거름밖에 안된다고 여기는 불쌍한 것들.....

그래서 네 놈들은 배추 거름만 되면 그만이냐?

그래서 배추거름 먼저 될려구 경쟁하냐?

그래 겨우 그런 놈들이냐?

가진 자의 것을 강제로 빼앗아 먹어야 배추 거름되는 거냐?

그래서 약탈 해 먹냐?

그걸 못할까 보아 대학까지 다니는 거냐?

대학을 다녀야 배추 밑거름 되는 공산운동이 되냐?

그리고 배추 거름 되는 연습하다가 죽어 배추 거름이 되고 마냐?

꿈이란 게 겨우 배추거름이라.....

대학에 못들어 갈까보아 밤을 낮삼아 공부한 게 겨우 배추 거름되는 꿈이었냐?

그걸 못할까 보아 화염병 던지고 쇠창들고 지랄을 해대는 거냐?

그게 그렇게도 어려운 거냐?

영어 수학을 잘해야 배추 한 포기 거름이 된다....

그렇다면 네가 사람이라고 생각은 해 봤냐?

네 부모가 너를 키워 겨우 배추의 밑거름 되길 원해서 미역국 먹고 좋아한 거냐?

이 한심하고 멍청한 아이큐가 뒤로 자빠진 놈아!

이 천치중에 상 천치 놈아! 배추 농장 농사꾼에게 거름으로 써줄 것인지 물어는 봤냐?

이 공산 귀신에게 미친 놈아!

배추밭 밑의 땅굴을 파고 들어 누워 이놈아!

배추밭 배추뿌리 밑 땅굴을 파 이놈아!

배추밭이 어딘지도 모르고 핵교는 왜 다녀 이놈아!

산밑 바위 속이 배추밭으로 보이냐?

그래서 산밑 땅굴을 파는 게냐?

산이 배춧잎으로 보이냐?

바위 속이 배추 뿌리로 보이냐?

얼마나 밥을 못 먹었으면 그렇게 보이는 게냐?

땅굴 파서 사람을 많이 잡아 죽여야 배추가 거름으로 써주냐? 이 놈아~’

바위 틈에서 빨치산을 생각하며 빨치산을 찾는 젊은 방위대원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리고 오른 손바닥으로 제 머리를 가볍게 탁탁 때린다. 그리고 쎄게 때린다.

‘골치 아픈 놈들이여.... 골치 아픈 공산운동 대학생이여....

골치 아픈 공산 추종자들이여.....

민주주의 속에서 부모 잘 만나 공부하여 부족을 모르는 것들아!

공산 간첩 노릇하는 이 못난이들아!

그러고도 너희가 지식인이냐?

배추 밑거름 노릇한다는 놈아!

공산 운동한다는 놈아~~ 챙피를 알아 이놈아~

공산당하는 게 소원이면 너나 이북으로 가버려 이놈아~

알바니아로 가 이놈아~

쏘련으로 가 버려 이놈아~

에치오피아로 가버려 이놈아~

그들의 사는 걸 눈구녁으로 가서 봐~ 이 한심한 놈아~

잘살던 나라가 공산당 몇 년하고서 거지 발싸개 된 것 가서 배워 이놈아~

쿠바로 가서 봐 이놈아~

에치오피아 가서 봐 이놈아~

부끄럼도 챙피도 모르는 놈이 무슨 얼어 죽을 지식인이고 지성인이여 이놈아~

그런 놈은 무식인이요 짐승인(짐성인)이여 이놈아~

날래 가버려 이놈아~

딸라를 벌지 않아도, 딸라를 외국 사람에게 장사하여 벌은게 없어도 무대보로 환전하여 멍청하게 딸라를 물쓰듯하라고 바꿔 주는 멍청이들이 정치할 때 네 애비에게 돈 달래서 딸라 바꿔 이놈아~

공산나라 가서 배추에게 뇌물 먹여 이놈아~

딸라 있으면 귀신을 부린다고 엽전이 그라드라 그러니께 이놈아~

딸라 뭉탱이 들고 가서 공산귀신에게 뇌물 먹이고 실물 공산정치 배워 이놈아~

이 맹추 주사파 공산귀신 붙은 놈아~

이 경을 칠 놈아~ 짐승인 놈아~

간첩 지랄말고 너도 공산귀신 따라서 이북으로, 쿠바로 가버려 이놈아~

나는 배추거름 안할꺼여 이놈아~

짐승지랄, 방송지랄, 신문지랄, 고관대작 지랄하며 간첩지랄 그만하고 가버려 이놈아~

가서 공산귀신 돼버려 이놈아~

지금이 기회여 이놈아~

멍청이들이 딸라를 물쓰듯하라고 아무나 딸라를 막 바꿔 주는 찬스를 놓치지 말어 이놈아~

엽전 역사에 지금처럼 딸라를 못벌어도 딸라를 바꿔주는 때는 없었어 이놈아~

때가 이 때여 이놈아~

무역적자가 산더미 같아도 멍청이들이 빚을 지면서도 딸라를 마구 바꾸어 주는 지랄을 할 때 딸라 바꿔 차비하여 귀신에게 좇아가 뇌물 먹이고 배추거름 돼 이놈아~

원대로 해 버려 이놈아~

골치 아프게 여기서 공산귀신 오라고 고사 지내는 데모굿지랄 그만해 이놈아~

굿은 미신좇는 지랄이여 이놈아~

지성인지 짐성인지 개소리 그만하고 미신타파나 하구 나서 짐성인지 지성인이라는 소리를 해 이 무식한 놈아~

세계 사람 보기 챙피해 이놈아~

왜놈 보기에 챙피해서 얼굴을 못들겠어 이 놈아~

우리가 왜 놈의 아버지 나라여 이놈아~

그런데 너 같은 데모굿 하여 공산귀신 부르는 놈땜에 얼굴을 들 수가 없어 이 무식한 지성인이라는 놈아~

우리가 왜 놈의 아버지 나라인 줄도 모르는 무식한 지성인이라는 놈아~ 그 이유나 배워 이놈아~

우리 조상 아버지가 헤일수 없이 왜놈의 미개한 땅에 건너가서 우리가 쓰는 우리말을 가르쳐 주고 사람이 사람 노릇을 하는 법을 가르쳐 줄 때 왜녀들이 우리 조상 아버지를 좋아 했을 것 아녀 이놈아~

홀딱 했겄지! 아니냐?

요새 대가리에 빨강물인지, 여우대가리털 만드는 건지 그렇게 하는걸, 서양 아이들 하는 걸 미국 젊은 아이들 노는 게 좋아서 옷도 지저분하게 입은 게 좋아서.... 닮으려고 지랄들 하는 것 몰라?

백인 좋아서 국제 결혼하여 혼열인지 혼혈아인지 낳고 미역국 먹는 것 모르냐?

그러니까 미개인이요, 야만인이요 기저귀(훈도시)만 차고 돌아다니는 왜놈들의 어미가 너희들 맹크루 좋아서 환장하여 졸졸이 좇아 댕기다가 아들 하나만 맹그러 달라고 안했겄냐?

상식적으로 안그랬겠어? 이놈아~

왜놈 가운데 잘생긴 놈이 얼마나 많어 이놈아~

너희들 닮어서 우리나라 사람인지 아닌지 몰라보는 현실이여 이 놈아~안그래 이놈아~

왜국에 가봐 이놈아~

가보면 알아 이놈아~

그렇게 하고도 남았다는 증거가 되는 답이 또있어 이놈아~

근거 없는 허튼 소리 하겄냐?

미국한테 원자탄 맛을 보았을 때 왜놈의 딸들이 얼마나 미국남자 좋아서 미국씨를 받았냐?

그게 왜놈이 부르짖든 미왜일체다(USA+JAPAN) 알았어? 이놈아~

그러니깐드루 우리가 왜놈의 아버지 나라여 이놈아~

긍지를 가져 이놈아~

겨우 공산귀신 붙는 게 소원이고 배추거름 되는 게 소원이여?

우리가 왜놈의 아버지 나라여 이놈아~

날래 항복 해 이놈아~’

젊은 대원은 책에서 읽은 것을 생각하며 쓴웃음을 짓는다.

산불이 지나간 곳은 갈대 닮은 누런풀이 깡그리 없어지고 초록을 뽐내던 솔잎도 많이 지워지고 대신 숯검정으로 졸지에 변해 버렸다.

발치산들의 숨을 곳은 그 어디에도 마련 된 곳이 없다.

그들은 하이에나 떼보다도 무서운 산불을 피하느라 마음을 놓을 기회도, 짬도 그들에게는 한 순간으로 지나갔다. 그들은 졸지에 땅속으로 들어갈 수도 새처럼 날아갈 수도 없는 입장이다. 그리고 끈이 떨어져 나간 두루박이 되어 깊은 곳으로 곤두박질을 친다.

빨치산들은 공산당을 애절하게 찾는다. 그리고 군관은 김일성을 소리 죽여 주절거리고 똥이 타서 애절하게 부른다.

“어버이 수령이시여 저희들을 보살피소서! 주체사상이를 맹그신 어버이 수령이시여 우리를 이 불속에서리 건졌으니 포위된 속에서 건져주시라요! 날래 살게 도망치게 하시라요! 장군 아바이 수령! 이보시라요! 도술이를 부리시라요! 안개라도 팍 끼게 맹글어 주시라요! 왜놈의 포위에서리 날래 도망친 재주를 보이시라요! 그때 장군이가 날래 도망치느라 똥줄이 빠저서리 지금도 탈홍이를 한다고 들었시요! 그때 치질이가 생겼다고 들었시요! 나도 탈홍이가 되도록 날래 내빼는걸 하고 싶다 이겁네다! 어바이 수령! 내래 환장이를 하는 중이야요! 어바이 수령! 수령님의 아들 정일 지도자를 날래 보내시라요! 그라믄 이런 간나새끼들은 안개처럼 될끼야요!

위대한 인민군대를 포위한 간나새끼들을 팍 죽여뿌리시라요!”

그러나 그들의 주절거리는 소리와 괴뢰들의 이름은 빨치산들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를 않는다.

그들은 불을 따라 전진하다 움푹패인 조그만 골짜기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웅덩이 같은 골짜기를 발견한다.

군관은 금방 기도한 효험이 있다고 좋아한다. 그리고 그리 넓지도 깊지도 않은 웅덩이 골짜기로 뛰어든다.

“날래 오라우! 어서들 오라! 뭘 그리 꾸물거리고 있네? 날래 들어오라! 쌍! 동작이 어찌그리 둔하네? 똥줄이 빠지게 뛰어들라!”

빨치산 십명은 군관의 재촉에 웅덩이에 들어가 쪼그리고 앉는다.

“내래 어버이 수령님께 기도했시야! 그랬더니 이곳을 보게 하시는거 아님메! 동무들도 기도하라우!”

“나도 하나님을 찾았시요! 그래서리 군관이 동지가 이런 웅덩이를 찾은 기야요!”

“지랄말라우야!”

“합심하는 마음이를 한기야요! 그래서리 웅덩이를 보는 눈이 생긴것입네다!”

“똥무! 똥무는 예수교인이메?”

“내래 강양욱 동지네 집 근처 동네에서 ....”

“날래 말하라기메!”

군관은 꼬투리를 잡았다고 쪼을 곳을 노리고 있는 매눈이 되어 있다.

“김일성 장군님의 외삼촌 교회를 댕겼시요! 그때 강목사 동지가 내를 이뻐 했시요!”

쫄병 인민군 빨치산은 잽싸게 말을 바꿔서 군관의 매눈을 벗어난다.

쫄병 빨치산의 등덜기에서는 놀랬어도 되게 놀랬다고 땀방울이 물소리를 지르며 흘러내리려든다.

“끄러네!”

군관의 눈은 대번에 양의 눈으로 소리없이 바뀌었다. 매눈은 졸지에 사라져버렸다.

“나는 주일학교도 댕겼시요! 그때 강양욱 목사 동지가 위대한 김일성 장군님의 이야기를 해 주었씀네다! 그리고 어려울 때 하나님을 찾으라 그라믄서리 하나님이 들으시고 구원해 주신다고 했시요! 그래서리 우리가 지금 죽게 생겨서리 하나님께 기도를 했시요!

군관이 동무도 살려주고 나도 살려주고 우리들도 살려달라고 그랬시요!”

“육갑이를 떨지 말라우 쌍! 하나님이 어데 있네?”

분대장은 톡 쏘아서 말한다.

“내는 하나님을 모르메! 내는 공산당이메! 예수교인은 비판하여 숙청해야 된다이!”

고참 빨치산은 말한다.

“나도 공산당이메! 하나님이 어데 있네? 개수작 떨지말라!”

“지금 죽으면 고거이 끝이메!”

“웃기지 말라!”

“이 종간나 새끼! 겁주지 말라!”

빨치산들은 종주먹을 댄다. 그리고 무신론을 주장한다.

“보시라요! 이판국에 하나님 의지하시라요! 하나님 찾으시라요 그러면 하나님이 기적을 베풀어 우리를 살려주실 것입네다!”

“너나 하나님 찾고 예수 부르다 뒈지라! 시끄럽다!”

“밑져야 본전이 아니겠씀메? 우리 저 쫄다구 말 따라 예수님을 불러봅세!”

“네 이제보니까네 반동이다이!”

“그만들 조용히 하라우! 여기서리 우리는 살아 도망칠 연구를 하라우! 그만 물고 뜯는 지랄하라! 쌍!”

군관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한다.

빨치산들은 군관의 말에 입을 다문다.

“여기서 탈출을 할 연구를 하라우! 날래 보고하라우!”

군관은 다시 명령한다.

“내 생각이는 3명씩 뛰어나가 포위를 뚫는다고 시선을 끌고 그리고 3명이 나가서리 반대 방향으로 돌격을 하고 또 3명이는 그리고 2명이는 포위를 뚫으려고 시도를 하는 겁네다! 그러다 보면 구멍이 생길 것 같씀네다! 그러면 그리로 날래 도망을 치는 겁네다!”

“또 의견을 말하라!”

“내는 우리 모두 이곳에서 밤까지 기다리다 어두워서 캄캄할 때 살살 기어서리 도망을 치는 것입네다! 그러면 탈출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씀네다!”

“밤까지 어찌 기다리고 있지비? 우리 위대한 인민군대의 용맹을 보여주고서리 팍 죽는기야요!”

“그러니까네 우리는 밤까지 기다릴수 없으니끼니 우리가 공격이를 먼저하자 이기메?”

“우리가 밤까지 기다리게 경찰 간나새끼들이 우리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이김네다! 그러니까네 우리가 인민군답게 스리 돌격이를 하자 이김네다!”

“이보라! 네놈 새끼가 날래 공격이를 하라이!”

“내혼자 말입네까? 내는 고참 인민군 선배의 뒤를 용감히 따르갔시요!”

“쌍놈새끼래 주둥이로만 용감 떨고 있시야! 누굴 뒈지라고 충동이를 치는기네! 쌍간나새끼 종자 못받겠다이!”

“내는 오늘 살아야스리 에미나이 꼴을 구경이를 할 수 있...”

“조동백이 닥치라! 똥이 타고 있다이!”

“군관 동지 말씀하시라요! 내는 무식해서리 난국타개의 법을 모릅네다!”

“동무들이 더 말해보라!”

“군관 동지! 소관생각에는 이곳을 빠저서 대둔산으로 간다고 해도 대둔산은 경찰 간나들이 점령이를 했다니까네 우리가 갈곳은 이북 수령님이 계신 곳 밖에 없시요!”

“이북으로 가자 그말임메?”

“그렇씀네다!”

“새끼래 무시기 소리를 하는기메?”

“간나새끼래 자다가 봉창 뜯고 있시요!”

“가만 가만 또 계속하라우! 내래 무시기 소리를 해도 접수하겠씀메!”

“군관동지 사실입네까?”

“내래 언제 거짓말 했씀메?”

“그럼 저 팽안도 철산 옆에가 고향인 김정일이가 한말씀 하갔시요!”

“날래하라! 시간이 없다이!”

“군관이 동지도 살고......”

“동무! 김정일 새끼래 사상이 불순한거 아니메?”

군관의 얼굴은 사나워져 있다.

“아닙네다!”

목을 움추려 대답한다.

“똥무! 정일 동무! 동무는 우리 모두 항복하자는 소리 할라 그러는거 아님메!”

“아닙네다!”

“항복하자는 소리 했다가는서리 인민의 이름으로 총살이를 한다이! 알았씀메?”

군관은 그리 크지 않은 소리로 힘주어 말한다.

“넷!”

빨치산은 일제히 대답한다.

“모두 당을 위해 충성하라우!”

“넷! 충성하갔씀네다!”

“김일성 수령을 위해서리 충성하라우!”

“넷! 어버이 수령을 위해 주체사상을 위해 충성하갔시요!”

“우리는 용감히 대둔산이를 향해 돌격이를 한다이!”

“내례 공산 혁명 전위대로서리 돌격이를 하겠씀네다!”

“돌격이를 하는 전사는 당에 보고해서리 영웅칭호를 받게 해 주겠씀메!”

“그러니끼니 총알받이 하는 혁명전사에게 영웅칭호를 받도록 누가 살아서리 하겠씀네까?”

“쌍놈새끼래 콩콩 따지고 지랄이를 하는거이메?”

“이놈새끼, 군관 동지가 말하는데서리 나서고 지랄이네!”

“내래 나서는거이 아니고 궁금한거이를 물어본기야요!”

“동무! 군관이 동무를 기분 나쁘게 한거이 비판하라우 쌍!”

“알았시요! 내는 군관이 동무를 비판합네다!”

“이새끼 군관이를 어찌 비판한다고 그러네?”

“내래 정신이 없어서리 말이가 고참동무의 말을 해서리 그럽니다!

용서하시라요! 정정합네다! 저저, 내를 비판합네다! 비판하라는 소리를 달게 접수합네다! 비판이를 이 웅뎅이에서리 끌려나갈 때까지 비판이를 하고 있갔시요!”

“꺼럼! 계속 비판이를 하라우!”

“명령대루 하갔시요!”

“용감히 혁명전사 할 동무 앞으루 나오기메!”

군관은 명령한다.

분대장과 부분대장이 허리를 구부리고 군관 앞으로 나온다!

“다른 동무 없음메?”

“제가 가갔시요!”

군관이 다시 말하자 중대요원이 군관 옆에서 나선다.

“끄래! 또 날래 나오라우!”

군관의 말에 다시 4명이 오른손을 조금 들어 보인다.

“내 명령을 따라야 한다이!”

“넷!”

웅덩이 속의 빨치산들은 하나같이 대답을 한다.

“분대장을 따라서 2명이 남쪽 방향으로 포복으로 전진한다.

그리고 부분대장이 2명의 분대원을 데리고 분대장의 뒤를 따라서 전진한다. 그리고 나머지는 나를 따라 부분대장을 엄호하며 남쪽으로 돌격이를 해 나가겠다이!”

“넷!”

빨치산들의 대답은 풀이 죽어 있는게 역역히 얼굴 밖으로 새나오고 있다는걸 말해주느라 목소리가 가늘고 그리고 떤다.

“출발하라우!”

군관은 재촉한다. 그러나 겁에 질린 그들은 오금이 붙었다.

빨치산을 바라보는 군관은 눈에다 엷은 웃음을 담는다.

“이 새끼들! 큰소리를 친거이 거짓말임메?”

“정말입네다! 오금만 붙어서리 그런거라우요!”

“간나새끼들 너무 핑계를 주둥이로만 나불거림메?”

“말부터 대답이를 해놓고 행동이를 하는기야요!”

“그럼 다시 출발 하라우! 군관인 내가 먼저 가야 따라 오겠씀메?”

“뜸들이다 하는기 작전상 좋은깁네다!”

“육갑 떨지 말라우! 쌍!”

“지가 정찰이를 하갔씀네다!”

분대장이 용기를 내어 말한다.

“그럼 쫄다구 하나를 데리고 정찰이를 하갔씀네다!”

“날래 하라우!”

“예수당 간나 날래 나오라우!”

“지를 불렀씀네까?”

“니 말고 예수교인이라 한 사람 없다이! 하나님이 보호하고 길을 안내하는 네를 데리고 가야 잘르 갔다 온다이! 날래 날래 오라우 쌍!”

분대장은 비아냥거리는 투로 놀려 말한다.

예수교회 다닌다는 빨치산은 턱을 불궈지게 하고서 느릿하게 분대장 앞으로 다가간다.

“해방!”

분대장은 군관에게 경례를 한다.

“날래 갔다 오라우!”

“정찰이를 제대루 하고 오갔시요!”

“예수쟁이 날래 오라우 쌍!”

분대장은 분대원을 데리고 기어서 웅덩이를 나간다. 그리고 기어서 작은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하고 왼쪽으로 계속 기어서 올라간다.

쫄병은 분대장의 뒤를 따라 계속 기어간다.

“항복하라! 그러면 살려준다! 손들고 나오라!”

그들은 경찰과 방위대들의 외치는 소리를 듣고 그리고 생각하며 계속 기어간다.

‘사실 항복하면 살려줄까? 항복하면 온갖 고문과 악형을 가하다가 죽인다고 배웠는데.....

저 간나들은 거짓말로 항복을 하라는기메....

공산당을 하는 사람이는 경찰이가 잡았다 하면 끔찍하게 죽인다고 그랬는데.....

가만 가만 남조선 사람이는 헐벗고 굶주린다구 판자집에서 산다고 배웠는데.....

거지새끼가 득시걸 하다고 배웠는데.....

이거이 잘못이 된게 아님메?......

거지새끼가 어디메 있씀메?....

판자집이 어디메 있씀메?......

문제가 크다이......

도시의 집들이 불에 폭격이를 당해서리 판자집이 있는 것이지비.....

이북에서리 피난이 온 사람이 집이 없으니깐드레 판자대기로 판자집이를 맹글었다는거이 눈으로 봤다 이거지비.....

초가집이를 농촌에서 보는 것이지비 판자집이 어디메 있씀메?.....

문제가 크다이! 손바닥으로는 하늘을 못가린다고 하였씀메!....

내가 이제 누가 새빨간 거짓말을 하는지 알겠다이......

그러니까네 항복이를 하면 내를 살려준다는 말이 정말이요 사실이라는거이를 접수한다이.......’

“항복을 하면 살려준다! 손들고 나오면 살려준다!” 는 말은 분대장의 귀를 두드린다. 그리고 예수교인 인민군의 마음을 잡아끌고 남쪽으로...... 몸뚱이를 계속 남쪽으로 빨아당기고 있다.

그들은 기어가다 바위가 있는 곳을 바라본다. 그리고 바위를 왼쪽으로 하고 계속 산으로 오른다. 그들은 다시 뒤를 돌아다본다.

“문 동무!”

분대장은 예수교인 인민군을 부른다.

“웅덩이가 어디쯤 있슴메?”

“모르갔시요! 작은 봉우리 너머에 군관이가 있는 웅뎅이가 있시요!”

그들은 귓속말로 주고 받는다.

“분대장 동무! 어디로 가시는 겁네까?”

쫄병 인민군은 의아스런 눈으로 분대장을 바라보며 말한다.

“잔소리 말고 따라오기메!”

“분대장 동무! 너무 멀리 정찰이를 하는거 같씀네다!”

“문 동무! 우리가 살길을 간다이!”

“분대장 동지!”

“잔소리 말고 날래 나를 따라오기메! 날래가야 따발이 총에 안맞는다 이거메!”

분대장은 아까보다 더 빨리 높은 포복을 한다. 예수교인 인민군은 분대장을 따르느라 안깐힘을 쓴다. 그러는 그의 얼굴도 앞서가는 분대장 얼굴도 땀이 물소리 나게 흘러내린다. 그들의 얼굴은 빨간 홍시가 샘이 나게 생겼다.

 

바위가 여러개 있는 틈에서 매복하고 인민군을 기다리던 벌곡 민방위 대원들은 인민군 두명이 포복하여 일직선으로 오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인민군들이 뒤를 자주 돌아보며 오고 있음을 지켜본다.

“분대장님! 인민군들이 쫓기는 것 같씀니다유!”

“손대원의 눈에두 그렇게 보이나?”

“예!”

“그러니까 저렇게 허둥거려 오는 거 아닐까유!”

“뒤를 자주 돌아다 보는 게 탈출하여 우리에게 오는 것 같네유!”

“저것들이 정찰을 한다면 저럴리가 없다구 생각 되는디유!”

“그렇지만 경계를 철저히 하게나! 송 대원과 문 대원은 저것들을 놓치지 말고 감시를 하고 나머지 사람은 전후 좌우를 계속 살피게나!”

“예! 알았시유!”

“적이 가까이 오도록 인기척을 내지 말게!”

“야!”

“저것 보세유! 옷을 벗네유!”

“웃도리를 홀랑벗고 옷을 가지고 기어 오네유!”

“더 지켜봐!”

“야!”

분대원들은 바위틈 사이에서 그리고 바위 옆에서 총을 조준하고 있다.

인민군은 20m 거리까지 다가왔다.

“손들엇!”

분대장은 바위 뒤에서 총을 겨누며 큰소리로 말한다.

인민군들은 총을 놓고 무릎을 꿇은 채 두손을 번쩍든다.

“총버려!”

“........”

“3보 앞으로”

인민군들은 세 발짝을 옮긴다.

방위대들은 신속하게 그들의 몸을 샅샅이 살핀다.

“5보 앞으로”

인민군들은 다섯 발짝을 나온다.

방위분대장은 그들을 다시 눈으로 검색을 한다.

그리고 다시 십보 앞으로 오라고 명령한다. 그들은 불탄 나무등컬을 잡으며 올라와 바위 옆에와 섰다.

“주먹 쥐고 엎드려!”

그들은 주먹을 쥐고 엎드렸다.

“송 대원, 문 대원은 체포해!”

분대장은 명령한다.

문 대원과 분대장은 그들을 조준하고 있다. 2명의 분대원은 전방을 감시하고 있다. 송 대원은 포승으로 인민군을 신속하고 확실하게 포박한다.

“문 대원 저기가서 따발총 가져오지!”

“예!”

송 대원은 저들을 대장님에게 빨리 호송하게!“

“예!”

“그리구 빨리오게!”

“예!”

“마중 나올테니 인계하고 바로 오게!”

“예!”

분대장은 문 대원에게 인민군 상의도 가져오라고 말한다.

 

웅덩이 속의 빨치산

“이 분대장 간나새끼 왜이리 안 오고 있지비?”

군관은 초조하여 말한다.

“군관 동지! 분대장 동무래 정찰하다 경찰아새끼들에게 뒈진 것 같씀네다!”

“이보라! 총소리도 안 났는데 총알에 맞아 죽을 수가 있간?”

“군관 동지! 군관 동무가 정찰을 해 보시라요!”

쫄병의 말을 들은 군관은 대번에 험상궂은 얼굴이 되어버린다.

“지는 딴 동무가 정찰을 하는 것보다 군관 동지가 하는거이 맴이를 놓을 수 있으실 것 같아서리 그랬시요! 취소합네다!”

쫄병은 황당한 얼굴로 황당속에서 변명을 한다.

“누구를 다시 정찰하러 보내지비?”

“군관 동지에게 정찰하라 한 깐나새끼래 보내시라요!”

“그리구 고놈 새끼 곁에 있는 행정반에서 있던 조 동무를 보내시라요! 그러믄서리 전투 경험도 얻을 수 있을낌네다!”

군관은 부분대장의 말을 생각하며 두사람을 번갈아 쳐다본다.

그리고 쫄병들을 하나씩 점검한다.

‘이런 쫑간나새끼들을 데리고 전쟁을 한다는 자체가.....

그러니까네 다 이겼다가 지는 것임메......

내래 이런 것들을 데리고서리 전쟁이를 한다니까니 한심한기메.....

하나같이 아부만하고 있으니끼니.......

한놈 한놈이 서로 모함을 열심히 하는 것들이 무엇이를 하갔는가....

너희들이나 내나 산다는 자체가 어려운 일이메......

목적도 없이 시키는대루 우쭐거리는 집나래비 꼴을 해 가지고서리 뒈질때까지 우쭐대다 뒈지는 한심한 간나새끼들......’

“조 동무! 간나새끼 데리고 정찰하라우 쌍!”

“넷! 명령대루 하갔시요!”

군관의 명을 받은 조우태 인민군은 군관에게 찍힌 박평양 쫄병을 데리고 웅덩이를 기어나간다.

조우태는 웅덩이를 나와 산등을 향해 높은 포복을 한다. 그는 포복을 하며 뒤를 돌아본다. 그들은 작은 봉우리 위에 올라갔다.

그들은 전후좌우를 살핀다. 그리고 오른쪽 산중턱에 산사태가 난 지점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곳을 향하여 기기 시작한다.

“박 동무!”

조우태는 친절한 목소리로 쫄병을 부른다.

“넷! 조 동무!”

박평양이는 의아스런 눈으로 스스로의 귀를 의심하며 조우태를 바라본다. 그리고 잘못한게 있어서 부른 것인가 하는 눈이 되어 황당이 나오고 있다.

“박 동무! 우리는 지금 완전히 포위가 되어 있씀메!”

“그건 내도 알고 있씀네다!”

“우리가 여기 이렇게 나와 있는거이 경찰아새끼들이 다 알고 있다이! 그러니까네 정찰을 한다고 하여서리 우리의 도망갈 구멍이 생기는 것이 아님메!”

“알갔시요!”

“군관이 말에 꼼짝이를 못하고 정찰이를 나왔지만 얻을 것이는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임메!”

“박 동무! 산 사태가 난 곳이를 날래 살펴보고 오자이!”

“넷!”

그들은 다시 높은 포복을 한다. 그들은 똑같이 군관에게 찍힌 처지임을 인식하고 살길을 찾아야 한다는 본능으로 교감한다.

“빨리가자우!”

그들은 본능에 강제로 끌려서 무릎이 깨지는 것도 잊어버리고 개처럼 기는 것을 떳떳이 여기고 있다. 그러느라 그들의 무릎에서는 피가 흘러 바지를 빨갛게 물들였다. 그리고 등골로 물보다 진한 땀이 급하게 흘러내리고 있다.

 

산사태가 난 곳 골짝 바닥에 납짝하게 엎드려 있는 방위대에게 그들은 발견 되었다. 그들은 총으로 조준하여 사격을 당할 거리에 들어왔다.

“분대장님 저 인민군 새끼들을 쏴 죽일가유!”

“조금 기다려 보자우!”

“저새끼들은 못된 짓을 너무 많이 한 새끼들이라구유! 그러니까 복수의 의미로도 그냥 살려줄 수 없어유!”

“가만 있어봐! 사람을 죽이는 것만이 잘하는게 아녀!”

“원수를 갚아야지유! 빨치산이나 인민군이나 얼마나 우리 동포를 죽였어유! 그러니께 볼 것 없어유! 이북 놈은 다 죽여야 한다구요!”

“이사람 오늘 왜 이리 흥분하나?”

“흥분 안하게 생겼어유? 이북새끼들이 우리동네 사람을 얼마나 많이 죽였어유? 우리 남한 동포를 얼마나 많이 죽였시유? 그런데두 분대장님은 이두 안 갈려유?”

“자네는 자네 식구들 누구 하나 다친 사람 없는디 왜 그라나?”

“우리 식구가 다치고 안 다치고 간에 못된 악질은 청소차원에서도 근절을 시켜야한다구유?”

“살려달라구 항복하는 놈은 살려주는거여! 그래야 또 항복을 해 오고 그리고 너그럽게 용서를 해 줘야 저희들의 잘못을 뉘우치는 계기도 되는 거여!”

“분대장님두 원!”

“쉿 조용히 해봐!”

인민군들은 따발총을 오른쪽 어깨에 메고 두손을 들고 걸어온다

“저것봐! 살려달라고 손을 들고 오잖어! 자네가 죽이자고 하는 소리를 듣고 오는 것 같은데!”

“손을 들었던 발을 들었던 저 새끼들은 총살을 해도 저 새끼들의 죄값은 모자라유! 살려서 뭣에다 쓰게유?”

“이 사람아 잘못을 뉘우치고 항복을 하는데두 죽이면 누가 항복하것나? 이사람아! 인민군 가운데도 강제로 공산당에 끌려서 여기에 온 사람도 많다구!”

“솔직히 저 새끼들이 포위 안되고 했어봐유? 항복하겄시유? 죽게 생겼으니께 살려 달라고 하는거지유?

“사람이란 다 그런거라구! 죽게 생겼으면 살려 달라구 비지발발 하고 조금 형편이 좋아지면 언제 내가 그랬느냐고 하는 게 사람이라구!

그러니까 저렇게 손들고 살려달라구 하는거지! 이런 때 저런 것들을 거두어서 살려주면 그게 덕을 닦는 거셔! 이런 때 좋은 일을 한 번 하는 기회도 되는거라구!”

“........”

“사람이란 살다가 보면 어려워 곤경에 처하게 되어 죽고 싶을 때가 있지! 누가 나를 도와 주었으면 하는 때가 있기 마련인데 그런때 내가 위급함에서 도움을 받고 자살충동에서 벗어나고 곤경에서 풀려나는 길이 우연히 되는 게 아니라 그말이네! 남이 위급한 상황에 있을 때 내가 건져 주면 그것이 보답으로 내게 오는 것이요! 내가 덕을 닦지 않았는데 내게 덕을 베푸는 사람이 있어 나를 위기에서 도와주는 것은 내 부모가 덕을 쌓은 보답으로 오는 것이다 할 수 있는 것이네!

그러니까 심은 대로 거두는 이치라네!”

“.........”

젊은 대원은 인민군을 바라보며 아까와 달리 듣기만 한다.

젊은 대원은 맥풀린 얼굴로 손들고 오는 인민군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잔뜩 손해를 보고 금방 나온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다.

‘분대장님은 ’덕 덕’ 그러는데.....

위급한 사람을 건져주는게 덕을 쌓는 것이다 그러는데.....

그러면 덕덕하는 사람은 계속 저런 못된 것들에게 계속 당하고만 산다 그말이잖아!....

그러니까 얻어터지고만 살고 내가 그 분풀이는 해서는 안되고.....

그러는 이가 총은 왜들고 여기 왔어?.....

인민군 빨치산들 사정 봐주러 왔나?.......

별일여!.....

모두 분대장 같으면 몽땅 빨치산에게 인민군들에게 죽는 일만 하겄네!......

착하게 산다는게 그런 것이라는 말인가?......

실컷 당하기만 하고 용서만 한다 그말여? 그럼 죽으면 용서 못하니께 살아나야 되겄네....

용서를 해줘야 덕을 쌓을 것 아녀?......

그러면 미군들은 뭐여?

덕은 안쌓고 우리나라를 돕는다고 인민군을 죽이고 있으니.....

살인하는 거여? 아니면 우리를 돕고 있으니 덕을 쌓고 있는 거여?

알다가도 모르겄네!.....

그럼 손들고 오는 놈은 살려주고 총들고 죽이겄다고 덤비는 놈은 쏘아 죽이는 건 정당방위라 그말인감!’

“여봐 김 대원! 그리고 길 대원, 방 대원은 방심말고 끝까지 놈들을 겨냥하게나! 여차직하면 갈기게!”

“네!”

“나는 라 대원 데리고 놈들을 포박하겠네!”

“염려 마셔우!”

인민군들은 산사태난 30m 전방에 오고 있다.

분대장은 벌떡 일어난다. 라 대원도 따라 일어난다.

그들은 인민군에게 총을 겨누고 있다.

“항복하러 오는거냐?”

“그렇씀네다!”

인민군들은 민방위대 분대장의 말에 걸음을 멈칫한다. 그리고 대답한다.

“우리는 살기 위해 항복을 하는 겁네다!”

“그래 날래 오라우!”

분대장은 그들의 말투를 흉내낸다.

인민군들은 안도의 숨을 크게 내쉰다. 그들의 숨소리는 방위대원 모두의 귀를 두두린다.

‘그래 산다는 건 귀중한거여! 살려고 하는 것은 생의 본능이지! 사람은 죽음에 이르게 되면 조금이라도 더 살려고 하는 게 본능의 발로라구! 그러니까 이 사람들도 여기까지 오면서 얼마나 맘을 조렸을까?

항복한다고 해도 진짜루 살려줄 것인가? 동료 인민군이 뒤따라와서 쏘아 죽이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깨지게 했겄지! 그리구 정말루 살게 될지 나중에 이북에 있는 가족들이 반동으로 몰려서 죽음을 당하지는 않을까 하는 것들이 맘 고생을 시키고 있겠지.... 그러나 우선 살고 보자는 본능이 이곳으로 끌어온거지......’

분대장과 방 대원은 나이가 비슷하여서 그런지 나이가 지긋한 것을 엿보게 하는 생각을 한다.

분대장은 인민군에게 시선을 누그러 뜨리지 않는다.

분대장의 총은 계속 인민군을 겨누고 있다.

“라 대원! 포승으로 묶을 준비해!”

“넷!”

“따발총 버려!”

“분대장은 단호한 소리로 인민군에게 명령한다.

그 때다! 따다다땅!땅! 인민군 한명이 쓰러진다.

“엎드려!”

분대장은 명령한다.

라 대원도 인민군도 엎드렸다.

“이 속으로 들어와!”

라 대원과 인민군은 산사태 난 골짜기로 기어 들어온다. 총에 맞은 인민군도 한쪽 팔로 기어서 웅덩이 속으로 들어온다.

분대장은 총알이 날아온 지점을 찾으며 명령한다.

“라 대원은 감시해! 그리고 묶어!”

방 대원은 항복한 인민군에게 총을 겨누고 있다. 그리고 라 대원은 부상 당하지 않은 인민군을 묶는다. 그리고 이 대원은 부상당한 인민군을 응급 처치한다. 총알은 인민군의 오른팔 팔꿈치 밑에 살을 관통했다. 부상한 인민군은 땀을 뻘뻘 흘린다. 그리고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어금니를 깨문다. 방위대원은 압박 붕대로 싸매 주고 포승줄로 팔을 얽어 목에 걸어준다.

분대장은 작은 봉우리가 돌출한 곳을 발견하고 주목한다. 그는 거기에 인민군이 있을 것을 예상하고 계속 주시한다.

분대장은 그곳에 인민군의 머리가 뾰족하게 나와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나 그는 아무 말없이 계속 주시한다. 그리고 인민군이 사정 거리에 들어오기를 기다린다.

“분대장님! 적이 올라오고 있씀니다유!”

“나도 알고 있다. 그러니 계속 주시하고 사격권 내에 들어오기까지 기다리라!”

“야!”

인민군들은 삭삭 삭삭 긴다. 그리고 좌우를 살핀다. 그리고 신속하게 좌우로 움직이며 다가오고 있다. 인민군이 투항 하려고 오는 것과는 아예 다르다.

인민군은 3명씩 2개조로 나뉘어서 다가오고 있다.

“저런 멍청한 새끼들 같으니...... 제깐 놈들이 날뛰어 봤자 죽는 거지...... 살려준다는데두, 손들고 항복만 하면 살려 준다는디 그게 싫다 이말이지? 아주 바짝 조여서 포위된 것을 알면서두 부딛쳐 죽겠다는 거냐? 공산당 하는 놈은 죽음을 초개같이 여기는 놈들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냐? 어디 죽음이 무엇인지 맛이 어떤지 보려무나......”

라 대원은 중얼거리며 총을 겨누고 기다린다.

“내가 사격하기 전에는 사격말라!”

분대장은 명령한다. 그리고 외친다.

“항복하라! 그러면 살려준다! 손들면 살려준다!”

분대장은 엎드린 채 외친다. 그러나 그의 소리는 산골짝에 메아리친다. 인민군들은 100m거리에 육박해 들어왔다. 그들은 ‘약진 앞으로! 약진 앞으로!’ 하는 훈련을 하듯 잽싸게 몸을 움직인다. 분대장은 다시 항복하라 외친다. 그러나 그들의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 같다.

“정지하라! 항복하라! 접근하면 죽인다!”

분대장은 최후 통첩을 한다. 그러나 그들은 약진 앞으로를 계속한다. 그들은 불을 보고 달겨드는 불나방이 되어졌다.

그리고 너죽고 나죽자가 되었다고 달겨든다.

“땅!”

“사격개시”

분대장은 총을 쏘고 사격을 한다. 5명의 방위대는 엎드린 채 사격을 한다. 다섯자루의 M1소총에서는 불을 토한다. 그러나 인민군은 총알을 피하듯 약진을 한다. 방위대원들은 계속 사격을 한다.

“땅! 땅땅땅땅!”

인민군들은 50m 거리까지 육박해 들어온다. 그리고 그들은 사격을 하면서 달겨든다. 방위대원들은 당황한다.

“이새끼들! 사는 게 싫다 이거지!”

분대장은 말을 하며 옆구리에 차고 있는 수류탄을 빼어든다. 그리고 신속하게 안전핀을 뽑는다.

“총알만 피하면 안죽냐? 어리석은.....놈들....”

그는 두런거리며 수류탄을 던진다.

수류탄은 인민군의 머리 위로 날아간다. 그리고 땅에 탁 떨어진다.

라 대원이 던진 것도 땅에 떨어진다.

“쾅!” “쾅!”

다시 또 한발의 수류탄이 날아간다.

“쾅!”

방 대원도 신속하게 수류탄을 던진다. 인민군이 엎드린 땅은 흙먼지를 일군다. 그리고 신음 소리를 가들게 토한다.

방위대원들은 이를 악문다. 그리고 수류탄을 다시 3개를 던진다.

“쾅! 쾅! 쾅!”

인민군들의 몸뚱아리는 찢어지고 쪼개져 날아간다.

“새끼들 또 온나!”

분대장은 눈을 부라리며 중얼거린다.

“또 있나?”

“모두 6명입네다!”

항복한 인민군은 분대장의 질문에 신속히 대답한다.

“정말이네?”

“넷!”

“그만 일어나도 되겠네?”

“지금 6명이 왔으면 더 이상 없씀네다!”

분대장은 땅에서 일어나 앉는다. 그리고 총을 겨눈 채 인민군들의 시체를 바라본다. 인민군의 신음 소리가 그들에게 들리고 있다.

“분대장님 저 새끼들은 지독한 놈들입니다! 씨를 못받을 놈들입니다유!”

“우리가 가서 시체를 확인 하자구!”

“네!”

“방 대원은 제들을 압송해 가시오!”

“네!”

“강 대원과 라 대원은 나를 따르시요!”

“저도 인민군 시체를 확인 하겄시유!”

김 대원은 분대장을 따라 나선다.

 

벌곡 방위대들은 수류탄 터지는 소리에 신경이 곤두서서 산사태 난 곳을 바라본다. 산등성이 넘어 바위틈에서 매복해 있던 방위대들도 수류탄 터지는 소리에 깜짝한다. 그리고 대원 2명이 바위틈에서 나와 산등성이에 엎드려 산사태 난 방향을 정찰한다. 그리고 널부러진 송장을 발견한다. 산사태난 곳에서 동료 방위대원들이 앞에 총을 하고 송장이 있는 곳으로 걸어오는 것을 목격한다.

정찰하던 그들은 방위대원들이 무사한 것을 보고는 마음을 놓는다.

그리고 크게 말한다.

“인민군 잔당들을 완전소탕했어유!”

“알았네!”

“우리도 가보세!”

분대장은 분대원들에게 말한다.

“분대장님! 대장님의 말씀도 없으신데 이곳 진지를 이탈하면 안되는 것 아닌가유?”

“내가 승리감에 취해서 실수를 했네그랴! 문 대원이 알려주어서 더 큰 실수를 않했구먼!”

“우리는 여기 그대루 있고 대장님이 명령하시면 철수하지!”

“네! 우리도 인민군을 두명이나 잡았는 걸유 뭐!”

“그럼! 경계를 철저히 해야지! 공비 잔당이 있으면 우리가 모인 걸 보고 사격하면 꼼짝없이 다 죽지!”

 

산등성이에서 포위망을 구축하고 있던 방위대는 산사태난 곳에서 인민군 포로를 2명 잡아오자 다시 경찰서 지휘부에 보고를 한다.

방위대장은 11분대와 12분대를 거느리고 산사태난 곳으로 내려온다. 그들은 사주 경계를 하면서 천천히 내려온다.

“충성!”

분대장은 현장 확인차 내려온 방위대장에게 경례를 한다.

방위대장은 마주 경례를 한다.

“분대장과 분대원들 수고가 많았소!”

“.........”

“우리 벌곡 민방위대가 공비 잔당들을 소탕하여 아주 큰일을 하였는데 우리 11분대와 12분대가 제일 큰 공을 세웠소! 우리 군민의 골치덩이를 우리 벌곡방위대가 제거하였소! 서장님도 국장님도 치하를 할 것이요!”

방위대장은 분대장과 악수를 하며 말한다. 그리고 분대원 5명과도 악수를 나눈다. 방위대장은 대원들의 등을 쓰다듬어준다.

그들은 인민군의 중상을 당한자가 내는 신음 소리를 무관심하게 듣는다. 그리고 얼굴을 찡그리지도 않고 시체를 휘둘러본다. 인민군의 팔과 다리가 여기 저기에 널려 있다. 그들은 시체의 두 개골을 헤아린다. 인민군의 죽임 당한 것은 잿더미 위에서 목이 잘린 것처럼 피는 재가 다 빨아버렸다.

빨치산 빨갱이가 공산당 빨갱이가 죽었다는 죽임을 당했다는 피바다 흔적도 찾기 어렵게 되어 있다.

“제가 대장님을 안내하겠습니다! 놈들이 숨어 있던 웅덩이로 안내하겠씀니다!”

“고맙소!”

방위대장은 부하들의 호위 속에 적의 아지트를 찾아간다.

그는 분대장의 설명을 들으며 걷는다.

완만한 경사속에 20평방m 정도 크기의 웅덩이 앞에 그들은 서서 웅덩이를 내려다 본다.

“공산당 아이들은 대단히 독한 아이들 입니다!”

“그럼 피도 눈물도 없는 게 공산당이란 걸 우리가 이번에 6.25를 통해 뼈저리게 체험했지 않았는가?”

“그러믄유! 오늘 여기서 죽은 놈들만 보더라도 항복하면 살려준다는데두 바락 바락 달겨드는거여유 글쎄!”

“악바리들이지!”

“대장님의 지시로 이런 놀라운 전과를 올렸씀니다유!”

“나야 입으로 한 것이고 싸우기는 분대장이 했는데 무슨 공치사를 하나? 그런 소리 말게나!”

“그래두.....”

“철수하세!”

“그러지유!”

“철수를 할 때도 사주 경계를 철저히 하고 멍석을 말듯이 해야 하네! 그래야 실수가 없거나 적은 것일세!”

“말씀대로 1개분대씩 교대로 후퇴하고 경계하고 엄호를 하며 철수를 하도록 하겠씀니다유!”

“반드시 철수하는 법대로 해야 하네! 승리감에 도취하여 질서가 무너지면 큰일이 나니까 명심하도록!”

“네!”

방위대장은 사방을 휘둘러본다. 그리고 몸을 돌려 산등성이를 향해 올라간다. 방위대들은 교대로 후방을 경계하며 방위대장을 따라간다.

바위 쪽에 있는 방위대원들에게도 철수명령이 떨어졌다.

“우리도 전리품을 하나 만들어 가자구!”

“무엇으로 전리품을 만들건디?”

“내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구!”

“뭔디 그랴?”

“이따가 보면 알어!”

“분대장님! 우리는 저쪽으로 해서 철수하면 좋겠어유!”

“왜?”

“좋은 생각이 났어유! 그건 이따가 보면 알아유!”

“그럼 빨리 갔다오라구! 우리는 천천히 갈테니까!”

“야!”

방위대원 3명은 산사태 난 곳으로 총을 들고 달려간다.

그들은 인민군의 시체를 찾는다. 두리번거리던 그들은 인민군의 시체를 보자 반가운 얼굴로 뛰어간다. 그리고 그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송장 하나를 선택한다. 그리고 송장의 바지를 벗긴다. 그리고 송장의 팬티도 벗긴다. 그리고 그들은 물끄러미 내려다 본다. 그들의 눈은 신기롭다고 생각하는 게 하나도 담겨있지 않은 눈을 가지고 지켜본다. 그들의 눈은 졸지에 외과의사인지 성전환 수술해 주는 비뇨기과 의사 마냥 그렇게 보이게 하고 있다.

그들은 미리 준비라도 하였다는 얼굴로 장갑을 낀다. 그리고 옆구리에서 예리한 대검을 꺼내 든다. 그리고 쪼그리고 앉는다. 그리고 왼손으로 그리고 오른손으로.......

그들은 헝겊에 싼다.

그리고 엄지손가락보다 굵은 길다란 참나무를 2m 길이가 넘게 자른다. 그리고 헝겊에 싼 것을 참나무 한쪽 끝에 포승줄로 꽁꽁 묶는다.

“이가야! 너 아주 대단한 놈이다!”

“야! 이놈아! 강가 네놈이 더 대단한거여! 네가 시작하고 대검을 숯돌에 갈아갖고! 그런디 누굴 어떻다고 그러냐?”

“너희들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사람을 사람 대접 못해 주는 근본적으루 문제를 안고 있는거지뭐!”

“그래 우리 동네 사람들이 6.25 난리를 겪으며 너무 인간성을 상실했어! 사람이 죽게 생겼다구 아우성을 쳐도 덤덤히 있으니.... 그리구 너무 잔인하다는 걸 느꼈지!”

“그런 소리 말고 빨리가자구! 저기 분대장님이 기다리고 있어!”

그들은 분대장에게로 달려간다.

방위대들은 행군종대로 벌곡을 향해 출발한다.

 

벌곡동네 뒷동산에는 해가 서너발 남겨놓고 있다. 해는 뒷동산으로 넘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때 상거리 쪽에서 사물놀이 소리가 동네를 갑짜기 어지럽힌다.

동네 사람들은 눈이 휘둥글하여 상거리 쪽을 바라본다. 아이들은 상거리를 향해 달려간다. 사물놀이는 벌곡 동네 사람들의 오락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언젯적부터인지는 모르나 무당굿 할 때도 이것을 두드리고, 흥이 나서 술을 사발로 마실때도 이것으로 흥을 돋우고 하는 것을 조상적부터 내리받은 것이다.

방위대원들은 행군 종대로 행군을 한다. 선두에서는 사물을 깨지라고 두드리며 행군한다. 사물놀이 하는 사람들은 방위대원들이다. 그들은 총을 등에 엇비슷하게 짊어졌다.

사물놀이는 방위대를 선도하며 동네로 진입하고 있다. 방위대원들은 기분이 몹시 좋은 표정으로 그리고 흥얼대며 자랑스런 얼굴을 하고 걷는다.

사물놀이 바로 뒤에는 이기탱이라는 키큰 사람이 길다란 참나무를 높이 들고 흔들며 걷는다. 그는 총을 등뒤로 엇비슷하게 짊어지고 걷는다. 작대기 같은 참나무 끝에는 씨커먼하고, 길다란하고 털이 숭설거리는 주머니 같은 것을 노끈으로 조금 길게 매달았다. 그것은 작대기가 움직일 때마다 흔들거리고 있다.

이기탱이는 신명이나서 소리를 꽥꽥 질러댄다.

벌곡동네가 메어지는 소리를 내느라 앞산 뒷산이 찌렁찌렁댄다.

“야~ 이것봐라~ 야~ 야~ 대장부 나가신다~ 야~ 야~”

그리고 작대기를 높이 들고 어깨춤을 그리고 엉덩이 살이 빠지라들고 뛰는 춤을 추어댄다.

그때마다 꽹가리는 녹두방정을 떤다. 그리고 장구와 북은 덩달아 모두걸이 맛장구를 치느라 지랄을 한다. 그리고 징은 생긴대로 노느라 늘보의 소리로 징~ 징~ 거린다.

벌곡 동네 아낙네들은 앞치마 속에다 두손을 감추고 삽짝 밖 골목길에 나와 서서 난리통에 못듣던 꽹과리 소리와 오랜만에 장구소리를 듣고 본다. 그리고 남편들이 싸움에 이기고 돌아왔다는 소식에 얼굴에 웃음을 담고 자기 남편의 얼굴을 찾느라 고개를 기웃거린다. 그러느라 그녀들의 눈은 쉴새없이 이리 닫고 저리 닫느라 희번덕거린다.

동네 앞 넓다란 한길에는 큰독을 두 개 가장자리에 갖다 놓았고 넓다란 상이 3개가 놓여 있다. 상위에는 김치가 여러 대접에 담겨 있고 널따란 항아리 뚜껑에 돼지고기 삶은 게 다리채 담겨 있고 돼지고기 삶은 물도 여러 대접과 양은 그릇에 담겨 있다. 술사발도 여러줄이 포개져 있다. 이쪽 저쪽에 왕소금이 담겨 있다. 큰독에는 술이 아구까지 차 있고 바가지가 둥둥 떠 있다.

동네 아이들은 덩달아 좋아서 조잘거리고 있다.

사물놀이 하는 방위대원들은 술상 앞에 와서 꽹매기가 깨져라, 북은 찢어져라 두드린다. 징도 덩달아 깨지는 소리 나게 두드린다.

장구치는 사람은 오른 팔을 좌우로 보이지 않게 휘둘러 때리느라 정신이 나가고 대신 사신이 들어간 모습이 되었다.

장단이고 뭐고가 없어지고 누가 더 깨지게 두드리고 때리느냐고 죽을 힘을 다해 달려가는 꼴이 되었다.

동네 사람들은 길이 허옇게 한길가에 나와 서서 있다.

그리고 풍물소리에 엉덩이를 들썩거리고 입이 저절로 벌어져 헤보가 되었다. 그리고 팔을 흔들고 손을 흔들고 고개를 끄덕거린다.

얼마동안 사물놀이를 하던 그들은 술상 앞에 나란히 서서 허리를 45도 꾸부려 술상에다 절을 한다. 절을 할 때는 주악에 맞추어 한다.

“따따따따따따따따!”

꽹과리가 가볍게 소리나게 두드린다. 그리고 다시

“따따따따따따따따!”

꽹과리를 가볍게 두드린다.

그리고 다시 신명나게 뛰놀다 멈추고 술상에 달라붙어 술을 마구 퍼마신다. 방위대원들 모두가 우르르 술상에 달겨 들어 돼지고기를 씹는다. 그리고 술을 한사발씩 두사발씩 들이킨다. 아낙네들은 좋은듯 미소를 지으며 담소를 하다가 호들갑도 떤다. 그리고 서로 남편 자랑을 늘어놓는다. 그리고 쑥덕거린다.

“저게 뭐여?”

“뭐가?”

“저기 이기탱이라는이가 손에 들고 있는게 뭐여?”

“작대기에 매달린거 말여?”

“글쎄! 나는 잘 안보이는디!”

“무슨 말들을 하는거여?”

“저기 종오 아버지가 들고 있는게 뭐냐구 물었어!”

“뭐라구들 그러는거셔?”

“가만히 보니께 무슨 박쥐를 잡아서 매단 것 같은디!”

“나는 눈이 시원치 않아서 모르겠어!”

“종오 아버지는 아주 큰일이나 하고 온 사람처럼 혼자 신명 난것 같은디!”

“술을 몇 사발 먹었으니께 신바람이 나겄지!”

“저렇게 뛰다가는 엉덩이살 다 떨어지겄네!”

“키는 바지랑대 같은 이가 법석을 혼자 떠는구먼!”

“자기 혼자 빨치산 잡아온 것 같구먼!”

“그러니까 키큰 사람이 소금을 많이 먹어야 한다구 그러지!”

“저이가 저러는 것은 저 작대기에 매단 것이 저이를 신명나게 하는 것 같구먼!”

“저게 뭘까?”

“저쪽에서는 높은 사람들이 사진 찍고 있네!”

“어디?”

“토치카 앞에 말여!”

“누런 금테 두른 사람이 둘이여 셋이여?”

“앞줄 세 번째 좌석에 금테 두른 사람 옆에 우리 대장님도 앉았는데!”

“권총 찬 사람들이 뒤에 나란히 서서 있네!”

“우리 대장님이 높은 모양이지?”

“높기는 뭐!”

“우리 방위대장님은 높은 분여!”

“계급이 없고 금테도 없는데 뭐가 높아?”

“계급이 높아야 높은 건가뭐!”

“높으니께 의자에 앉아 있고 권총 찬 사람들이 호위병처럼 서서 있지!”

“그러면 저 빨치산들은 높아서 금테 앞에 앉아 있는겅가?”

“딱하구먼! 빨치산들은 묶여서 땅바닥에 주저 앉혀 놓았잖어?”

“그래두 그렇지뭐?”

“저것은 빨치산들을 우리 방위대가 잡았다고 축하하는 술잔치라구! 그리구 사진 찍는 것은 기념하려구 빨치산 소탕 기념 사진을 찍는거여유!”

“흥! 나도 그건 보니께 설명할 건 없다구!”

“보얐으면 우리 대장님이 금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으니께 계급으로 따질수 없는 사회적으루 지도자의 신분이니께 높다고 하는게 그다지 틀린 말이 아녀!”

“고만 배울테니 그치시지! 흥!”

“알았어유! 배순씨! 흥!”

“피 조금 안다구 으시대구...”

순호 엄마가 그녀들 곁으로 다가간다.

“아니 젊은 새색시들이 입씨름하네! 이런 좋은 날 왜들 싸우고 그래? 사이좋게 지내야지!”

“내가 삼십고개 낼테니 색시들 대답해봐! 저기 이기탱씨가 높이 들고 춤추는 끝에 매달린게 무엇인지 대답을 해요! 그러면 내가 좋은 것 하나 일러줄께! 어서 대답을 해봐요!”

“아주머니도 저게 무엇인지 궁금하세요?”

“그럼 나두 사람이라구! 궁금한 것은 똑같이 알고 싶어유!”

“우리 방위대님들이 오늘 승리를 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큰일이 났지유! 우리 방위대님들은 한분도 안다치고 빨치산들을 잡으셨으니 참 다행스런 일이지유! 그러니까 빨치산을 저렇게 포로로 잡은 기념으루 뭣을 저기다가 매달고 좋아하시는 걸꺼유!”

“그게 무엇이냐니까?”

“글쎄유!”

“모르겄네유!”

“이봐! 순호 엄마! 거기서 주책 떨지말구 이리와!”

“가만히 있어! 조금 있다가 갈께!”

“이리와! 저 사람들 좀 봐!”

 

방위대원들은 술을 먹고 춤을 추고 뛰어놀다 입씨름이 붙었다.

“야! 너 혼자 인민군 잡았어? 너만 최고여? 나도 최고다!”

“이것 보게! 술취했구먼! 술취했으면 집에 가서 자라구!”

“내가 빨치산 잡는디 내가 없었으면 너희들이 무슨 재주로 빨치산 잡어 이새끼들아!”

“누구 보구 함부로 욕을 하냐? 엉?”

“저 자식이 술을 쳐먹드니 간덩이가 부었어두 보통 부은게 아녀!”

“저희들은 잡는데 구경도 안한 새끼들이 사진을 찍고 지랄이야!

더러워서 이봐! 아니꼽지도 않냐구! 내말 틀려?”

“그래 맞어! 저 금테 두른 놈들은 빨치산 잡는디 구경도 안한 놈들인데 저희들이 잡은 것처럼 생색을 내고 지랄이여! 아니꼬와서....”

“그래두 저기에 우리 대장님이 계시다구! 그러니까 말을 함부로 하는게 아녀!”

“그러니께 나는 저 권총을 차고 사진을 찍는 것들 보고 하는 소리라구요!”

“자네들 술 취했어! 어서가서 잠이나 자라구!”

“그러니까 출세를 해야 아니꼬운 꼴을 안보는 거여!”

“그래서 이렇게 출세를 했는데 말여! 저 새끼들이 김을 새게 하잖어! 빨치산 잡은 것은 우리 민간인이 잡았는디 생색은 경찰들이 내고 있어!”

“다 그런거여!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런거지뭐!”

“쌍놈새끼들은 원래가 그런거라구!”

“쌍놈은 그런 거여! 쌍놈은 경찰이라! 그런디 왜 남이 잡은 걸 가지고 지가 잡은 것처럼 그러는 거여!”

“그러니까 경찰이지! 그러니까 내 고장은 내가 지키고 내 집은 내가 지키는거여! 누굴 믿어! 경찰이 지켜주나? 아녀! 우리가 지키는 거셔! 그러니까 우리가 총대를 메고 싸우는 거여!”

“야! 누가 듣는다! 입조심해! 붙들려 들어가서 몽둥이 맛 볼려구 그러나?”

“야! 어떤 놈이 나를 몽둥이로 때리냐? 너 이기탱이 말조심해!”

“이새끼는 저 위해서 말하니까 욕을 하고 그래! 형편 없는 놈이구먼!”

“너는 그렇게 형편이 좋아서 이자슥아! 빨치산 거시기를 매달고 춤을 추고 있냐?”

“그게 어때서 임마!”

“키크고 소금만 먹어쌓는 놈이 웃기네!”

“난쟁이 똥자루만 한 놈이 까불면 혼날 줄 알아!”

“너나 많이 혼나라! 너는 경찰에 끌려가서 몽둥이 맛을 봐야 할 놈여 임마!”

“저 새끼 보자 보자 하니까....”

“보자 보자 하니까가 뭐냐? 불알이나 매달고 주접이나 떠는 놈이 뭘 보자 보자여! 이놈아! 누가 불알 춤추냐? 너나 그렇지!”

“이 자식이....”

“춤이나 추어! 이놈아! 인민군 불알 친구야!”

이기탱이는 이하만이의 멱살을 움켜쥐고 잡아 흔든다.

“얼래 이 꺽다리, 내가 인민군 거시기 인줄 아냐? 나를 들고 흔들고.....엑엨”

“이런 새끼는 숨통을 끊어 놔야 돼....”

이기탱이는 멱살을 쥔 손에 힘을 더한다.

“너 이손 못놔! 너도 불알 까고 싶어서 까부냐?”

“이 새끼는 말끝마다.....”

“어이! 불알 친구! 인민군 불알 친구! 경찰 앞재비!”

“이새끼....”

“철썩! 철썩! 철썩!”

이하만이의 눈에서는 불이 번쩍거린다. 그리고 볼따귀는 화끈거린다. 그리고 손가락 자국이 빨갛게 불궈져 버렸다.

“이 인민군 불알이 사람을 쳐..... 이새끼가 내가 잡은 인민군 불알이나 들고 춤추는 놈이 나를 쳤어? 이 새끼 불알 발리고 싶어 환장한새끼 아녀? 경찰 닮은 새끼..... 너 죽여!”

“입만 살은 새끼! 요 주둥이를......”

이하만이의 얼굴은 다시 불이 붙었다. 그리고 그의 코에서는 빨간 피가 쏟아진다. 그제야 구경만하던 방위대원들은 우루루 달려들어 이기탱이의 손을 떼어 놓는다.

이하만이는 두손가락으로 코를 잡고 코를 “횡” 하고 푼다.

땅바닥에는 피덩어리가 패대기를 친다.

그는 이기탱이를 향해 돌진한다.

방위대원들은 그를 잡는다. 그는 두팔이 붙들려 꼼짝을 못한다.

“이것 못놔! 이손 놔! 이거 놓라구!”

그는 몇번 몸을 빼내려고 하다가 가만히 있는다. 이기상이가 종이를 비벼서 이하만이의 코를 막아준다. 이하만이의 코구멍은 두 개가 모두 막혔다. 그는 입을 벌리고 코로 숨을 쉰다. 그는 어깨로 숨을 쉬고있다.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하나 가득 고였다. 그러나 증오를 담은 눈동자는 이기탱이를 조준하고 있다.

방위대원들은 이하만이가 가만이 있자 그의 두팔을 잡았던 손을 놓아준다.

그러자 이하만이는 한쪽으로 걸어가서 땅바닥에 철푸덕 주저 앉는다. 이하만이 곁으로 김철수가 다가앉는다. 그리고 그의 등을 가볍게 쓰다듬어 준다.

“이기탱이 저 자식 경찰들에게 잘보이려고 치사하게 빌붙어 다니는 놈여! 그런 자식이 꼴 사납게 춤을 추고 지랄여! 지가 죽이고 뭣이나 한 놈 마냥! 어이없게! 저런 새끼는 기회를 보아 혼내 줘야 하는디 말여!”

“........”

“네가 저새끼한테 오늘 당했구먼! 내일은 또 누가 당할지 원....”

이하만이는 벌떡 일어나 사총걸이 해 놓은 곳으로 천천히 걸어간다.

그리고 사총을 해놓은 곳에 가서 총 한자루를 짚어든다. 그리고 허리에 두른 탄띠에서 실탄 한크립을 꺼낸다. 그리고 노리쇠를 후퇴시켜 총알을 장진한다. 그리고 오른 손으로 총의 중간을 잡고 이기탱이를 향해 뚜벅 뚜벅 걸어간다.

방위대원들은 왁자지껄하게 떠드느라 어느 누구도 이하만이를 거들떠보는 사람이 없다.

이하만이는 이기탱이의 5보 앞에 섰다. 이기탱이는 술을 먹으며 시시덕거리느라 등을 지고 있어 이하만이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기탱!”

이하만이는 소리쳐 부른다.

그러나 이기탱이는 신나게 떠드는데 팔려서 이하만이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다.

“기탱아!”

이하만이는 다시 소리를 꽥지른다.

방위대원들은 소리 따라 이하만이를 쳐다본다. 그리고 머쓱한다.

이기탱이는 고개를 돌려 자기를 부른 사람을 찾다가 이하만이와 눈이 마주친다. 이기탱이는 찔금한다. 그리고 독이 오른 이하만이의 눈을 보고는 먹은 술이 깰려고 비척거리며 일어난다. 그리고 그는 이하만이의 오른손을 쳐다본다. 그의 다리는 갈 바를 잊고서 멍청해졌다.

“엎드려! 꿇어! 이새끼야!”

이하만이는 총을 옆구리에 끼고서 을러댄다.

이기탱이는 헤하고 입을 벌린다.

“안꿇어!”

이하만이는 다시 총을 상하로 흔들며 윽박지른다.

“야! 비겁하게 총을......”

“땅땅!”

이하만이는 엇비슷이 하늘을 향해 공포를 쏜다.

“안 엎드려? 쏴 죽여! 이새끼!”

총을 이기탱이의 가슴에 들이댄다.

이기탱이는 얼굴이 핼쓱하더니 노래진다.

졸지에 총소리가 나자 방위대가 술을 먹고 마시던 곳은 물을 끼얹은 곳처럼 적막한 게 벌곡동네를 뒤덮어버렸다.

그리고 토치카 앞에서 권총차고 사진 찍던 높은 사람들은 눈이 휘둥글하여 허둥거린다. 조촐하게 승리의 자축 파티를 하던 경찰 고위급 인사들은 벌곡이란 낱말에서 이미 주눅이 들어 있었다.

겨우 겨우 벌곡방위대를 신뢰하여 간신히 벌곡에 들어왔었다.

그들은 대둔산을 생각하며 이미 경찰 쫄병들이 소탕해 버린 대둔산 빨치산이 내려올까 봐 맘을 조리고 있었다.

그들은 대둔산 벌곡이란 단어에 오래 전부터 공포증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두려워하던 사건이 졸지에 터졌다. 그들의 간을 콩알만하게 만드는 총소리는 그들을 자꾸 겁을 먹인다.

그들의 머리는 뻗뻗하게 고추 섰다. 그들은 벌곡에 빨치산이 내려와 포위를 하고 포위망을 압박하면서 공격을 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증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오금이 붙어 있어 앉은뱅이가 되어버려 눈만 도망갈 길을 찾느라 부산하다.

이기탱이는 허리끈이 풀어져 바지가랑이가 흘러내리듯 무릎을 땅에 맥없이 꿇는다.

“야! 이새끼야! 기어가!”

이기탱이는 벌곡동네 앞길 한길을 엉금엉금 기기 시작한다.

한길은 자갈이 울퉁불퉁 깔려 있다.

“배때기로 기어!”

이기탱이는 무릎으로 기어가다 배를 땅에대고 낮은 포복을 한다.

“빨리기어! 이 빨치산 불알 친구야!”

이하만이는 따라가며 놀린다.

“너 이새끼 경찰에게 꼴사납게 아첨하는 새끼! 겨우 끈나풀 노릇하는 새끼가 으시대고 지랄이야! 어서 기어! 이 새끼야! 사내새끼가 고자질이나 해대고 할 짓이 그리도 없냐?”

이기탱이는 상거리쪽으로 엉금엉금 기어간다.

방위대원들은 이하만의 서슬이 시퍼런 모습에 기가 질려서 아무도 말릴 생각을 못하고 있다.

민방위 대장은 총소리가 나자 방위대원끼리 충돌이 있는 것으로 짐작을 한다. 그리고 서둘러 금테 두른 사람들에게 목례를 하고는 토치카를 나와 술상 차려놓은 곳으로 서둘러 걸어간다.

12분대장이 방위대장쪽으로 마주 뛰어온다.

“대장님 큰일 났습니다! 이대원이 주정을 부리고 있습니다!”

“어서 가보세!”

“말려도 듣지를 않씀니다유!”

“내가 가는 동안 별일이 안생겼으면 좋겠구먼!”

방위대장은 입맛을 다시며 빠르게 걷는다.

 

“아니! 술먹고 놀다가 왜 저리 조용하지?”

“글쎄! 술을 먹을 만치 먹고 마셔서 그리구 실컷 떠들어서 더 이상 떠들고 춤출 기력이 없는 모양이지!”

“하기는 그려! 노는 것두 힘이 있어야 노는 거지!”

“갑자기 총소리가 두 번 났는디 그건 무슨 소리람?”

“술먹다가 기분 내느라 한방 쏜게지!”

“아녀, 총소리가 나고 외치는 소리가 났어! 싸우는 소리 같았어!”

“그래?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였다 하면 술마시고 그리고 춤을 추고 노래하다가 나중에는 싸움질하다가 헤어지는게 특징이라데!”

“별 특징이 다 있구먼! 모이면 술먹고, 춤추고 그리고 싸우고 헤어진다 마치 무슨 공식 같네!”

“우리동네 사람들도 그러잖아?”

“가만히 생각해 보니 참 그러네유!”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자구 남자구 간에 술을 먹었다 하면 곱게 먹고 자는게 드물다구!”

“그래우! 술을 한두잔 먹고 마시고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 술을 즐기는게 아니라 가만히 보면 이건 술을 입에 대었다 하면 술독에 아주 빠지려고 작정한 사람들 모습이예유!”

“잘봤어! 술 먹는 사람은 술을 많이 먹고서 죽기로 작정한 사람들 같지 왜?”

“폭탄주니 뭐니 하면서 창자를 금방이라도 녹여버릴 술이 있으면 단숨에 먹어치울 사람들 같지유?”

“그러기 말여유! 우리집 그이도 술을 친구들과 먹었다하면 곤드레 만드레가 되어서 토하고 야단이여유! 그러면서두 다음날부터는 술 안먹는다구 맹세를 하구서는 또 곤드레 만드레 하는거 있지유!”

“저것 보라구 사람이 술을 먹는 게 아니라 술이 사람을 먹어유 글세!”

그들은 이기탱이가 기어가고 있고 총을 겨누고 따라가는 이하만이를 주시한다. 그리고 혀를 끌끌 찬다.

“남자들은 술만 먹으면 주사가 있으면서 왜 술을 저지경이 되도록 먹는지 모를 일이여유?”

“술먹고 일 저지르고 평생을 후회할 짓을 왜들 하는 거래유?”

“저 이들은 원수 만난 것처럼 그러는지 알다가도 모르겄네!”

“술이 원수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술버릇을 고쳐야지! 저러다가는 나중에 자식들이 술병들어 모자라는 병신 후손만 낳겠구먼!”

“저렇게 술을 먹는건 술이 중독 되어서만 그러는게 아니구 술귀신이 술속으로 끌고 들어가서 그러는것 같네유!”

“물귀신이 사람을 물속으로 끌고 들어간다는 소리는 들었어도 술귀신이 사람을 술독에 빠지게 끌고 들어간다는 소리는 생전 처음 듣는 소리구먼!”

“술을 인사불성되게 먹는 것은 제정신이 아니니께 그렇게 먹지유!”

“그럼유! 정신병자처럼 토하고 아무디나 오줌싸고 싸움질하는 것은 자기 정신이 아니니께 그러지유!”

“술을 저렇게 먹고서 그냥 자는게 아녀유? 우리 옆집 사는 남자는유 술만 먹으면 자기 아내를 개패듯하구유! 자식들도 사정없이 때려유! 그리구 살림살이를 마구 때려 부셔유! 그러니께 자기 정신이면 그러겠어유? 미친 사람이지유!”

“양순이 엄마 말이 맞네유! 미친 사람이 어디 그렇게 사람이나 물건을 때리고 부시남유? 안부셔유! 얌전하지유! 횡설수설을 해서 그렇지유? 그러니께 술귀신이 붙어서 그런다는 말에 공감이 가는구먼유!”

“술취한 사람이 행패 부리고는 다음날 술이 깨면 내가 언제 그랬냐? 아무 기억도 안난다고 그러잖아유?”

“그러니까 술귀신에게 홀려서 마구 술을 병들어 죽을 때까지 먹는 거지유!”

“땅땅땅!”

“에구머니나!”

“저기 사람 하나 죽는 게벼!”

“에그머니!”

“엄마야!”

“저를 어째유!”

그녀들은 비명을 내지른다.

“총은 인민군 잡으라고 준 것인데 왜들 저러는지!”

“술이 그라지유!”

“술지랄이 나서 그러는거라구!”

“술을 주둥이로 먹지 똥구멍으로 먹었나?”

“밥을 처먹어야 하는디! 밥 썩은 것 먹어서 저 지랄하는거여!”

“술 만드는 놈들을 그냥..... 술만드는 곳을 없애야 하는디!”

동네 아녀자들은 남편들이 술로써 인생을 망치고 있다고 장탄식을 한다.

방위대 대장은 이하만이에게 다가간다.

방위대원들은 전전긍긍하며 어쩔줄을 몰라한다. 처음에는 장난으로 골려줘도 싸다 하였었으나 이하만이의 독기서린 분풀이가 이기탱에게 너무한다고 동정하며 진저리를 친다.

그러나 행여 다칠세라 어느 누구 하나 선뜻 나서서 말려주고 이하만이의 이성잃은 행동에 제동을 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동네 아낙네들도 조마조마 맘을 조리며 이하만이를 원망스럽게 바라본다.

‘한 마을에 형제처럼 사는 사람이, 날만 새면 얼굴을 보는 사람들이, 빨치산의 등살에도 같이 생사고락을 한 사람들이......

이제 인민군에게 죽을 염려가 없어지니 자기네 끼리 살륙전을 하자는 것인가? 공동의 적이 있으면 단결하고 없으면 분열하고, 누가 때리면 무서워서 꼼짝 못하고 말을 듣고, 좋은 말로 하면 깐보고 듣지 않고......

왜들 그러는지........

다시 왜놈에게 당해야 정신을 차리는 위인들이 조선족인가?....

우리 동네 사람도 조선족이지.......

얼마나 고생을 하려고 그러는지.....

조금 있으면 잘난 체 있는 척 인색하고......

조금 없으면 비관하고 자살하려들고 도적질하고 등쳐 먹는짓 하니......

왜들 철없이 그러는지.....

조금 먹을 게 있으면 지 애비가 돈양이나 있으면 놀고 먹으려 덤비니 딱한 일이여......

조금 아는게 있으면 세상 것 다 아는 놈 마냥 주절거리고......

조금 권세 있으면 사람을 괴롭히는데 쓰고 .....

왜들 철없이 그러는지......

남 못 들어간 대학에 들어갔으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지......

해두해두 모르는게 천지인데 왜들 떠들고 그러는지........

대학에서 선생이면 열심히 연구해서 학생을 가르쳐야 하는데......

왜 그러나...... 간판만 보면 배부르고 얼굴만 보면 배가 절로 불러오는 것으로 착각속에 헤매이는 사람들 같으니.......

얼굴만 보면 지식이 얻어지남......

다니기만 하면 실력이 쌓아지남......

얼굴만 보면 병이 저절로 치료가 되남.....

알다가도 모를 일이여.......’

방위대장 부인은 한쪽에 서서 얼굴을 찌푸리며 걱정을 한다.

“이보게 하만이!”

방위대장은 이하만이 뒤에서 무겁게 부른다.

“이보게 하만이!”

다시 크게 부르는 소리에 이하만이는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쳐다본다. 그리고 냉큼 돌아선다.

“자네 이게 무슨 짓인가?”

이하만이는 눈망울을 떨군다.

“일어나게!”

이기탱이는 땅에 엎드려 기다가 일어난다. 그리고 옷을 툭툭 턴다.

“자네들 이게 무슨 짓인가?”

“총 이리 주게!”

“똑똑한 사람이 이게 뭔가?”

방위대장은 총을 건너 받으며 다시 나무란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기탱이와 이하만이는 방위대장에게 사과를 한다.

“아무리 화가 나도 그렇지! 오늘은 서로 좋아서 기뻐하는 날에 동료가 조금 실수를 했더라도 이해를 해주고 용서를 해야지!

지금 이곳에 우리가 공비를 소탕했다고 치하하러 경찰국장님도 오셨고 경찰서장님도 오셨는데 우리가 그분들에게 이렇게 대접을 해서야 되겠는가?”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우리 동료들과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부인들과 아이들에게 이게 뭔가? 나 방위대장 노릇 그만 둘라네!”

“저희들이 술을 먹어 실수를 하였습니다! 한 번 용서해 주십시오 두 번 다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습니다!”

그들은 코를 쑥 빠치고 고개를 떨구고 섰다.

“집에 들어가 쉬게!”

방위대장은 말을 하고는 돌아서서 토치카를 향해 걸어간다. 그리고 놀라게 해드려 송구하다고 높은 사람들에게 사과를 한다.

그들은 방위대장이 술을 먹고 난동을 부리는 대원을 즉시 제지하고 오는 것을 보고는 다시 놀란다.

‘이 정도의 리더쉽이 있으니까 사고 없이 민방위대를 이끌지.....

민방위대는 군대와 같이 상명하복의 관계도 없다시피 한데도......

대원들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구먼......

그러니까 대둔산 빨치산들이 그렇게 습격을 야습을 했어도 넉끈히 격퇴를 하지......

우리나라의 지휘관들이 벌곡 민방위 대장처럼 덕으로써 인화로써 부하들을 통솔하면 얼마나 좋을까?......

맹장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부하들이 대장을 존경하도록 행동을 하고 부하들이 대장을 신뢰하고 따르도록 부하의 마음을 알아주는 대장이 맹장이요 싸울때 마다 이기게 되는 대장이 되는거지......’

경찰국장은 방위대장을 다시보고 나라의 지도자를 생각한다.

“대장님! 우리는 괜찮소! 우리에게 너무 신경쓰지 마이소!

젊은이들은 혈기가 왕성한 사람들이라 싸우기도 곧잘 하는 것으로 알고 있소! 전승 기분에 술한잔 걸치니 그럴수도 있는게고 별다른 사고가 없으니 없던 일로 치십시다!”

경찰국장은 일어나서 말을 하며 방위대장의 손을 잡고 안심을 시킨다.

“고맙습니다!”

방위대장은 고개를 숙여 고마움을 나타낸다.

“그럼 우리는 이만 가겠소이다! 대장님은 벌곡을 위해 나라를 위해 건투하기를 바라겠소! 나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이소! 앞으로 우리 친해 보십시다!”

“안녕히 가십시오! 고맙습니다!”

경찰국장은 방위대장의 손을 잡고 찝차에 오를 때까지 놓지를 않는다. 그들은 마치 오랜 교제를 했던 사람 같이 보이게 한다.

경찰국장의 뒤를 따르던 서장은 국장이 차에 올라타자 경례를 한다. 그리고 방위대장의 손을 잡고 흔든다.

“잘 부탁합니다!”

“고맙습니다!”

“나중에 나에게 청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십시오! 그러면 최선을 다 해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경찰국장 찝차를 선도하는 무장한 순경을 태운 찝차가 출발한다.

그리고 경찰국장 찝차가 출발한다.

경찰국장은 방위대장에게 손을 들어 보인다

그리고 경찰서장 차가 출발한다.

서장은 방위대장에게 손을 흔들어 보인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목례를 한다. 방위대장도 목례로 답례를 한다.

지서주임과 직원들이 도열하여 서서 경례를 해도 그들에게는 따뜻한 눈길 한 번 안주고 국장과 서장은 가버린다.

‘아니 그래 자기의 부하들에게는 답례를 안하고 방위대장에게만 꾸벅거리나! 방위대장이 무엇인데? 민간인은 대접하고 지서주임인 나 경감은 안중에도 없다 이거지!......’